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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의원단과 보좌진은 17대  국회 개원을 맞아 31일 오전 국회 본청앞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감사와 다짐`을 발표했다. 단병호 의원이 등원소감을 말하던중 목이 메어 고개를 숙인채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보좌진은 17대 국회 개원을 맞아 31일 오전 국회 본청앞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감사와 다짐`을 발표했다. 단병호 의원이 등원소감을 말하던중 목이 메어 고개를 숙인채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5월 31일 오전 9시 30분 국회 본청 앞, 민주노동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국회 입성행사를 갖고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국회에 첫 공식출근한 의원들은 눈물을 보이며 원내진출의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단병호 의원은 '(이날 행사가) 국회 앞 첫 집회'인데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들 질문에 "고통받던 현장의 노동자들이 그동안 '우리를 대변할 의원들이 한 두명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하다가 목이 메었다.

단 의원의 말에 다른 의원과 보좌관들의 분위기도 숙연해졌다. 권영길 대표, 노회찬 의원도 안경을 벗고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잠시 숨을 가다듬던 단병호 의원은 "노동자, 농민, 서민을 대변하는 의원, 희망을 주는 의원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국민들에게 드리는 감사와 다짐>이란 글을 통해 "복지제도의 혁신과 이에 맞물리는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분배를 통한 성장'을 제시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또한 최근 원 구성 협의에서 배제된 상황에 대해 "거대 보수정당이 둘러친 기득권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 힘이 작다"며 "민주노동당이 옹골찬 성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가꾸어달라"고 호소했다.

의원단은 행사가 끝나자 의원회관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입주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이번주 수요일(2일)과 금요일(4일) 오전 7시 의원단 회의를 열어 의정활동 통일성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31일 오전 국회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종걸 열린우리당 수석원내부대표와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가 만나 원내 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31일 오전 국회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종걸 열린우리당 수석원내부대표와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가 만나 원내 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비교섭 단체 배제가 상생?" vs "국회 관행 무시하기 힘들어"

민주노동당은 원래 이날 오전 양당 중심 원 구성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같은날 열리는 등원기념행사와 성격이 맞지 않아 일단 취소했다. 대신 심상정 원내 수석부대표가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와 남경필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를 만나 원 구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심상정 부대표는 오전 11시 30분께 국회 본청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이종걸 원내부대표를 만나 "비교섭단체에 국회부의장 1석과 상임위 위원장 2석을 배정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안을 전달하고 "이후 민주노동당·민주당을 포함한 4당 공식회동을 열자"고 제안했다.

심 부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수당 중심으로 원을 구성하고 비교섭단체를 배제하는 것은 상생 정치를 외치는 책임여당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부대표는 "국회에서 해온 방식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기 어려워 관행을 준용하고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두 부대표는 1시간 가까이 원 구성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종걸 부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요구안을 거부하며 "대신 별도의 실무협상을 갖자"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심상정 부대표는 오후에 남경필 부대표와 만날 예정이지만, 여기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심 부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두 당이 힘으로 한다면 사실 이를 극복할 방안이 없다"며 "그러나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뜻을 믿는다"고 말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7층 자신의 방에서 전경을 둘러보고 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7층 자신의 방에서 전경을 둘러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노동당 의원 보좌진은 모두 '보좌관'

한편,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전날(30일) 저녁 7시 의원단 전체 워크숍을 열고 양당과의 실무현상을 위해 심상정 의원과 조승수 의원을 각각 의원단 수석부대표, 부대표로 뽑았다. 의원 워크숍은 새벽 2시 넘게 이어졌는데 이 자리에서는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 국회의정지원단 운영규정 제정 등이 논의됐다.

이날 워크숍에서 의원단은 이라크 파병철회를 위해 다른 당 의원 설득작업과 파병반대국민행동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의원단 대표단 임기를 2년으로 하는 내용의 '국회의원단 운영 규정 및 운영 세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의원 보좌진 명칭을 '보좌관'으로 통일하기로 결정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직급별로 보좌관, 비서관, 비서 등이 나눠져 있는데, 의원단은 "수평적 관계인 민주노동당 보좌진 시스템과 맞지 않는다"며 이를 모두 '보좌관'이라는 공식명칭으로 통일했다.

의원단과 보좌진이 `국민을 위해 세상을 바꾸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원단과 보좌진이 `국민을 위해 세상을 바꾸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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