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자들을 불안하게 할만큼 쏟아지던 비가 대학생들이 모여 열정과 젊음을 발산할 준비를 끝내자 신기하게도 그쳤다. 힘차게 나부끼는 수십여 개의 깃발들과 대학생들의 열띤 함성은 경희대 노천극장을 가득 메웠다.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 전야제는 이렇게 시작됐다.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 공동운영위원장인 그리스도신학대학 박정섭 총학생회장은 “궂은 날씨에도 우리의 열정과 함성은 꺾지 못한다”며 “전국 대학생 300만 학우가 다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시작에 만족한다"며 5월 한마당의 시작을 알렸다.
다양한 지역에서 올라와 다채로운 생각을 가진 대학생들은 색색의 손수건을 휘날리며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구호를 외쳤으며, 열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전국에서 온 대학생 여러분 모두를 환영한다”며 “오늘 참여한 모든 학우가 하나되어 참여하지 못한 300만 대학생들의 마음까지도 뺏어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확신과 미래를 그려보자”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백종호 의장(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행사 장소를 맡아서 준비해 온 윤이서윤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300만 전국 대학생들이 함께 교육문제와 반전평화 해결에 힘을 모으자”라며 환영인사와 함께 화려한 폭죽 축제가 벌어졌다.
이어 새내기 한마당이 시작됐다. “04판으로 달려, 달려, 달려”라는 구호와 함께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에 처음 참여한 새내기들이 함께 고민하고 즐길 수 있는 뽐내기가 이어졌다.
새내기 팔도 교복 패션쇼. 단순히 어떤 교복을 자랑하는 패션쇼가 아니라 ‘우리 쌀을 지켜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농촌 패션’은 많은 박수를 받았으며, 경기 인천지역의 새내기들은 한반도 퍼즐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우리 하나되어’라는 노래를 열창하기도 했다.
충북지역 새내기들은 ‘취업, 300만이 뭉치면 뚫을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이며 청년실업을 뚫어내는 희망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독특한 의상과 현란한 막춤을 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세종대 새내기 황순규, 이재석씨는 “연습량이 부족하고 학우들의 반응이 냉랭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반응이 좋아서 기분 좋다”며 “대학생이 되어 처음 접하게 되는 5월 한마당이 이런 분위기라서 좋고, 전국대학생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보기 좋고, 이런 자리를 통해 다른 대학생들과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고 대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감회에 대해서도 말했다.
“새내기로서, 대학생으로서, 당연히 참여한 것이다. 무대에 서려니 많이 긴장되기도 했지만, 모두가 하나되어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았다.”
한양대 안산배움터 04학번 이일구 학생의 말처럼, 새내기들은 스스로 참여하며 즐기는 새로운 대학문화를 느끼고 있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새내기 한마당을 지켜 본 건국대 충주배움터 천현진씨는 “새내기 한마당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우리 대학 학우들이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대학생들이 무조건 즐기고 놀고 지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외쳐야 할지 함께 고민해 가는 교류의 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새내기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부산대 박지선 학생은 “새내기 한마당을 보면서 신선했고, 새내기들의 열정이 부럽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대학생들이 함께 고민하는 공통된 화두를 지금보다 좀 더 다양하게 교류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졌으면 한다. 우리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장을 좀더 종종 갖는다면 발전적인 대학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까지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축제는 막바지에 다가왔다.
대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공포가 된 천사’라는 영상물이 상영됐고, 새내기들이 바라는 사회, 선배가 후배에게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 영상이 상영됐다.
가극단 ‘미래’, ‘우리나라’, 남총련 노래패 ‘한반도’의 열정적인 무대가 이어지며 앉아 있던 모든 학우들은 일제히 일어나 율동을 따라하며 즐겁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밤이 깊었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모두들 활짝 웃고 있었다.
이번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 전야제와 새내기한마당을 지켜본 많은 학우들은 “달라졌다, 새롭다, 즐겁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스무살, 대학을 말하다!’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축제는 아니었다.
전국 대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청년실업, 반전평화, 대학 교육 문제 등을 서로 풀어가며 고민하는 교류의 장에는, 새벽까지 젊음의 불이 꺼질 줄 몰랐다.
| | "이제 '오나라'가 아닌 한나라당 비판 노래 불러요" | | |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를 부른 가수 이안 | | | | 최근에는 효순미선이 촛불시위에 대한 잔상을 녹여낸 곡 <미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가수 이안은“미국과 한나라당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안은 ‘스무살 대학을 말하다’ 전국대학생 5월 한마당에서‘물고기 자리’, ‘미인’, ‘아리랑’을 부르며 무대를 뜨겁게 달궜고 참여한 대학생들은 큰 환호와 열광을 보냈다.
- 어떻게 참가하게 됐는지
"뜻이 있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이는 무대라서 꼭 서고 싶었어요. 대학 때 마당패 동아리 활동과 세미나를 통해 한국 사회 안에서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많은 것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답니다.
지금의 이 자리는 내가 많은 것을 실천할 수 없지만 300만 대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기대감 또한 컸습니다."
- 무대에서 5월의 의미를 강조했는데...
"5월은 5·18광주민중항쟁, 5·16군사쿠데타 등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한국사회의 성격, 한국사회 안에서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느끼게 해준 달이라고 봅니다. 무대에서 바라본 대학생들의 패기와 열정에 5월 정신이 다시금 생각났고 여기 모인 대학생들도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미인’이라는 노래를 기획한 계기가 있다면?
"효순이 미선이 사건 후에 촛불시위로 모여든 많은 대학생들과 우리 국민. 더 많은 사람들이 효순이 미선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살인자를 처벌하지 못하고 죽임에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너무 가슴 아팠답니다. 대중가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죠."
- 대학생들에게 하고픈 말
"한뜻으로 뭉친 젊음의 축제에 참가한 300만 대학생 여러분! 모두들 가지고 있는 젊음, 도전, 열정 식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고민으로 그치지 말고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