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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앞에 4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고 김선일씨 추모와 이라크 파병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23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앞에 4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서 고 김선일씨 추모와 이라크 파병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파병철회 국민청원 서명운동 참여하기


[8신 : 23일 밤 11시 10분]

"노무현, 당신의 정권은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


"당신의 정권은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밤비나·이화여대 4학년)

한 집회 참가자가 고 김선일씨의 사진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 집회 참가자가 고 김선일씨의 사진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선일씨의 억울한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광화문에서 다시 밝혀진 4천여개의 촛불은 밤 10시가 지나서야 다음날을 기약하며 꺼졌다.

오후 7시 30분부터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촛불집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분노에 찬 숙연함'이었다. 노무현 정부의 '경솔한 대응과 파병 강행'에 대한 비판은 하늘을 찔렀고 김선일씨에 대한 추모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광야에서', '아침이슬' 등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보였고 목이 쉬어라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시민들의 발언과 노래 공연이 끝난 뒤, 사회자는 참가자들에게 일어나 청와대를 향할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모두 함께 외쳤다.

"살려내라! 살려내라! 김선일을 살려내라! 못 보낸다! 못 보낸다! 우리 군인 못 보낸다! 노무현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

국민행동 "내일 11시 30분 기자회견 뒤 외통부 항의 방문"

이후 사회자는 "김선일씨의 장례식이 있기 전까지의 날들을 추모기간으로 하자"며 ▲ 매일 저녁 7시 촛불집회 참여 ▲ 오는 26일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범국민 추모대회 참여하기 ▲ 김씨 추모, 파병반대 현수막 걸기 ▲ 김씨 추모, 파병반대를 위한 검은 리본 달기 ▲ 파병철회 청원 서명운동 동참하기 등을 참가자들에게 제시했고 참가자들은 환호로 긍정을 표시했다.

촛불집회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다함께 부르며 막을 내렸다. 향후 국민행동은 24일 오전 11시 30분 '김선일씨 피랍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촛불은 내일도 밝혀질 예정이다.


[7신 : 23일 밤 10시 20분]

"비극 끝내고 원한 씻어내는 촛불을 들자"


이날 집회에 참석한 오종렬 전국민중연합 상임의장은 저녁 8시45분경 "선일이는 여러분의 아들이자 친구"라며 "비극을 끝내고 원한을 씻어내는 거룩한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오 의장은 "오늘을 시작으로 매일 아침 10시 광화문 열린광장에서는 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의 농성이 벌어진다"며 "매일 저녁 7시에는 촛불집회를 진행하니 많이 참석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26일 토요일 저녁 7시 광화문 열린광장에서 범국민총궐기대회에도 많이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 의장의 추모사가 끝난 뒤 주최측은 '민중의소리'측이 제작한 영상물을 보여주었다.

영상물 상영 이후 발언에 나선 백종호 한총련 의장(외국어대 총학생회장)은 "하늘에서 오늘 집회를 보면서 김선일 선배가 흐뭇하게 웃을 것"이라며 "정부는 김 선배를 버렸어도 국민은 김 선배를 버리지 않았다"고 울부짖었다.

김어진 다함께 활동가는 "임종석은 전투병 파병을 반대한다며 단식까지 하더니 지금은 파병 변호사가 됐다"며 "노무현 경호실장 유시민은 더 이상 파병지, 파병규모 따위를 운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발언 이후, 집회에 참석한 가수 손병휘씨는 "안녕하시냐고 묻지도 못하겠다, 다 같이 이 노래를 부르자"며 김민기의 '친구'를 불렀다. 손씨는 즉석에서 만든 노래 '누구를 위해 총을 드는가'를 부르기도 했다.

밤 10시가 다 되도록 촛불을 든 시민들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경찰은 광화문 교보빌딩부터 종로구청 입구까지 21개 중대를 배치했다.


