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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감만 도는 비전푸드..."무슨 말을 하겠나, 가달라"

▲ 비전푸드 사무실에는 신 사장의 영정없이 책상위에 양촛대 2개와 향을 피워 신 사장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마이뉴스 강성관

지난 13일 신영문(35) 사장이 서울 반포대교에서 한강에 투신한 (주)비전푸드는 몰려드는 취재진의 방문을 피해 14일 정오 12시경 사무실 문을 걸어잠궜다. 사무실과 공장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신 사장의 죽음을 접한 회사 직원들은 영정없이 사무실 책상에 양촛대 2개와 향을 피워 신 사장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전 11시경 찾은 비전푸드 사무실에는 한 직원과 자신들을 지인이라고만 밝힌 3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비전푸드는 평상시 20~30여명, 성수기때는 60여명이 근무해 왔으나 이날 오전 사무실에는 이들 외에는 직원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이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멍하니 하늘을 보거나 기자들의 눈을 피해 담배를 피울 뿐이었다.

"다른 식품은 그냥 '불량식품'인데 왜 만두만 '쓰레기'라고..."

한 직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 마음이 너무 좋지않다"면서 "언론에 말하고 싶은 것도 없고, 말을 한들 뭐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신이 화순으로 내려오면 그때가서 (취재)하면 될 것이다, 말을 하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양해해 주기바란다"면서 "우리도 사무실에 있으면 마음만 안좋으니까 사무실 문을 잠그고 나갈 것이다, 부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신 사장을 좀 아는 사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남을 속여 먹고살 사람은 아니다, 참 열심히 살았던 사람"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들은 기자들이 나자가 사무실 문을 잠궜다.

전남 화순군 동면 농공단지에 위치한 비전푸드는 한때 18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던 대표적인 만두 가공업체다. 성수기를 대비해 3억여원 가량의 만두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공장 한 켠에는 만두를 만들기위해 구입해 둔 밀가루, 당면 등이 쌓여있었다.

한편 화순읍에서 손만두 장사를 한지 3년째라는 하영숙씨는 신 사장의 죽음에 대해 "말하면 뭐하겠소, 안스럽고…"라며 "햄버거나 그런 식품들이 잘못됐을 때는 그냥 '불량식품'이라고 하던데 왜 만두만 '쓰레기 만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 강성관 기자

[4신 : 14일 오전 9시 40분]

경찰 등 20여명 시신 수색 중... 물살 거세 인양작업 어려움


경찰은 14일 오전 날이 밝자마자 신영문 사장이 투신한 반포대교 아래에서 수색 작업을 재개했으나 거센 물살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한강순찰대와 한강 수상구조대 등 20여명을 동원, 신 사장의 시신 인양작업에 주력하고 있으나, 오전 10시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 한 관계자는 "물살이 거세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여의도, 망원, 뚝섬 지역 한강순찰대와 수상구조대 20여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살이 거세긴 하지만, 시신이 하류쪽으로 많이 떠내려간 것 같지는 않다"며 "수색 작업을 오후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3신 대체 : 14일 새벽 2시]

"저희 만두 아무 이상 없으니 믿어주세요" 유서 일부 내용 공개


▲ 경찰이 공개한 신 사장의 유서.
ⓒ 오마이뉴스 김태형
"국민 여러분께 사죄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저희 비전만두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조금이나마 저희 비전만두를 이용해주시면 저희 비전은 두 번 죽지는 않습니다. 쓰레기 만두의 멍에가 벗겨져야 만두가 살고 식품경기, 서민경기가 살아납니다.

제발 국민, 소비자 여러분께서 이제 더 이상 분노하지 마시고 잘못한 사람은 벌을 내려졌으니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여러분이 안심하고 만두를 먹어주셔야 만두업계 경기가 살고 그 곳에 종사하신 분들, 가족들, 소비자, 국민이 살 수 있습니다.

저의 죄를 깊게 뉘우치고 갑니다. 그러나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살아야죠.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비전만두 아무 이상이 없으니 저희를 믿고 도와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용산경찰서 심규섭 형사1반장이 14일 새벽 12시 30분께 공개한 만주 제조업체 (주)비전푸드 신영문 사장의 유서 내용 중 일부이다.

신씨는 유서에서 불량만두 사태에 대한 사죄의 말과 함께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만두는 이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씨는 특히 '쓰레기 만두'라는 멍에가 벗겨져야 한다고 간곡하게 호소하면서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국민께 당부했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유서 내용은 신씨가 남긴 3장의 유서 중 1장 전문이다. 신씨는 나머지 2장의 유서에서는 가족과 채권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씨는 투신자살 이틀전인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엄청난 사태를 불러온 데는 정부의 잘못 역시 막대하다"면서 "정부는 불량 무말랭이가 만두소로 유통되는 것을 막지못한 책임이 큰데도 무조건 만두공장만 잡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불량 무말랭이 납품업체인 '00식품'이 지난 2001∼2003년까지 파주시청으로부터 행정조치를 3차례나 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한 뒤 정부당국이 00식품의 무말랭이 유통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고, 자신도 이 사실을 모른 채 그 업체로부터 계속 불량 무말랭이를 공급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 "대기업이 납품업체에 OEM을 주는 조건이 단가인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 "이 때문에 납품업체 중에는 단가를 맞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알면서도 불량재료를 쓴 곳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만두 파동'에 이어 그의 투신 자살을 계기로 당국의 허술한 식품위생 관리 행정과 기업의 행태 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신 : 13일 밤 11시40분]

A4용지 3쪽 분량의 유서... 다른 A4용지에는 13억 부채현황 남겨


서울 용산경찰서는 13일 밤 반포대교에서 발견한 비전푸드 신영문 사장의 유서 요지를 공개했다.

