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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편파/왜곡보도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에서 열린 언론개혁 연속 토론회(4차)
20일 오후 '편파/왜곡보도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에서 열린 언론개혁 연속 토론회(4차) ⓒ 오마이뉴스 김태형

"거대 신문사 사주 서너 명이 국민여론에 독과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언론 내부에서는 편집 경영의 독과점이고, 외부에서는 시장의 독과점적 지배이다. 그런 이중적 독과점 아래에서 국민여론이 형성되고 끌려왔다. 이것을 바로잡아 정상화시켜 주는 것이 바로 언론개혁이다."

열린우리당의 언론개혁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재홍 개혁과제준비기획단장이 일부 거대 신문사들의 '사주지배 체제'와 '시장독과점'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단장은 20일 오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 등 언론단체가 주최한 언론개혁 연속 토론회에 참석해 ▲편집권 독립·행사 방식의 민주화 ▲소유지분 제한 ▲신문시장 독과점 ▲공동배달망 구축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언론개혁 과제를 의욕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특히 김 단장은 "창업자의 3세, 4세들이 세습해서 경영하고 있는 몇몇 거대 신문사의 경우 세습과정에서 제대로 증여세와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아 세무조사에 따라 구속되기도 하고 사법처리를 받기도 했다"며 "그것을 두고 언론탄압이다 아니다 논란은 있었지만 세습경영의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일부 신문사 소유·지배구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율적인 시민사회 논의에 바탕한 국민 중심의 언론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김 단장은 "시민단체의 논의·합의 사항이 입법청원서와 같은 형태로 제출된다면 개원된 국회 내에 여야 합동으로 (가칭)'언론발전위원회'를 설치해 구체적인 개혁 입법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추진 일정을 밝혔다.

"언론자유... 언론사만의 자유 아니다"

언론개혁 주체 문제에 대해 김 단장은 "정치권 아닌 시민사회 주도의 언론개혁"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언론계 자율에 맡겨야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단장은 "언론자유는 언론사 경영만의 자유도 아니고 언론인만의 자유도 아니다"라며 "언론개혁에 언론인들과 언론계가 함께 할 수 있지만 언론계만의 자율에 맡겨져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권의 역할에 대해서도 김 단장은 "정치권이 언론개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규정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언론개혁이라는 의제설정을 할 수 있고, 또 필수적으로 논의해야 될 의제는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어 김 단장은 "언론개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성원과 격려뿐 아니라 질책 또한 필요하다"고 당부하며 "앞으로는 개혁적인 시민단체들과의 의사소통을 더 중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왜곡보도는 없어야....'편파보도'에 대해서는 논란

한편 이날 '편파·왜곡보도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이재국 전국언론노조 신문개혁특별위원장은 언론개혁의 당위성과 대표적인 편파·왜곡보도 사례를 소개한 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소유지분 제한과 편집권 독립, 독자위원회 설치 등을 담은 신문법의 제정 ▲언론피해구제법 제정을 통한 피해구제책 강화 ▲언론계 내부의 자율규제 및 매체간 비평강화 등이 무분별한 편파·왜곡보도를 근절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김택환 중앙일보 미디어담당 전문기자는 "편파와 왜곡은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왜곡보도는 어떠한 이유로도 막아야 하지만 편파 문제는 언론의 정파성 문제와 '동전의 양면'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언론의 정파성과 관련해 김 기자는 "공영방송은 신문과 달리 그 자체에 일정 이상의 독립성을 유지해야 될 필요가 있다"며 "여론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서 각 프로그램간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매체간 비평 문제에 있어서도 김 기자는 "'이데올로기적 때리기'에 열중하기보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의 실질적인 돌파구가 무엇인지 놓고 각 매체가 경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당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사회로 2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김재홍 단장, 김택환 기자를 포함해 이용성 한서대 신방과 교수와 이상기 한국기자협회장, 주동황 광운대 신방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 편파·왜곡보도 문제와 언론개혁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민언련 등 7개 언론단체 주최로 진행되고 있는 언론개혁 연속 토론회는 '민영방송 규제방안'(4차)을 주제로 오는 27일(목) 오후2시 같은 장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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