[6신 : 23일 밤 8시30분]

386·전대협 팔아 금배지 받은 자들, 모두 어디에 있는가
파병에 입닫은 '운동권 국회의원' 강력 성토


"386을 팔아 금배지를 받은 자, 전대협을 팔아 금배지를 받은 자, 운동을 팔아 금배지를 받은 자, 지금 모두 어디 있느냐.

소위 '운동권 국회의원'에게 경고한다. 파병반대 대열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80년대 우리와 함께 어깨를 걸었던 동지라고 보지 않겠다.

당신들이 왼쪽 가슴에 단 금배지는 수 십년 민주화 투쟁의 결과다. 죽어가는 영령을 생각해 보라. 부끄럽지 않은가"


17대 국회에 대거 입성한 '386 세대' 국회의원들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촛불집회 연단에 오른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라크 파병 문제에 입을 닫은 '운동권 국회의원'들을 향해 위와 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김 사무처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향해 "국민의 뜻을 거슬러선 안된다"며 "파병철회는 테러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복종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도 추모사를 통해 "오만방자한 대통령이 사람을 죽였다"며 "이에 우리 국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촘스키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라며 "네티즌들은 노무현 정권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전쟁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된 이날 촛불집회에는 4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상태다. 시민들은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마련된 무대차량을 중심으로 모여 "파병철회""김선일을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야에서> <아침이슬> 등의 노래를 부르며 간간이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눈에 띈다.

이날 집회에는 민중노래패 <우리나라> 등이 참석해 추모공연을 펼쳤다.


'전쟁반대' '평화' 등이 적힌 모자를 쓴 일본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촛불을 들고 파병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전쟁반대' '평화' 등이 적힌 모자를 쓴 일본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촛불을 들고 파병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이들에게는 평화로운 세상을...
자녀들과 함께 촛불집회 참석한 부모들 현장 반전교육

촛불집회 참가자 중에는 가족단위로 참석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엄마와 아빠는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아이들은 과자를 먹으며 장난스레 촛불을 흔드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일부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이라크 전쟁의 위험성을 가르쳐주고 싶어했다.

임신 9개월 된 이미금(32)씨는 "말도 안되는 정신 나간 세상에서 우리 아이가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분노해야 할 것에는 분노하고 행동해야 할 것에는 행동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며 이라크 전쟁은 불의한 전쟁이라며 파병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경희(여·35)씨는 두 살배기 아들 김상유군에게 "김선일씨 사망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아팠고 한 사람의 힘이라도 모으기 위해 촛불집회에 왔단다"며 "니가 자랐을 때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너를 무서운 세상에서 살게 할 수 없어 이렇게 촛불을 든거야"라고 평화의 세상을 만들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나타냈다.

이혜수(42)씨는 아들 이지민(5살)군에게 "80년대를 살았던 아빠는 개인의 영리와 부귀보다 다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단다"며 "이라크 전쟁은 부도덕한 전쟁이며 따라서 파병해선 안 된다"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김은정(34)씨는 아들 이현묵(8)군에게 "미국이 힘이 강해서 어쩔 수 없이 파병 해야할 수도 있지만 네가 컸을 때는 (미국에)할 말 할 수 있는 사회였으면 한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전하기도 했다.

[5신: 23일 오후 7시30분]

김씨 추모와 파병철회를 위한 촛불집회 시민 3000여명 모여


"살려내라, 살려내라, 김선일을 살려내라"

23일 오후 7시 30분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는 시민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주최하는 '고 김선일씨 추모와 파병철회를 위한 촛불집회' 준비가 한창이다. 시민들의 숫자는 속속 불어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국민생명 담보로 한 한-미동맹 폐기하라" "살인정권 노무현정권 규탄한다" 등의 피켓을 든 채 "정부는 파병을 철회하라" "국민을 배반한 노무현 정권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오후 7시 5분께는 경찰과 집회에 참석한 시민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경찰버스로 집회장 주변에 차단벽을 치는 과정에서 방패를 이용해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냈기 때문. 방패에 맞은 일부 시민들은 경찰에 종이컵 등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당시 집회 장소에 있던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등도 경찰에 강력히 항의했다. 경찰은 이후 느슨한 형태의 폴리스라인을 치고 있는 상태다. 집회장 주변 등 광화문 네거리 일대에는 37개 중대 4000여명의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

