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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폐지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교육 전문가가 수백 수천만입니다. 물론 필요한 말들이긴 하죠. 하지만 그다지 학생을 위해 하는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학교를 휴학도 해 보며 적응하려 애를 썼지만 결국 그만 두고 말았습니다. 제가 안에 있는 동안, 그리고 밖에서 나와서 본 학교의 모습은 결코 좋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교육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해외의 동향도 다들 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교육은 80년대에서 조금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교육 과정이 조금 변하면 변한 걸까요? 제 생각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교칙을 봐도 선생님들의 인식 수준을 봐도 또 언론의 인식도 그다지 변하지 않았고 바뀔 여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교조라는 교원단체에서 학생의 인권이나 교육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다른 교원단체들은 거기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합니다. 그러면 언론에서는 이를 교원 단체간의 갈등으로 다루면서 본질을 흐립니다.

지난 28일 금요일자 <동아일보> 기사 두개는 이러한 언론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면 사설 맨 아래에 <고교 교장이 단식하는 이유>라는 아주 자극적인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전교조 교사 3명이 석가탄신일 사면을 받은 것에 대한 의사 표시라고 하는데요. 기사에는 "이번 사면은 전교조 교사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일" "전교조 교사들이 교육을 파행으로 몰아넣고 있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뒤를 읽어 보면 이런 말이 또 나옵니다. '교육계에서 '전교조의 힘'은 학교는 물론 교육당국마저도 눈치를 볼 만큼 갈수록 막강해지고 과격성, 투쟁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기사는 좀 더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고 여기서 끝을 맺습니다.

교원 단체가 사분오열된 것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연유가 어떻게 된 건지에 대해서 저의 견해는 다릅니다.

28일 금요일자(대구경북판) 24면의 <전교조 "건강권 회복"-"큰변화 없다" 학생들>이라는 기사를 봅니다. 0교시 폐지에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옵니다. 물론 전교조에서 어느 정도 홍보용으로 얘기하는 부분은 있지만 건강권을 가지게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 이후의 문제는 추가 대책을 내 놓거나 감독하지 않은 교육청의 잘못이죠.

제가 하고싶은 말은 맨 뒤에 있습니다.

그러나 일선교장들은 "학생들의 요구도 존중해야겠지만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의견도 중요하다"며 "대학진학이라는 현실을 무시한 채 원칙만 강요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바로 이겁니다. '대학 진학.' 이 명제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학생과 재수생 등에게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전교조에서 얘기하는 것 중에 평준화와 학생 인권 보호 등의 교육개혁이 있습니다. 실제로 평준화 등은 이미 시행되어가고 있으며 일부는 어느 정도 결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입 경쟁과 이로 인해 생기는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전교조를 제외한 어느 교원 단체도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습니다. 일례로 학생들은 보충수업이나 야자를 가리켜 '부업' '알바' 혹은 '보충수입' '강타'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부업'이나 '알바' '보충수입'등은 보충수업을 통해 생기는 선생님들의 수입을 빗대어하는 말 이고 강타는 '야간자율학습'의 반대인 '강제타율학습'을 줄여 '강타'라고 부릅니다. 이 말의 이면에는 인권 침해로 괴로워하는 학생들을 잘 알아 주지 못하는 선생님들에 대한 야속함이 숨어 있습니다.

작년 수능을 전후해 많은 학생들이 자살했습니다. 이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도 열렸구요.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행사의 주최 단체 중에 교원 단체는 전교조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연례 행사처럼 학생들이 죽어나가지만 언론은 그 때뿐입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평준화 폐지를 외치는 이중성을 보입니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입니다. 교원 단체뿐만 아니라 학교 제도도 이제는 학생들을 위해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교원단체들끼리 힘 겨루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학교가 변화해야 할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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