용산경찰서 관계자가 일부 공개한 유서 내용에 따르면 신 사장은 최근 '만두 파동'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어려워진 회사사정 등으로 심한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은 A4용지 3쪽 분량의 유서에서 "최근 언론에 '만두 파동'과 관련된 보도가 나갔는데, 국민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렇게 해서라도 (국민여러분의) 분이 풀렸으면 한다"는 내용을 남겼다.

그는 또 "최근 회사 사정이 어려운데 채권자들에게 시달려 더 어렵다"는 경영상의 압박감을 간접적으로 피력하면서 "국민들이 예전처럼 만두를 많이 먹어주어야 우리 같은 사람이 살 수 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서에서 부인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고, 슬하의 1남1녀의 자식들에게는 "엄마 밑에서 잘 살아라"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유서와 별도로 A4용지 1장에 부채 현황을 남겼다. 이씨의 차입금 현황표에는 7∼8개 은행의 부채 10여억원과 7∼8개 거래업체의 부채 3억원 등 총 13억원의 부채가 기재되어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신원미상의 남자가 투신한 것을 목격한 이모(35·서울시 동대문구)씨는 "아내와 차를 타고 강북도로로 항햐던 중 하늘색 와이셔츠에 검정바지를 입은 남성이 순식간에 난간에서 강으로 뛰어내렸다"고 투신 상황을 말했다.

신원 미상의 남자는 이날 밤 8시49분 반포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 22번째-23번째 교각 사이에서 투신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경비정 두척을 타고 밤 10시30분까지 수색작업을 벌였다.

용산경찰서측은 "반포대교 난간 밑의 물살이 세고 날이 어두워 수색을 중단했다"며 "날이 밝는 대로 수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전푸드는 어떤 회사인가
지난해 매출액 18억원... 3억원어치 만두 창고에 쌓여

▲ 전남 화순군 동명 농공단지에 위치한 비전푸드 물류창고
ⓒ오마이뉴스 강성관

(화순=김재선 기자) 13일 오후 서울 반포대교에서 한강에 투신한 신모(35)씨가 운영하는 ㈜비전푸드는 전남 화순군 동면 농공단지에 위치한 대표적인 만두 전문 제조회사다.

지난 2000년 2월 설립된 이 회사는 전국적으로 17개 총판급 매장을 거느리고 광역시.도에 넓은 유통망을 확보해 지난해에 1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푸드가 폐기용 단무지를 이용해 제조한 만두는 이미 2002년 말께부터 지난 2월말까지 1년이 넘는 동안 제조.판매가 이뤄져 전국적으로 수천여개의 분식점과 중국음식점을 통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 10일 오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불량 만두' 제조업체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공장 가동을 멈추고 쏟아지는 거래처의 항의 전화에 해명을 하며 반품과 자진회수에 나섰으며 신 대표는 연락이 두절됐다.

이 회사 창고에는 추석 이후 성수기를 대비한 3억여원어치의 만두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태이며 신 대표의 투신 사건이 발생한 뒤 이 회사는 전화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그는 회사 실명이 공개된 뒤 TV토론회(MBC 100분토론)에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언론(오마이뉴스)과 가진 인터뷰 등을 통해 "국민이 수년간 쓰레기 만두를 먹게 된 것은 정부가 으뜸식품이 불량 만두소를 제조하는 것을 알면서도 강력단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정부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폐업을 감수하겠으나 `쓰레기'라는 오명만은 벗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도 식약청의 발표 직후 한 지방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식약청 조사전까지는 폐기물 단무지로 만든 무말랭이인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납품받은 무말랭이는 수입 세관 검열에서도 이상이 없어 세관 기준을 믿고 납품받은 죄밖에 없다"고 하소연했었다. / 연합뉴스


[1신 : 6월13일 밤 11시20분]

만두업체 사장 한강서 투신한 듯


▲ 반포대교에서 발견된 신 사장의 구두.
ⓒ 오마이뉴스 김태형
만두제조업체 사장이 한강에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밤 8시50분경 신원미상의 남성이 반포대교에서 투신했다는 신고가 서울 용산경찰서에 접수됐다. 용산경찰서는 반포대교 중간지점에서 휴대폰과 구두, 유서 등을 발견했다.

휴대폰 주인은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했던 신영문(35) 비전푸드 사장. 비전푸드는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쓰레기 만두소'를 납품받아 만두를 만든 업체"라고 공개한 회사 중의 하나다.

신 사장은 13일 오후 서울에 올라가 이날 밤 8시50분경 반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은 즉시 반포대교를 수색해 반포대교 중간 지점에서 신 사장의 휴대폰, 구두, 유서 등을 발견했다. 용산경찰서는 현재 한강에서 수색작업을 진행중이나 날이 어두워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사장은 투신직전인 밤 8시20분경 자신과 인터뷰했던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남겨 자살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신 사장이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기자님 불량만두 오명을 꼭 벗겨주세요, 국민여러분 정말 쓰레기 만두 아닙니다, 제 책임만으로 쓰레기 만두 파동이 끝날 수만 있다면…"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오마이뉴스> 기자로부터 신 사장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전해들은 가족들은 화순경찰서에 신고를 접수했고, 화순경찰서 관계자들은 즉시 휴대폰 발신 추적에 들어가 서울 잠원동에서 멈춰 있는 신 사장의 휴대폰을 포착했다. 화순경찰서는 즉시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에 사실을 통보하고 한강 경계 강화를 요청하는 등 기민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발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신원미상 남자의 투신신고가 접수되고 신 사장의 유서 등이 발견되자 화순경찰서 관계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일손을 잡지 못했다. 화순경찰서 관계자들은 "아직은 투신자의 정확한 신원이 파악되지 못했으므로 신 사장이 아닐 수도 있다"며 신 사장의 안전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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