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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날이라 예배를 마치고, 근처 학교로 이제 58일된 딸 은빈(恩彬)과 아내와 함께 봄나들이를 갔습니다.
아기가 채 백일도 지나지 않아 멀리 나들이를 갈 수 없어 아쉽긴 했지만, 아쉬운대로 근처 학교라도 찾아 봄을 만끽하기로 아내와 합의한 후 학교를 찾았습니다. 교정에선 화사한 개나리며, 목련, 소담스런 벚꽃이 제법 자태를 뽐내며 우릴 맞아주었습니다.
꽃은 언제 보아도 물리지 않고, 보는 이에게 기쁨을 하나 가득 선사해줍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이처럼 꽃과 같이 베푸는 삶을 살아보고자 나름대로 다짐해 봅니다.
아내와 아기의 예쁜 사진 한 장을 찍기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기는 자꾸만 졸려서 하품을 해댑니다.
이제 은빈이는 졸려서 어쩔줄 몰라하며, 작품하나 찍어보려는 아빠 맘도 몰라준 채 하품을 본격적으로 하며 엄마를 보챕니다.
연거푸 하품을 하더니 이젠, 사진기를 들이대는 아빠를 향해 혀를 내미는 은빈의 모습이 한없이 귀엽기만 합니다.
선거열풍으로 세상이 어수선 하기만, 모든 근심 걱정 다 잊고 이렇게 밖으로 나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카를 산 지 얼마되지 않아, 찍는 것이 몹시 서툴긴 하지만 멋진 작품을 기대하며 근처 동부간선 도로변으로 유채꽃을 찍으러 갈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