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공식적인 협의채널에 대한 합의를 거의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정치특보인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원은 3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논의가 남았고 결정이 나려면 대통령의 'OK'가 떨어져야 하지만, (협의채널은) 공개만 안 되고 이미 가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특보에 따르면, 정책 부분은 청와대 정책실장과 당 정책위 의장이 창구를 만들고, 1달에 한번 열리는 총리주재 고위 당정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정책실장, 당 의장·원내대표·정조위원장이 당정협의를 진행한다.
특히 1주일에 한번 열리는 정무협의에는 청와대 비서실장·정책실장, 당 의장·원내대표·당 특보가 참여하는데, 노무현 대통령도 언제든지 필요할 때 참석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문희상 "제왕적 대통령? 때가 어느 땐데…."
문희상 특보는 "당정분리 원칙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당내외의 우려에 대해 "때가 어느 땐데"라며 강한 부정의 뜻을 밝혔다. 문 특보는 "대통령께서도 (자신이 아닌) 정책실 위주의 협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대통령에게는 당직임명권이나 문책권이 없다"며 "여당을 관리하기 위해 대표에게 지침을 내리던 제왕적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 특보 자신도 회의 참석과 당-청간 연락책을 맡지만 창구 역할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희상 특보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과 관련 "대통령의 지명요청을 여당이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내에서도 문제가 될뿐더러 언론도 '여당의 분열 시초' '지도력 누수'라고 보도한다는 것이다.
"당내 소장파가 이에 대해 적절치 않은 '찍어누르기'라고 문제를 제기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문 특보는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면 그 말이 적절치 않다, 오해에까지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희상 특보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당 의장, 원내대표, 당 특보가 한 차례 만나 이같은 내용을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특보는 합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