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새교육공동체시민모임과 전교조 천안초ㆍ중등지회 등 1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평준화시민연대)’는 6월 2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천안시청 기자실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가졌다.
평준화시민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선진국들은 이미 고등학교까지를 의무교육과정으로 정해 모든 국민들이 개인의 사정에 관계 없이 동등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음을 지적하고, 입시 경쟁에만 매달리는 불필요하고도 소모적인 입시 경쟁을 중단하기 위한 고교평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천안시는 지난 1985년부터 1995년까지 평준화를 시행했으나, 우수 인력들이 공주 등 인근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인력 유출 현상이 많았고, 일부 고등학교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다시 비평준화를 시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고 3개교, 여고 3개교, 공학 3개교(공사 중인 학교 포함)와 함께, 신설이 확정된 2개교까지 총 12개의 고등학교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평준화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평준화시민연대에 따르면 우리 나라 6개 광역시를 비롯하여 전국의 22개 시에서 평준화를 실시하고 있고, 전남 목포, 여수, 순천이 2005학년도부터 평준화를 도입키로 확정하는 등 고교평준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로서 중2 남학생 자녀를 둔 장모씨는 "고교 평준화가 시급하다. 몇몇 학교는 중학교 성적이 반에서 5등 내에 들지 않으면 진학할 수 없기 때문에, 천안 지역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입시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 시설과 통학 거리의 차이가 너무 심각하다. 어떤 여자 고등학교는 너무 외진 곳에 위치해서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도 발생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기존의 고등학교는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등, 나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지만, 신설된 고등학교는 그렇지 못한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고교평준화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평준화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며, 학력을 저하 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에 대해 전해윤 집행위원장은 "실제로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간의 의미 있는 학력 차이는 없음을 보여 주는 실증적 연구들이 많고, 평준화 지역에서도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이 있고 또한 대학 진학을 위해서 지나칠 정도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준화가 시행 중인 청주시의 S중학교 국어교사인 김모씨에 의하면 "평준화 시행 이후에 학생들의 실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평준화시민연대는 앞으로 실무팀을 구성하여 고교평준화에 대한 조사, 연구, 홍보활동을 벌이며,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및 공청회 등을 실시와 함께, 충남교육감 후보들에게 고교평준화 실천의 공약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