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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포스터 ⓒ 극단 진동
"후두둑." 혜화동 아리랑 소극장 앞으로 빗줄기가 쏟아질 무렵 지하 2층의 극장으로 향했다. 청소년 연극 전문 극단 진동의 <견우와 직녀>를 보기 위해서였다.

<견우와 직녀>는 극 속 극의 형식을 갖는 일명 프리 스타일의 뮤지컬이었다. 옛날 견우와 직녀의 이름을 빌어 규제된 사랑을 허락해 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이었다.

어찌 보면 싱겁기 짝이 없는 뮤지컬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극에 몰입하면서 재미난 전개에 시원한 느낌까지 들었다. 비록 주제는 간단했지만 구성면에서는 액자식 형식을 갖추어 제법 복잡한 느낌을 주었다.

극 속에서는 연극 연습을 하는 아이들의 부모와 지도 교사와의 대립, 지도교사와 교장 선생님과의 대립이 보여진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아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해소되고 연극은 무대에 올려진다.

부모의 캐릭터를 표현한 탈을 쓰고 노는 장면은 마치 마당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해서 극의 분위기를 한껏 높여 주었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현 교육을 꼬집고 학원으로 가야만 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아쉬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연극반 학생들의 부모와 지도교사, 지도교사와 교장 선생님의 갈등이 더욱 첨예하게 드러나는 것도 좋지 않았나 한다.

이 연극은 우리 학생들의 사랑과 삶을 잘 나타내고 있다. 아직 성인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도 나름의 사랑이 있다는 사실과 입시 위주의 학교 생활이 주는 괴로움 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견우와 직녀>
<견우와 직녀> ⓒ 극단 진동
이 뮤지컬에서는 풋풋한 푸성귀 냄새가 난다. 처음 연극을 연습해서 워크숍 공연으로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주제의 평이함과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도 관객들은 너그러이 용서해 준다. 배우들의 표정이 부자연스럽고 노래 또한 어정쩡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연기의 어색함은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풋풋함으로 다가온다.

이 뮤지컬은 청소년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기서 사랑은 청소년들의 욕구를 상징하는 말이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그 사랑을 나름대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잘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쉬움이 많은 뮤지컬 무대였다. 어쩌면 그들에 대한 기대가 커서가 아닐까 한다. 비록 연기도 서투르고 내용도 평범한 뮤지컬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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