23일 저녁  7시경 광화문 촛불시위가 시작될 무렵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방패를 휘두르며 공격하고 있다.
23일 저녁 7시경 광화문 촛불시위가 시작될 무렵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방패를 휘두르며 공격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당신은 총독인가 대통령인가"
촛불집회 참석 시민들 노무현 대통령 비난

"당연히 이라크에 파병하면 안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의 이라크전쟁이 정당성을 얻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몽둥이를 들고 어떻게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이라크인들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보라. 허구적인 평화는 이야기하면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총독인가 대통령인가.(정해용·55·경기도 일산)"

23일 광화문 교보문고 앞 광장에서 열린 '고 김선일씨 추모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파병을 강행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할 말이 많았다. 이날 집회에 등장한 "부시의 애완견 노무현을 이라크로"라는 피켓은 파병반대 시민들의 심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신 아무개(여·29·서울 답신동)씨는 "노 대통령은 김씨의 피납 사건이 터진 뒤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의 자식이라면 그렇게 결정 내릴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인천대학교 기행동아리 '별천지' 소속 문정호(18)씨는 "김선일씨의 죽음을 접한 뒤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것은 이라크전쟁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떠한 명분이 있어도 우리의 파병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학교 선후배 10여 명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종제(37·서울 신내동)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다른 것은 몰라도 적절한 발언과 포용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은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버리고 여유와 포용성 가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앞에서 파병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앞에서 파병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4신 : 22일 오후 5시30분]

"노 대통령 담화, 부시 얼굴 떠올랐다"
[현장] 광화문 농성장 앞에서 만난 시민들


"피랍사실 은폐의혹, 청문회 개최해야"
시민·사회단체, '파병철회' 성명 줄이어

"김선일씨 피랍사실 은폐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새벽에 전해진 비보에 전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의 성명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김씨의 '피랍사실을 정부에서 미리 알고도 고의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23일 성명을 내고 "미군 당국이 피랍사실을 한국 정부에 사전 통보했는지 여부와 정부에서 21일 피랍사실을 공식 확인했다면 미국 측에 왜 공식항의하지 않았는지 등 규명을 위해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정부는 한국인 대상 이라크 무장세력의 공격이 있을 때마다 사후로 교민안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교민들의 안전을 점검했다는 흔적을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며 "파병일정 강행 운운하기 앞서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라크 추가파병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교민 안전대책을 강화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역시 이날 오후 낸 성명서에서 "김선일씨 피살 원인을 제공한 한미 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한국군 파병철회 및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에서 피랍됐던 김선일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23일 오후부터 광화문 교보빌딩 앞 열린 광장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오후 4시 30분 현재 50여명의 농성자들이 모여 있고 최용준 국민행동 사무국장의 사회로 즉석 발언이 진행됐다.

농성장 앞에는 김씨의 분향소가 설치돼 헌화를 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고 한켠에서는 국민행동 회원들이 '이라크파병 철회 청원 서명'을 받고 있다.

농성장 앞을 지나는 시민들은 국민행동에서 나눠준 유인물을 보며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농성장 앞을 지나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김씨의 사망 소식과 파병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정부의 '경솔한 대처'를 지적했고 '파병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 담화, 부시 얼굴 떠올랐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래서야 세상 맘놓고 살 수 있겠나. 오늘 아침 노무현 대통령이 '테러행위에 굴복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부시 얼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굴복하면 안될 것이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대처하겠다는 말인가. 오무전기 기술자들이 공격당한 뒤에 앞으로는 이런 일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또 일이 터졌다."(변아무개 67·남·동대문)

이날 만난 시민들은 노 대통령의 이날 오전 담화에서 부시를 연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변씨는 "정부에서 무장세력이 '24시간 내 파병철회'를 요구했는데 왜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파병강행 운운했는가"라며 "경솔한 얘기를 하지 않고 교섭만 했어도 이렇게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를 질책했다.

