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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2004년 1월 기준으로 현재 3.7%이며, 그 중 15~29세 사이의 청년실업률은 8.8%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청년층이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인구’로 자리잡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청년실업 문제는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매년 전체 실업률이 점점 낮아져도 청년실업률 자체는 오히려 높아지는 기이한 추세에 있어 청년실업이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동안 경희대에서 개최된 전국대학생 5월한마당은 청년실업 등 주요현안에 대한 대학생들의 고민과 대안을 풀어내는 장이었다.
청년실업, 개인의 문제인가?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대학의 모습도 자연스레 변질되고 있다. 신입생들이 대학을 선택하는 일차적 기준이 취업이 된지는 이미 오래며, 각 대학은 이러한 신입생 유치를 위해 취업경쟁의 공간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대학생들도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각 기업에서 요구하는 토익점수와 자격증 취득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대학은 이전까지의 진리탐구의 장이 아닌, 취업양성소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취업전선에서 성공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력도 엄청나다.
각 대학마다 졸업예정자들의 일상을 보면 하루의 대부분을 도서관에서 보내는 등 취업을 위한 박빙의 노력을 기울인다.
5월 한마당 전야제에서 청년실업에 관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던 새내기 송기호(충북대 04) 학생은 “아는 형들을 보면 취업을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며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은 개인의 능력 탓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전남대 최최영순 총여학생회장은 “친구들 모두가 졸업을 했는데 아직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여성의 청년실업문제는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위의 이야기들은 청년실업이 대학생 개개인의 문제로만 돌릴 것이 아닌, 모두가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는 사실을 안겨준다. 실업자에 대한 개념을 이 시대의 낙오자로 볼 것이 아닌, 그들을 실업자로 내모는 사회 구조적 모순에 대한 문제제기인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화의 허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청년실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5월한마당 둘째날에는 청년실업 없는 좋은 세상 만들기 ‘희망은 우리 손에’라는 주제로 청년실업의 원인과 현황 분석 및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전국학생연대회의 최정민 학생은 청년실업의 원인에 대해 “IMF 이후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신자유주의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른 결과”라고 일축했다. ‘투자촉진’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에게 강요된 ‘노동시장 유연화’는 구조조정이라는 형태로 다가옴에 따라 노동자들의 생존이 전면적으로 위협받게 된 데에 대한 지적이었다.
청년실업운동의 전망과 과제 발제를 맡은 전국대학생 공동행동 김준서씨는 “신규채용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상황”이라며 “열악한 노동환경이나 낮은 처우와 임금 등이 개선되지 않은 채 대학생들에게 비정규직을 강요하는 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다.
정부의 실업대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도 이어졌다. 전국백수연대 주덕한 대표는 “각 기업마다 신규채용이 대거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 정리해고 역시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성취해낼 수 없다”고 피력했다.
청년실업문제가 대학생들을 넘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면서 해결을 위한 대학생들의 요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에 전국대학생 5월한마당 조직위원회 중심의 ‘청년실업 없는 좋은 세상 전국대학생 네트워크(가칭)’ 건설이 제기되는 등 실천의 구체적 방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 1일 릴레이 시위, 서명운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대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대학생의 단결과 연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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