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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6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문제는 17대 총선 결과를 기점으로 완전히 해소됐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6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문제는 17대 총선 결과를 기점으로 완전히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호소한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과반수 의석 획득이라는 형식으로 수용해줬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 의장을 설명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한민국 국민은 노 대통령을 확실히 재신임했다, 누구도 의심할 바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임기가 비로소 시작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에 표를 준 것은 노 대통령을 지켜달라며 준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가진 것은 남은 임기 4년을 확실하게 국회와 함께 일을 잘 해 달라고 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정 의장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노 대통령과 야당이 어떻게 해석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재신임에 대한 노 대통령의 부담을 당이 먼저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청와대와 정치적 부담을 나눠가지는 행보를 보임으로써 책임있는 여당으로서의 면모도 함께 심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정 의장은 노 대통령의 입당 시기와 관련, "직위에 복귀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해, 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끝나는 대로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수석당원으로 입당해 당을 지도해 줄 것이라는 얘기도 했다.

총선거 3일 전 비례대표직을 내던짐으로써, 당분간 원내진입이 어려워진 정동영 의장은 원외에 머무는 동안 국회 및 정당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은 준공 검사를 받은 단계이지 아직 완공된 건물이 아니다"라며 일차적으로 "지난 50년 동안 정당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확실한 민주적 정당의 모습을 완성시켜 내겠다, 그 과정에 헌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간 선거준비로 채 완성되지 못했던 진성당원 모집, 전자정당화 등의 당내 개혁 및 민주화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철회와 경제회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먼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양당 대표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빠른 시간 내에 정당의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대로 산적한 현안을 풀기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며 선(先)양당 후(後)다당 대표회담 입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음은 정동영 열린우리당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이다.

- 한나라당이 사실상 대통령 탄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표회담을 거부했는데 그렇다면 경제대표회담은 응할 생각인가.
"저는 무조건 만나자고 제안한다. 만나지 못할 상대끼리의 만남도 아닌데 미리 의제를 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국민의 바램 속에 온갖 문제가 다 있다. 선거과정에서 국민의 염원이 무엇인지 여야 모두 들었을 것이다. 경제살리기도 좋고 그 연장에서 탄핵문제를 논의하지 못한다고 꼭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상생의 정치 기본은 대화이다. 상생은 날치기, 밀어붙이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하는 것이다. 구정치인과는 다른 새로운 시대 정치가들인만큼 대화를 통한 정치를 하자."

- 탄핵문제와 함께 제일 중요한 대통령 재신임문제가 있다. 이번 총선결과로 사실상 재신임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한민국 국민은 노무현 대통령을 확실히 재신임한 것이다.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열린우리당에 표를 준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가진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남은 4년 임기를 확실하게, 국회와 함께 일을 잘 해달라고 재신임해 준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민주개혁세력의 국회 다수당 의미는?
"민주세력, 개혁세력이 의회정치의 무대에서 1당이 된 것은 해방 후 처음이다. 역사적 성과로 하늘이 주신 선물이다. 국민이 만들어 주셨다. 하늘의 뜻이 국민을 통해 오늘의 역사를 만들어준 것이다. 내내 말씀드렸지만 이번 총선은 선거가 아니라 역사였다. 감격스럽고 두렵다.

늘 소수로 정치를 해온 저희에게 과반수를 주셨다. 국민들께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무한히 겸손해야 하고 무한히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민주개혁세력이 이 시대 주역세력이 됐을 때 이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47명의 소수로 152명의 다수당을 만든 데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
"2002년 12월 22일 대선 끝난 사흘 뒤에 이 대선 승리는 국민의 승리이지 민주당만의 승리는 아니라고 선언하고 신당창당의 대의를 밝혔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1년4개월, 16개월의 대장정이었다. 불확실성 속에 자기를 던진 현역의원 40여명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분들 중에는 이번에 출마하지 못한 분도 계시다. 박양수 전 의원처럼 전국구 의원직을 던지고 오셨는데 이번에 기회를 가지지 못하신 분들도 계신다.

한 정치세력이 자기희생의 결단을 통해서 우리 정치사회에 희망의 녹색불을 켰다. 그 일원으로 자부심을 느낀다. 말석에 섰던 한사람으로 그 결단이 건국 후 최초의 민주개혁세력을 과반수 정당으로 만들어낸 이 역사에 두렵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된다."

- 총선 승패와 상관없이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거취 문제에 관해 언급해 달라.
"정치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정치인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책임윤리라고 생각해왔다. 정치인이 여타 직장인과 다른 이유는 자기가 처한 그 입장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이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무거운 책임이 무엇인가 생각한다. 제가 져야할 책임 있을 때 주저없이 행동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17대 국회 때는 원외 의장인데 앞으로 당 운영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열리우리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부여받은 사명은 첫째, 싸우지 말고 상생의 정치·통합의 정치를 해보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개혁정치를 힘있게 추진하라는 것이다.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위해서 대외적으로는 야당과의 관계 속에서 탄핵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무조건 만나자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대내적인 통합과 상생이 필요하다. 여러가지 지혜를 가지고 잘하겠다.

두번째 개혁정치를 추진하는데 있어 우리가 소수일 때는 힘에 부쳤다. 이제 조건은 갖춰졌다. 개혁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뜨겁다. 개혁정치 중에서도 우선 순위가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의 내용은 정당개혁, 국회개혁이다. 17대 국회개원에 앞서 국회개혁기획단 운영을 추진하겠다. 김근태 원내대표와 앞으로 17대 지도자들과 함께 논의해 풀어가야 할 것이다. 정당개혁, 정당 민주화의 과제가 있다.

열린우리당은 아직 준공 검사를 받고 완공한 상태가 아니다. 총선을 위해 개혁지도부를 뽑고 1당 목표로 달려온 것이다. 분투했고, 하늘이 도왔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의 47석과 한나라당의 147석을 이번 총선에서 '바꿔치기'하겠다는 말은 조크였다. 당원들이 웃었다. 그런데 국민들이 우리에게 152석을 주었다. 인간의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니다. 국민의 뜻, 하늘의 뜻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50년 동안 이 나라가 못해온 정당민주주의를 완성시키겠다. 그 과정에 헌신할 것이다. 상생과 통합의 정치, 개혁과제, 정당개혁, 국회개혁 우리당이 책임지고 해내겠다."

- 당정 관계에 관심이 크다. 노무현 대통령 입당 문제는 어떻게 되나.
"대통령이 직위에 복귀하시는 대로 입당하실 것으로 안다. 그것이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서도 맞다. 수석당원으로서 당을 지도해주실 것이고, 긴밀한 당정 협력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한 임기를 시작할 것이다. 저는 선거시작 전부터 열린우리당이 1당이 될 때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한 임기는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한 말씀만 더 드리겠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얘기했다. 제가 말씀드렸듯이 정치적으로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 한나라당이 어떻게 해석하든 문제를 풀어내는 게 정치이다. 국민들도 제발 싸우지 않는 정치, 상생의 정치를 보고 싶어한다. 한나라당에도 그것을 기대할 것이다. 그 첫걸음이 탄핵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 일 것이다.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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