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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돌조각을 촬영해 회사로 보내는 메일에 첨부했습니다. 그 크기는 4mm 정도 였습니다.
흙과 돌조각을 촬영해 회사로 보내는 메일에 첨부했습니다. 그 크기는 4mm 정도 였습니다. ⓒ 구동관
지난 일요일 저녁, 패스트푸드점에서 저녁식사로 먹던 햄버거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돌조각이었다. 단순한 돌조각이 아니라 그 돌 주변에 흙까지 붙어있는 그런 돌이었다. "와작" 하는 소리에 이미 씹다가 뺕은 것까지 있으니 처음 크기는 그보다 더 컸을 것이다. 햄버거는 3/4을 먹고, 1/4쪽 정도를 남긴 상태였다. 갑자기 식욕이 떨어졌다. 점원에게 이물질이 발견되었음을 알렸다.

잠시후 그 점포의 대표가 나왔다.
"미안합니다. 드시던 햄버거를 새것으로 교환해 드리겠습니다."
사실 매장의 역할, 판매자의 역할은 이것으로 끝이다. 먹던 음식에서 돌이 나오든 쇳조각이든, 벌레가 나오든 그곳에 들어있는 이물질로 신체적 상해를 입지 않은 한 판매한 것과 똑같은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것으로 생산자나 판매자의 배상은 끝나는 셈인 것이다.

햄버거 판매점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것을 거절했다. 그것은 그 판매점만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본사에 항의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경유에 대해 설명을 요청할 생각이었다.

햄버거를 3/4정도 먹었을때 돌조각이 나왔습니다.
햄버거를 3/4정도 먹었을때 돌조각이 나왔습니다. ⓒ 구동관
먹다 남은 햄거버와 이물질을 포장해서 가져왔다. 집으로 돌아와 본사로 메일을 보냈다. 나온 이물질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여 첨부했다. 그리고 이물질이 들어간 경유 설명을 요청했다.

본사에서는 월요일 아침에 메일을 본 것으로 수신확인이 되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다. 저녁에 회사로 전화를 했다. 고객 관리하는 곳으로 전화가 돌려졌다. 그곳에서는 메일을 확인하기는 했는데, 다른 것들의 처리 때문에 이물질 확인 건은 늦어지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음날인 화요일에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화요일. 연락은 오지 않았다. 수요일 오전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 정도면 그 기업의 위생뿐만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는데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여 매장에서 거창한 선전은 하지만, 그 제품을 판매하다가 생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처리하지 않는 것 같다.

메일을 보고도 연락이 없었고, 연락이 없는 이유를 고객이 두 번이나 물어도 확인 후 전화해 준다니…. 이물질이 나온 음식을 먹으며 분노했을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기는커녕, 기본적인 서비스마저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자세는 그 패스트푸드 점만의 행동은 아닌 것 같다. 언론에 보도되는 대부분의 사례를 보면, 소비자가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것을 항의해도 열흘 이상 아무 연락이 없는 경우들도 많다고 한다. 업체 쪽에서는 같은 제품으로의 교환이면 끝나는 일이니, 소비자의 항의에는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비자는 메아리 없는 외침을 계속 하는 것이다.

자. 이쯤 되면 소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저 기분 나빠하는 것으로, 그날 운이 없었던 것으로 지나쳐야 하나. 아니다. 이런 문제일수록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럼 방법을 찾아보자. 우선 그 사업장이 위치해 있는 구청의 위생관련 부서에 그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그 경우 각 구청의 위생 부서에서 그 사업장에 대한 위생 점검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정조치를 받게 된다.

물론 소비자의 신고로 모든 업체가 행정조치를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경중에 따라 처분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 그러나 작은 문제라도 자꾸 문제를 제기하면, 그 업체는 식품 위생에 더 조심하게 될 것이다.

또 한 방법은 소비자보호원에 상담을 하는 것이다. 상담결과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새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정도의 답변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만이 기록되어 소비자보호원에 남는다. 그 기록은 업체에게 주의를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흙 묻은 돌 조각 하나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너무 큰 까탈을 부린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그 회사 햄버거는 내가 자주 먹은 음식은 아니지만 20년 넘게 먹어 온 음식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즐겨 먹은 음식이기도 하다. 둘째가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 한 반 어린이 모두에게 그 회사 햄버거로 접대(?)했던 적도 있다.

까탈을 부려야 마땅하다. 당연히 항의를 해야 한다. 그런 음식이 판매된 경유를 캐묻고, 책임 있는 사람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 그 업체가 법적 처벌 대상이라면, 처벌까지 받게 해야 한다. 그런 것은 귀찮은 일이니 "누군가 해주겠지…"라고 미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입으로, 내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모든 식품을 믿고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아울러, 식품에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경우, 환불과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으로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 소비자는 이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으며, 특히 음식물의 경우 그 정신적 충격은 아주 오래 계속된다.

당연히 정신적인 부분의 보상도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식품의 피해보상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정신적인 피해보상 부분까지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소비자 피해보상규정이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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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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