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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오후 1시 18분 중구 소방서에 창신동 문구거리에 화재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제는 문구거리 안의 좁은 골목 안에 00필방에서 창고를 쓰는 건물 1층에서 일어났다.
화제 신고는 건물이 위치해 있는 골목입구의 토탈 문구 종업원 장광수(22세)씨에 의해서 접수됐다. 가게 주변에서 연기가 난다는 주변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창고 건물에 다가 간 장광수씨는 화제신고 후 문구점 사장과 더불어 소화기를 들고 뛰기 시작했으며, 주변의 상인들과 힘을 합해 소화기로 불을 끄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게 안은 물감, 락카 등 각종 발화 물질에서 나는 유독가스로 가득 차 있었으며, 진화 도중 락카로 추정되는 물건이 폭발하는 소리가 나 발화지에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잠시 후 주변의 상신문구의 김종화 사장이 소화 전의 호수를 들고 30여미터를 급하게 뛰어왔고, 주변의 상인들은 같이 힘을 다하여 호수를 끌어당기며 불을 끄기 시작했다. 다행히 불은 더 이상 번지지 않았으며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바로 불길이 잡히고 오후 2시경 완전히 진압됐다.
화재가 난 필방의 종업원에 의하면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골목 입구의 체육사 종업원이 급하게 달려와 창고에서 연기난다” 라는 말을 듣고 창고에 급히 가 봤는데, 창고는 연기로 뒤덮여 있었으며, 주변 사람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었다고 한다.
화재 원인은 소방서측과 경찰측에서 아직 조사 중에 있으며, 고가의 물건이 빼곡히 여러 겹 쌓여 있어 주인조차 피해 금액을 추정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화제에 신속히 대응한 장광수씨는 신고자 및 초기 진압하던 사람을 찾는 기자의 질문을 피해 슬며시 자리를 뜨던 모습을 보였었는데, 나중에 탐문해 찾아간 장광수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 한 것 뿐 입니다”라는 말을 건네면서 겸손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얼마 전에도 지하철에서 노숙자에 의한 방화 시에도 시민들이 힘을 합해 화재를 진압한 일이 있었다. 이번에도 주변의 상인들이 일치단결하여 아주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특히 문구, 완구 등 발화성이 강한 물건들을 파는 도매상들이 빼곡히 몰려있는 시장의 모습과 비좁은 골목에 물건을 적재하던 상가의 차들로 골목이 꽉 막혀 들어오지도 못하고 서 있던 소방차의 모습을 떠올리면 신속한 초기진압이 없었다면 엄청난 피해가 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발달하면 할수록 사람 사는 냄새가 사라져 간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사람 사는 냄새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장광수씨를 비롯하여 문구거리 상인들과 같은 분들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힘써 주는 소방관들 그외, 음지에서 남모르게 움직이는 분들이 있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