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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재
-화인코리아 사육농가들이 화의신청에 반대표를 던진 이유는?
"화인코리아 나원주 대표에 대한 믿음이 깨졌기 때문이다. 부도 전부터 그동안 밀린 농가 수수료, 부채를 지급하겠다고 수없이 약속을 했었다. 한 예로 냉동품을 팔아서라도 부채를 지급하겠다고 해놓고서 제3자를 내세워 회사 물품을 가압류하는 등 농가들을 우롱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부도 이전에 병아리와 사료를 팔아 많은 이익을 챙기는 일은 다반사였고 농가에서 출하한 3.5kg오리를 3kg, 또는 3.3kg으로 무게를 달아 200-300g의 이득을 챙기까지 했다. 이렇다 보니 농가들의 불신임이 극에 달해 나 대표의 말을 1%로도 믿을 수 없게 됐다.처음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농가들이 나 대표에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었다. 믿을 수 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경영진이 바꿔진다면 회생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대표가 이를 무시하고 농가들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법원에 화의신청을 내버렸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농가들이 나 대표의 이 같은 행동에 이제는 더 이상 회사에 대한 미련을 없게 만들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 지난달 26일 의결인원 434명 가운데 242명, 55.8%가 화의인가에 동의했는데 이 같은 수치는 화의인가 신청에 찬성한다는 농가가 더 많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수치상으로 보기에는 화의인가 신청에 찬성하는 농가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실제 화의인가 신청에 동의한 농가는 50농가 정도이다.

실질적으로 닭, 오리를 사육해 회사로부터 채권을 받을 수 있는 농가는 310여 농가에 불과하다. 130농가를 나 대표가 채권 농가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서류를 보면 이를 증명할 수 있다. 농가가 아닌 사람을 사육농가처럼 꾸며 채권자로 만들어 놨다. 신발가게 주인에서부터 운전기사, 인쇄소, 쌀가게 등 100만원에서 200만원의 채권자를 만들어 농가로 만든 것이다.

평균적으로 회사에 대한 농가 채권액은 2-3천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100-200만원의 채권은 가짜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부도덕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날 투표에 참석한 농가들은 거의 98%가 반대표에 표를 던졌었다. 실제 농가가 아닌 이들은 위임장으로 찬성표를 던져 수치상으로는 찬성표가 50%를 넘었던 것이다."

-이날 화인코리아 측의 화의조건을 거부한 이유는?
"회사측에서 내놓은 화의 조건은 농가에 지급할 채무액 80억원을 4년 분할 상환한다는 조건이다. 이는 채권액이 2500-3000만원에 달하는 농가에 대해 회사에서 1달에 겨우 20-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얘기다. 이 돈으로는 이자도 갚지 못한다. 이 또한 연말에 한꺼번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건을 농가에서 받아들인다면 또 다시 은행에서 2000만원 정도의 부채를 내 닭, 오리 사육을 해야한다.

때문에 이 조건은 농가들을 빚더미 속으로 더 몰아넣게 된다. 이 조건은 나 대표 혼자 살아나겠다는 말도 안 되는 화의 조건이다. 어느 농가가 겨우 20-30만원을 받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가? 이 같은 화의 조건은 모든 농가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조건에 불과할 뿐 농가들을 살릴 방안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화인코리아가 파산될 경우 농가에게도 큰 피해가 예상되는데.
"화인코리아는 회생가능성이 없다. 지금 부채가 1000억원에 가깝다. 회사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 조류독감이 오기전 호경기 때 700-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4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1,000억원대의 매출은 가능성이 없다.

따라서 제3자가 들어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제3자가 농가 부채를 정리한 뒤 새롭게 시작해야만 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3자가 들어와 농가 부채 70%만 갚아준다면 충분히 회사와 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3자 인수자가 정해졌는가.
"지금은 공식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모 회사와 논의 중에 있다. 3자 인수자가 농가 부채를 당초에는 50% 갚아 주기로 했지만 위원회와 농가에서 70%까지 부채를 갚아 줄 것을 요구해 현재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제3자 인수로 부채가 정리되고 정상적으로 출발한다면 우리 농가들은 최대한 협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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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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