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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선사인 퍼포먼스.
고인돌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선사인 퍼포먼스. ⓒ 최연종
3000여년 전 청동기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화순고인돌 공원.
지난 해부터 고인돌 공원 현지에서 축제가 열리면서 곳곳에 움집과 원두막, 쉼터가 설치돼 타임머신을 타고 청동기 시대에 와있는 듯한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고인돌 공원 입구와 공원 곳곳에 활짝 핀 유채꽃이 고인돌의 딱딱한 이미지를 산뜻한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 도곡면 효산리 공원 입구에서부터 제1쉼터에 이르기까지 2km에 걸쳐 탐방로가 잘 가꿔져 있는 데다 산 정상에도 산책로가 잘 닦여 있다.

2004 화순고인돌축제 고인돌 축조 재현 모습.
2004 화순고인돌축제 고인돌 축조 재현 모습. ⓒ 최연종
고인돌은 '돌을 괴어 만든 무덤'이란 뜻의 순 우리말이다. 화순 고인돌 공원에서 만난 고인돌은 덮개식 고인돌로 받침돌이 덮개돌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인데 작은 돌을 주위에 깔고 그 위에 큰 돌을 얹었다. 고인돌군 주변에 채석장이 가까이 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로 이는 화순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월곡저수지 주변에 설치된 주무대.
월곡저수지 주변에 설치된 주무대. ⓒ 최연종
고인돌공원에 있는 큰 바위군은 대개 그 모양이 특이하거나 전설이 얽혀 있어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다. 고양이바위, 마당바위, 관청바위, 핑매바위, 각시바위, 감태바위 등 이름만 들어도 생김새를 유추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특히 감태바위 각시바위 관청바위 마당바위 등은 채석장으로 추정돼 고인돌 축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춘양면 대신리에 단장된 선사체험장.
춘양면 대신리에 단장된 선사체험장. ⓒ 최연종
최근까지만 해도 고인돌공원에는 수많은 바위와 소나무밖에 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하지만 화순군의 대표축제가 운주축제에서 고인돌축제로 바뀌면서 고인돌공원에 생기가 넘쳐 흐른다. 축제를 위해 화순군이 곳곳에 쉼터와 움집, 원두막을 설치하고 각종 꽃을 가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일에도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곳곳에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많은 데다 야트막한 산에 즐비한 고인돌과 노랗게 핀 유채꽃이 어우러지며 관광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자녀들의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마당바위 앞에 설치된 1쉼터.
마당바위 앞에 설치된 1쉼터. ⓒ 최연종
탐방로를 따라 고양이처럼 생긴 고양이 바위를 지나면 제1쉼터가 나온다. 주변에 움집과 원두막, 유채밭이 어우러지며 그럴싸한 그림이 그려지는 곳이다. 북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수십명이 앉을 수 있는 '마당바위'가 나오는데 여기서 내려다 본 월곡저수지의 풍경과 도곡 들판이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마당바위에서 산 능선을 타고 400m를 가면 층층으로 켠 석재들이 낭떠러지를 이룬다. 주변에는 많은 암석들이 흩어져 있으며 절터의 흔적도 보인다. 관청바위다. 관청바위에 얽힌 전설도 재밌다. 구전에 의하면 보성 원님이 나주 목사를 방문하기 위해 보검재를 넘어 이곳을 지나다 잠시 쉬고 있는데 마침 마을 주민이 소장(訴狀)을 올리자 원님이 즉시 처리함으로써 보성 원님이 관청의 일을 처리했다고 해서 '관청바위'라 부른다.

고인돌공원을 찾은 초등학교 학생들.
고인돌공원을 찾은 초등학교 학생들. ⓒ 최연종
관청바위 밑으로 월곡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 주변에는 고인돌축제를 위해 경사면을 이용, 4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야외 나무 의자가 설치됐다. 3쉼터를 지나 보검재를 넘어서면 춘양면 대신리다. 보검재는 장차 장군이 나타나 사용할 보검(寶劍)이 숨겨져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

핑매바위. 무게가 280여톤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의 초대형 고인돌이다.
핑매바위. 무게가 280여톤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의 초대형 고인돌이다. ⓒ 최연종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국내 최대의 고인돌을 만난다. 일명 '핑매바위'다. 핑매바위는 길이 7.3m, 폭 5m로 그 무게만도 280여톤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고인돌. 바위 정면에 '여흥민씨세장산(驪興閔氏世葬山)'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마고 할매가 운주사 천불천탑을 쌓는다는 소문을 듣고 치마에 돌을 싸가지고 가다 닭이 울어 돌을 쏟은 바위가 '각시바위'요, 발길로 차버린 돌이 '핑매바위'라는 것이다.

돌을 주워서 던진다는 뜻의 '핑매'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워낙 커서 '장군바위'로도 불리는 이 거대한 고인돌 위에는 여자의 성기를 닮은 구멍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지나가다 왼손으로 돌을 던져 구멍 안에 들어가면 소원을 이룬다는 전설이 전해오면서 관광객들이 던진 작은 돌들이 많이 쌓여 있다.

1쉼터 주변에 활짝핀 유채꽃.
1쉼터 주변에 활짝핀 유채꽃. ⓒ 최연종
각시바위는 핑매바위로부터 200여m 북쪽에 있는 암벽으로 주변에 있는 100평 정도의 넓은 공간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고 전해진다. 자로 잰 듯한 채석된 덮개돌 크기의 바위들이 흩어져 있어 채석장으로 추정된다. 핑매바위에서 길을 따라 내려오면 좁은 공간에 밀집돼 있는 고인돌군을 만나는데 맨 위쪽에 '감태바위'가 있다.

고인돌공원에서 23일 민속공연 '도장 밭노래'가 펼쳐지고 있다.
고인돌공원에서 23일 민속공연 '도장 밭노래'가 펼쳐지고 있다. ⓒ 최연종
마을 사람들은 아랫부분은 사람의 형상이고 위는 갓을 쓰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감태바위(갓, 모자)라고 부르고 있으며 역시 채석 흔적이 남아있어 채석장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지동마을 앞에는 크고 작은 고인돌을 발굴해 놓은 발굴지가 있다. 화순고인돌공원은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보검재(보성재) 계곡 4km에 걸친 계곡의 산기슭을 따라 600여기의 고인돌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2004 고인돌축제가 열리고 있는 고인돌공원 풍경.
2004 고인돌축제가 열리고 있는 고인돌공원 풍경. ⓒ 최연종
화순고인돌군은 1995년 12월 발견돼 1998년 9월 국가사적 제 410호로, 2000년 12월 2일에는 세계문화유산 제997호로 지정됐다. 앞으로 교육 및 연구관을 비롯 선사 생활체험장, 세계 거석문화 전시장, 야외 공연장 건립 등 화순고인돌 선사유적지 공원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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