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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열리는 홍대 앞 프리마켓. 마포구청은 6월부터 장소이용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열린 프리마켓 전경.
매주 토요일 열리는 홍대 앞 프리마켓. 마포구청은 6월부터 장소이용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열린 프리마켓 전경. ⓒ 유성호
서울의 대표적 주말 문화거리행사 중 하나인 홍대앞 프리마켓이 존폐위기에 처했다. 최근 관할 마포구청은 주말 프리마켓이 열리는 장소를 본연의 어린이 놀이터로 되돌려 달라는 민원을 접수한 뒤 주최측 사무국에 6월부터 장소사용불가를 통보했다.

프리마켓 사무국과 참여작가들은 시민들에게 존속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프리마켓 사무국과 참여작가들은 시민들에게 존속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이에 대해 프리마켓 사무국과 참여 공예 작가들이 반발해 서명운동 돌입과 함께 홍대지역 문화단체와 연대를 도모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관할 마포구청은 관계자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마포구청은 오는 4일 오후 7시 구청 담당국과장과 실무자, 지역동장, 구의원 및 프리마켓 관계자들 간 회의를 열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당시 상암 경기장과 인접해 있어 서울시가 월드컵 전략지역으로 지정한 이곳은 내외국인에게 볼거리 문화 제공 차원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해 왔다. 당시 소규모 놀이터행사로 시작한 프리마켓은 월트컵 특수와 문화관광부(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 등으로 홍대 지역의 대표적인 주말 문화행사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이 놀이터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는 민원을 넣어 구청 측이 몇차례 장소 이전 요청을 했으며 이번에 공식 사용 불가 통보를 하기에 이르렀다.

프리마켓 지지 서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
프리마켓 지지 서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 ⓒ 유성호
프리마켓 김영등 대표는 "행사 장소가 어린이 공원이라는 점과 다른 문화행사와 달리 판매한다는 점 때문에 민원이 제기된 것 같다"며 "그러나 수많은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서 새로운 대안 문화행사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아 홍대앞 문화의 상징으로 발전한 점을 감안하면 사용불가 조처는 너무 심하다"고 이번 조처에 불만을 나타냈다.

구청 문화체육과 김철휴씨는 "민원발생에 따라 사용불허 통보를 했지만 프리마켓의 요청과 내부에서의 재검토 의견 등을 종합해 관계자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해 사실상 사용불허 결정이 철회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프리마켓과 관련해 다음카페(cafe.daum.net/artmarket)에는 이미 3만여 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등 적지 않은 마니아 층이 형성되어 있다. 또 등록 공예 작가 만도 200여명에 달하고 있고 현재 계속 등록 신청이 이어지는 등 신예 작가들의 등용문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 행위에 대한 인근 상인들의 집단민원 또한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조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마포구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인들의 민원은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집단 민원제기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앞 놀이터를 지켜주세요"
프리마켓 사무국 입장

▲ 프리마켓 김영등 대표
ⓒ사무국 제공
6월부터 홍대앞 놀이터에서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을 개최하지 말라는 연락을 마포구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프리마켓은 놀이터를 떠나라는 것입니다. 프리마켓은 좋은 행사고 계속 열리는게 바람직하지만 지역에서 꾸준히 민원이 올라오고 공원 담당 부서에서 반대하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포구청에서 통보한 대로 한다면 이번주를 끝으로 프리마켓은 더 이상 홍대앞 놀이터에서 열릴 수 없게 됩니다.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2002년 6월 월드컵 시기부터 현재까지 주말마다 열려서 홍대앞의 대표적인 문화행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고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공식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과 문화예술인들로부터 새로운 대안적인 문화행사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고 전국에서 프리마켓과 같은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큰 행사마다 프리마켓을 초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프리마켓이 만들어지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홍대앞 놀이터에서 프리마켓은 존폐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행사 장소가 어린이공원이라는 점,프리마켓이 다른 문화행사와 달리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 프리마켓으로 인해 노점과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점 등입니다.

홍대앞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홍대앞 놀이터는 일반적인 어린이공원과 달리 홍대앞의 대표적인 문화공간(문화공원)이자 시민공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문화행사들이 열렸고 홍대앞의 상징적인 문화교류와 만남의 장으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런 공간에서 프리마켓을 개최하는 것은 안될 뿐 아니라 다른 어떤 행사들도 안된다는 주장입니다.

프리마켓은 첫 출발을 홍대앞의 월드컵 문화프로그램으로 시작했고 서울시와 마포구의 후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프리마켓은 국내에서 처음 여는 행사인 탓에 새로운 특성을 여럿 가지고 있습니다.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프리마켓에서 이뤄지는 판매는 일반적인 이윤 추구를 위한 상품 거래와 달리 문화예술의 소통과 만남을 매개하는 역할입니다.

단순히 상품 판매를 통해서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과 젊은 작가들이 자기 창작품과 창작행위가 펼쳐져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교류입니다. 그런데도 판매 자체만 붙잡고 프리마켓을 일반 노점과 똑같이 취급하려고 합니다.

프리마켓을 열고 닫는 신호는 놀이터 청소입니다. 열기 앞서 철저하게 청소하고 끝내고 깨끗하게 청소하기. 홍대앞에는 주말에 아주 많은 시민들이 찾습니다. 그런 탓에 다음날 아침이 되면 꽤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포스터와 홍보물이 넘칩니다. 이런 홍대앞의 현황에 대한 이해없이 프리마켓이 주말에 놀이터에서 열린다는 이유로 프리마켓이 쓰레기 발생의 주범이 되곤 합니다.

더불어 홍대앞에 노점 활동이 활발한 것에 대해서도 모든 책임을 프리마켓에 두고 있습니다. 프리마켓이 활발해서 노점을 불러왔다는 점과 프리마켓도 판매하는데 노점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까지 모든 책임을 프리마켓에 떠맡기고 있습니다.

실제 지역 현황과 흐름에 대한 이해와 차분한 해결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없이 당장 지역에 문제가 있으니까 하지 말라는게 구청과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몇몇 분들의 주장입니다.

프리마켓은 주말 낮에 홍대앞을 찾는 많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새롭게 불러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대앞 문화의 특성이랄 수 있는 다종다양성이 프리마켓에서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홍대앞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자기 생각과 느낌을 담아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 낮 홍대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은 홍대앞의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고 수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는 매력덩어리입니다.

홍대앞은 커다란 변화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올초부터 지금까지 ‘문화지구’와 관련한 쟁점이 계속 떠올라 있고 서교아파트가 우뚝 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현실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해 홍대앞을 문화와 예술이 넘치는 활력있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문화행사를 꺾어버리려는 행동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불행한 일입니다. 홍대앞은 마포지역에서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새롭고 대안적인 문화활동이 이뤄지는 지역입니다.

프리마켓은 홍대앞놀이터에서 프리마켓이 열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홍대앞놀이터가 지금까지 홍대앞 문화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 어린이공원이 아니라 문화놀이터와 문화공원으로서 건강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데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넓지 않는 홍대앞 그리고 열린공간이 지극히 부족한 홍대앞에서 홍대앞놀이터는 홍대앞의 상징적인 공공공간으로 계속 자리잡아야 합니다.

프리마켓은 지금까지 여러차례 프리마켓이 어려운 조건과 상황에 놓였고 그때마다 참여 작가들과 시민들의 노력을 통해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통해 더욱 건강한 문화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고 성장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프리마켓은 차분하게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홍대앞 문화와 프리마켓 그리고 홍대앞 놀이터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프리마켓과 홍대앞 놀이터를 건강하게 가꿔 갔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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