"설마 했던 일이 벌어져 참담하다"는 장수진(25·여·제기동)씨는 파병철회 청원 서명에 동참한 뒤, '정부의 테러리스트에 대한 강력 대처' 발표에 대해 "복수와 응징은 악순환을 낳는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정당한 근거가 없고 명분 없는 전쟁에 파병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파병 철회뿐 아니라 기존에 파병했던 부대원들도 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아무개(57·여·응암동)씨 역시 "가능하면 자식들을 위험한 곳에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도 잘 설득해 경제적 손해 없이 수습했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파병부대가 비전투병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싫다고 한다면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김씨 사망 사건을 보며 분노가 치밀지만 폭력을 폭력으로 대응하면 안된다"면서 "이라크인의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 정중옥(54·남·광명2동)씨는 "이번 건을 보며 우리나라가 외교적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국민 개인의 슬픔을 소중히 여기는 지도자라면 노 대통령이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 미국 눈치 살피지 말길"

김민신(15·숭의여전 3학년) 학생은 "노 대통령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자기 소신껏 밀고 나갔으면 한다"며 "너무 빨리 '파병강행'을 발표했던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다른 의견도 있었다. 최성진(34·남·갈현동)씨는 "김씨의 사건은 안타깝지만 이 사안과 파병문제를 결부시키는 것은 문제"라며 "향후 테러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잠시 뒤인 오후 7시부터 교보빌딩 앞에서 파병철회 비상국민행동 등의 주최로 3일째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3신 : 23일 오후 2시40분]

"노 대통령 국민담화, 부시 담화 발표 같았다"
국민행동, 전국에서 매일 '촛불집회' 예정...검은리본 달기 등 제안


"김선일을 살려내라"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을 반대한다" "파병결정 노무현 정권 규탄한다"

23일 낮 12시 15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은 '파병'을 강행하는 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곧바로 항의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열리는 '김선일 추모·파병중단을 위한 추모촛불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민행동은 또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매일 저녁 7시 서울의 광화문과 전국 주요도시에서 열리는 추모촛불집회와 오는 6월 26일 열리는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검은 리본 달기 ▲분향소·현수막 설치하기 ▲인터넷 사이트에 서명·글쓰기 운동하기 등의 펼치자고 제안했다.

국민행동은 또 김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가 과연 김씨를 살릴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며 "김씨와 같은 제2, 제3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지금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고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최선희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사무처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국민행동은 "이라크 무장단체의 김씨 납치살해는 명백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규정하면서도 "김씨 사건 관련 정부당국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을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이라는 허울 아래 침략전쟁을 강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국민행동은 김선일씨 납치 시점에 관한 여러 의혹을 한국정부와 미군에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또 한국군 추가파병 최종결정을 둘러싼 일련의 진실들을 밝힐 것을 촉구하면서 "일부 언론의 보복선동을 경계·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농성참가자들이 교보빌딩앞 인도에 앉아서 '파병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농성참가자들이 교보빌딩앞 인도에 앉아서 '파병철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주원 환경연합 사무총장, "노 대통령 국민담화, 부시 담화 발표 같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23일 오전 노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거론, "오늘 아침 노 대통령 담화를 보고는 마치 부시가 담화를 발표하는 것 같아 답답했다"며 "이라크 사람들이 우리를 원치 않는데 그 사람을 도와주러 가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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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파병반대 국민행동 기자회견문

서 총장은 "김씨의 목숨이 소중한 것처럼 이라크 민중의 목숨도 소중하다"면서 "김씨의 죽음으로 인한 참담한 마음과 울분을 달래는 길은 파병철회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미국의 파병 압박과 한국정부의 파병 결정 때문에 김씨가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됐다"며 "김씨 죽음의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파병 반대 시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근수 목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역시 "미국과 노무현 정권이 김씨를 죽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이라크에 파병을 하게 된다면 미국의 불의한 침략전쟁에 동참한 전범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정한 살인자가 누구인지 아시죠?"
네티즌, 정부와 정치인 강하게 비판

23일 새벽 김선일씨의 살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애도와 분노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는 김선일씨를 살려내지 못한 정부와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진정한 살인자가 누구인지 아시죠?"

