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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납치 사건으로 우려하던 바가 현실로 나타난 지금, 우리 언론은 어떤 모습일까.

대책없이 파병 선동에 앞장 섰던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납치 사건이 있기 얼마 전까지도 파병을 적극 지지하고 선동했었다.

조선일보 [사설] 파병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준비를, 6월 18일
조선일보 [사설] 서울과 도쿄가 세계 정세를 읽는 법, 6월 17일
조선일보 [사설] 열린우리당의 갈팡질팡 리더십, 6월 11일

심지어 국민의 뜻과는 반대로 파병을 한 일본의 모습을 칭찬하기까지 했다.

“실제 엊그제 여론조사에서도 일본 국민 과반수가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그런 여론과 좌파의 반발을 헤쳐가면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실천하는 데 정권의 사령탑인 고이즈미 총리가 앞장을 서고 있다.”
-<조선일보> 6월 17일 사설 '서울과 도쿄가 세계 정세를 읽는 법' 중

계속되는 납치와 살해 위협, 테러에 노출된 사회.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뜻에도 반하는 파병을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사람의 목숨을 대체 무엇으로 되돌릴 수 있는가.

지난 3월 스페인에서 일어난 테러를 보고, 9·11 테러 때 우리 나라의 미국 시설도 표적이 될 뻔 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나라가 테러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이런 위협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이 파병을 선동한 것이 바로 우리 언론의 모습이었다.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조선일보>

그간 한미동맹을 금과옥조처럼 되뇌며 파병을 조장한 언론은 응당 지금의 사태에 반성하고 책임져야 한다. 물론 사람 목숨을 앞에 두고 무엇을 책임질 수 있겠냐마는 최소한의 반성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시민단체 "정부 책임져라"…오늘 광화문 촛불집회 <조선일보 6월 21일 사회면>
‘나라가 구해야 한다...’ → ‘제발 살려주세요’ <조선일보 6월 21일 인터넷판>

한 시민단체는 21일 “목숨 담보로 한 파병놀음 그만두라”며 촛불시위를 벌였다. 네티즌의 파병철회 여론도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유독 <조선일보>만 인터넷판에서 '정부 책임져라'는 독특한 제목을 뽑았다.

분명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요구한 것은 '파병 철회'였다. '파병 철회'라는 국민의 여론은 전달하지 않은 채 단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다. <조선닷컴>는 ‘나라가 구해야 한다’는 제목을 걸어놓고 있다가 뒤늦게 ‘제발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바꾸었다. 파병을 앞장서 주장할 때는 언제고 그에 따른 파국의 책임을 정부에만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런 언론의 모습은 예상된 결과였다. 국민을 위해 파병을 주장한다던 <조선일보>는 정작 국민의 목숨이 경각에 놓인 이 상황엔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게 묻는다. 정녕 저런 언론을 믿고 파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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