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법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공동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노동부 관계자가 참여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탐색전' 자리였지만,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 이후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계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공동의 실천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헌정기념관 강당에는 노조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이 눈에 띄었다. 강당 한켠에는 '00레미콘 000 사장은 합의사항 이행하라'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00분회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토론이 끝나자마자 노동자들은 앞다투어 노동부 쪽 토론자에게 질문을 하며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을 추궁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업장의 사례를 들며 "정부 대책이 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단병호 의원은 "빈부격차나 소외계층 확대가 800만 비정규직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이를 방치하면 사회안전망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경제안정 토대에도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은 예정된 시간을 약 30분 초과했지만, 단 의원은 다음 일정을 미루고 토론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노총·민주노동당과 경총의 입장은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민주노총·민주노동당 공동발제를 맡은 주진우 민주노총 비정규사업실장은 정부안에 대해 "파견법을 확대시키는 등 본질적인 문제해결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서는 아예 방안조차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공공부문 정규직화 결정에 대해서도 "원래 노사가 합의했거나 이미 상용직 신분인 노동자만 해당한다"며 '생색내기'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은 "정규직에서도 근속연수나 소속 기업에서 임금 차이가 나는데, 비정규직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할 수는 없다"며 "정규직의 고임금을 해결해 임금격차를 해소하자"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또한 "사실 비정규직은 없어도 된다. 너무 규제하면 비정규직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화익 노동부 비정규직대책과장은 "유럽은 비정규직을 써도 처우는 비슷하다"고 비정규직 차별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하면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다른 업무를 분담시켜서 빠져나갈 것"이라며 민주노총·민주노동당 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