김선일씨 죽음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아이디 '파병반대' 네티즌은 "탄핵사태 때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촛불을 들고 종로의 한가운데서 동료들과 함께 탄핵무효, 민주수호를 목이 쉬어라 외쳤었다"고 밝힌 뒤 "김선일씨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도 그 태도에 조금도 변함없이 형식적인 애도만을 표현하는 노무현 정권의 작태를 보고 그 당시의 조금씩 후회가 된다"며 현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감을 표시했다.

또한 '사랑이' 네티즌은 "국민을 죽이고 국익을 도모하는 나라가 있단 말인가"고 되물으면서 "아직도 파병방침을 굳히고 있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파병철회방침을 발표하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김선일'이라는 아래와 글은 글을 남겨 진정한 살인자가 누구인지 반문했다.

"어제 저녁엔 살아 계신 김선일씨는 자신이 생을 마감하느냐 하는 시점이었는데, 믿었던 나라, 의지하는 유일한 나라에서 파병철회에 대한 논의조차 없고, 오히려 파병강행을 주장하고 있으니 배신감도 크고 원망도 되고, 참담하기 그지없었겠습니다. 그 목숨이 저항세력에게 달렸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조국에게 달렸었는데…. 정말 그에게는 살인자가 누구인지 아시죠?"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줄 잇는 지지철회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는 지난 탄핵 정국을 회상하며 "열린우리당 지지를 철회한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탄핵추진하자'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면서까지 파병을 추진해야 했었나?"고 되물은 뒤 "오늘부로 열린우리당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종현'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남긴 네티즌도 "지난번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보면서 울분을 감출 수 없었고, 열린우리당을 그 이후로 강력히 지지했다"고 밝힌 뒤 "김선일씨의 목숨이 날아갈 것이 눈에 보이는데도 임시적으로라도 파병을 철회하지 않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정말 분노를 느낀다"며 지지철회를 선언했다.

'70' 아이디를 사용한 네티즌은 "지난 선거에서 후배들 술 먹여가며 열린우리당 투표하라고 한 게 후회스럽다"며 "더 이상 당신들을 믿지도 기대하지도 않겠다"라며 강한 배신감을 표현했다.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파병지지 글 많아

평소 파병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는 다른 정당과는 달리 파병을 지지하는 글이 눈에 띄게 많이 올라왔다.

'대학생' 네티즌도 민주노동당에게 "김선일씨가 피살된 상황에서 국회가 한입 모아 강경히 대처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안정되게 잡아가도 부족한 판국에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책없는 말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아이디 '지지자' 네티즌은 "민노당의 파병철회 주장에 대하여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들은 한 젊은이를, 아니 우리 대한민국 국민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집단일 뿐이다"라면서 '즉각 파병'을 주장하기도 했다. / 박상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23일 오전 10시6분]


농성, 집회, 인권위 압박... 시민사회단체, 파병 저지 투쟁 돌입


시민사회단체, '파병철회' 촉구 성명 이어져

시민단체들 "파병 철회만이 답"

새벽 전해진 비보에 시민단체들의 애도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단체들은 사태 해결의 방법은 '파병 철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환경운동연합은 고 김선일씨 사망소식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운동연합은 "테러는 파병으로 막을 수 없고 무력분쟁의 악순환을 부를 뿐"이라며 파병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노무현 정부와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파병반대를 넘어선 파병철회 요구와 대조적으로 사태를 더욱 위태로운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사태 해결의 진정한 해법은 파병 철회"라고 강조했다.

