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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 총파업에 들어간 한미은행 노조원들은 주말을 이용해 상경, 서울 중구 한미은행 본점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25일 저녁 총파업에 들어간 한미은행 노조원들은 주말을 이용해 상경, 서울 중구 한미은행 본점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 25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 한미은행 노조원들이 서울시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한미은행 본점으로 속속 집결하면서 본점 건물에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은행 노조는 지난 25일 저녁 1800여명의 노조원들이 모인데 이어, 26일 저녁까지 모두 2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집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2702명의 직원들 중 해외출장자나 휴가, 병가자를 제외한 직원과 맞먹는 숫자여서, 사실상 한미은행 전 직원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는 의미다.

26일 오후 한미은행 본점 로비에는 '총파업 출정식'을 갖기 위해 대형 무대가 설치됐다. 건물 곳곳에는 "고용안정 쟁취, 금융주권 수호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주말을 이용해 상경한 모든 조합원들은 '투쟁복'으로 지급된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단결을 과시하고 있다.

노조는 또 본점 건물로 통하는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중이다. 조합원들이 밖으로 나갈 때도 외출증 등을 발급할 정도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지점장들이나 간부들을 동원해 조합원 회유에 나서고 파업을 무마시키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미은행 노조는 일단 전 조합원을 본점에 집결시키고, 사측의 결정에 따라 일정을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노조는 지난 24일 최종 협상이 결렬된 뒤 노동조합의 입장을 정리한 '수정안'을 다시 사측에 제시했고 26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노조는 또 은행의 영업이 재개되는 월요일(28일) 새벽을 파업 철회의 '1차 시한'으로 사측에 통보했다. 만약 노조가 제시한 1차 시한까지 사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당장 월요일부터 한미은행은 정상 영업이 불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파업이 29일 오전 12시까지 이어진다면, 한미은행의 전산업무가 마비돼 월말 결산을 앞둔 기업과 개인고객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전산업무가 마비되면 기업의 어음 결제나 개인고객의 세금 납부 등이 불가능해져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전산센터에 긴급 인력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전산업무를 정상화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한미은행 노조는 우선 26일 저녁 8시께 본점 로비에서 출정식을 갖고 점점 투쟁의 강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때에 따라서는 본점 점거농성을 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파업 투쟁을 벌일 수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일정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외부 투쟁 계획에 대해서도 "현재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언론에서는 한미은행 노조와 사측이 26일 오후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도됐지만, 노조 관계자는 "어떤 교섭도 진행하고 있지 않고, 일정도 잡혀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한편 한국노총과 금융노조는 한미은행 지부가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연대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상근자들을 중심으로 40∼50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초 조흥은행 노조도 연대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한미은행 노조가 먼저 파업을 시작했다"며 "조흥지부가 연대 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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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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