평화여성회 "김씨 정부가 살릴 수 있었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이하 평화여성회)도 이날 성명을 내어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정부는 추가파병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평화여성회는 "'나는 살고 싶다, 한국군은 이라크에서 떠나 달라'는 김씨의 간절한 절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파병 원칙을 고수했다"며 "추가파병을 연기만 했어도 김씨를 정부가 살려낼 수 있었다"고 비통해 했다.

평화여성회는 "호소하건데 제발 정부는 이성을 찾길 바란다"며 "파병강행이 아닌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파병강행 중단과 철회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라크 무장세력의 민간인 살해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며 "김선일씨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또한 참여연대는 "지금 이라크 상황은 한국인 피랍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파병결정 재검토는 테러에 대한 굴복 아닌 국민 뜻인만큼 정부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민간인이 피살되는 사태에 이르자 제2의 불행을 막기 위한 시민단체들의 움직임도 급박해졌다.

36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23일 오전 11시 여·야 국회의원 50여명과 함께 국회 기자실에서 '국군 부대의 이라크 추가파견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 제출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다.

또 국민행동은 이날 낮 12시에는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 피살과 한국군 파병문제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국민행동 소속 단체들은 기자회견 직후부터 교보문고 앞에서 파병에 반대하는 농성에 들어가며 대표단회의를 통해 이후의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2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파병 반대 촛불집회도 이날 오후 7시부터 예정대로 진행된다.

농민들도 파병 저지 투쟁에 나선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사직공원에서 '쌀개방 반대·식량주권사수·이라크 파병저지를 위한 전국 농민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인권단체들은 김선일씨 살해 소식이 전해지자 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 면담에 나서 인권위가 국회에 파병 철회 권고를 전할 것을 촉구하는 등 파병 저지 활동에 나섰다.

국제민주연대·다름으로 닮은 여성연대·동성애자인권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8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오전 11시 중구 을지로 인권위 청사에서 김창국 인권위원장을 면담, 인권위가 파병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지난해 3월 국가기관으로서 이라크 전쟁에 분명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의견서를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한국군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인권위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인권단체 일각에서는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면담에 앞서 강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외협력 간사는 "무고한 한국인 민간인까지 피살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기관인 인권위가 17대 국회에 파병 철회나 전면 재검토 등 인권적 측면에서 권위 있는 의견을 내야 한다는 의견을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이들 단체는 면담에서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인권위가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나설 것을 촉구할 계획이었으나 김씨가 결국 피살되기에 이르자 인권위에 더욱 강력한 의사 표명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담에는 장주영 민변 사무총장(변호사), 김용수 천주교인권위 위원장(한양대 교수) 등이 참석한다.

중·고등학생들도 "파병은 미친 짓"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청소년들도 나섰다. 전국민주중고등학생연합(www.dsure.org. 이하 학생연합)은 김씨 살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새벽 입장을 내고 이번 사망사건에 대한 애도와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생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국의 더러운 전쟁에 참여하는 파병과, 국민을 보호하기보다는 미국의 말에 복종하려고 하는 수구냉전주의자들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우리 중고등학생연합은 김선일씨의 사망사건에 대해 애도와 슬픔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연합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과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며 "다시 한번 파병은 미친 짓이라는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1신 : 23일 새벽 3시57분]

"최악! 파병강행땐 제2의 김선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 "침통... 파병 철회해야"


전국이 김선일씨 살해 충격에 휩싸였다.

23일 새벽, 많은 시민들은 TV에서 시시각각 전해지는 김선일씨의 살해 속보를 접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네티즌들도 언론사 등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분노와 애통의 격한 감정을 토로했고, 그동안 거리에서 '파병 철회'를 외쳐온 시민사회대표들도 밤잠을 못이뤘다.

시민사회대표들은 특히 혹시나 했던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며 안타깝다 반응을 보였다.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파병을 강행한다면 제2, 제3의 김선일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의 전화인터뷰 요약이다.

박석운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공동 운영위원장

"어제 밤 시간 연장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확실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불안했었는데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결국 파병을 강행하겠다고 한 정부 발표가 김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듯 하다. 애당초 목숨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 파병을 추진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런데도 당연히 살릴 수 있다는 취지로 분위기 조성했던 것이 문제다.

일단 국민행동에서는 오늘 11시에 '파병 중단 결의안'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어떻게 될지 회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무장세력들은 김선일씨를 죽인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에서는 어떻게 했나. 이라크 파병하면 노무현 대통령 임기 못 채울 것이다.

김씨는 17일 전후에 납치됐던 것 같은데 가나무역 사장이 보고했나? 우리 정부가 그 사장에게 무얼 어찌 했나? 이건 말이 안 된다. 그쪽에서 일본 인질을 죽이겠다고 화면에서 보여줬나? 안 보여줬다. 그래서 풀려났다. 이번에는 목적이 분명하다. 돈벌려고 납치한 것이 아니다. 정부는 교민들의 동태를 파악하고나 있었는지 묻고 싶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방금 긴급 속보를 보고 소식을 들었다. 지금까지 시민사회단체는 계속 파병에 반대해 왔다. 이번 전쟁은 누가 보더라도 침략 전쟁인 게 확인이 됐고 침략전쟁에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어야 하는데 여당의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찬성 쪽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전쟁은 언제든지 최악의 상태 예측이 가능하다. 결국 (최악의 상황이) 나타난 걸 보고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시 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국민들도 언제든지 자기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평화운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 전 세계에서 몇 천만명이 반전운동에 참여할 때 한국의 참여자는 많지 않았다. 월드컵 4강도 중요하지만 인류 평화를 위한 염원이 확대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

"명분 없는 이라크 전쟁에 파병한다는 것이 원인이다. 이제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심각할 정도가 아니라 철회해야 한다. (한숨) 김씨가 사망한 것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한다. 정말 애꿎은 사람이 죽었다. 왜 전쟁 때문에 죽어야 하나.

이라크 저항세력의 경우에도 그렇게 애꿎은 사람을 죽인다는 게 안타깝다. 물론 자신의 국민들도 당하기도 했지만 악순환이 될 것 같다."

정용준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사무국장

"정말 안타깝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 이후에 제 2, 3의 김선일씨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전 일찍 국민행동 비상회의를 소집해서 관련 상황을 정리하겠다."

"설마했는데... 이럴 때일수록 촛불을"
김선일씨 죽음 애도하는 네티즌 의견 이어져

23일 새벽 김선일씨의 살해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오마이뉴스> 댓글 등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의 파병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파병반대 '촛불'을 치켜들자고 제안했다.

'.......'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미국에서 CNN뉴스로 속보를 들었다"며 "교포들도 뜬눈으로 김선일씨 구출 소식을 기다렸는데, 가족들의 심정이 어떨지 정말 마음이 아프다"는 글을 올렸다.

'christmas' 네티즌 역시 "꿈자리가 사나워서 일어나 텔레비젼을 켰는데, 켜자마자 김선일씨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너무 분노한다, 아내는 눈물을 흘린다"고 자신의 상황을 전달했다.

'돈까밀로' 네티즌 역시 "확실한 보도일까요? 가슴 졸이던 일이 비극으로 나타나다니"라며 김씨의 죽음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촛불이 희망이다' 네티즌은 "내일 저녁 이라크 파병을 철회시킬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이자"고 제안했고, '댕구' 네티즌 역시 "다시 촛불을 들자, 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을 두고 네티즌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 파병을 강행한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는 의견이 높은 편이지만, 이라크 저항세력의 책임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비통' 아이디 네티즌은 '노무현,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는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만이 김선일씨를 살릴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들이 붙잡혔어도 같은 결정을 내렸겠느냐"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다.

'스따브로긴' 네티즌 역시 "어떤 카드를 미국이 내밀었길래 파병에 이다지도 집착하는 거냐, 파병 안 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도 하겠다고 하냐"며 "지금이라도 당장 파병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 권박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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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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