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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남파간첩과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의 민주화 기여를 인정한 것과 관련, 상이군경회원들이 6일 여의도 민주노동당을 방문해 민주노동당의 `환영`논평에 항의하며 소화기를 뿌리는 등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상이군경회원과 당직자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남파간첩과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의 민주화 기여를 인정한 것과 관련, 상이군경회원들이 6일 여의도 민주노동당을 방문해 민주노동당의 `환영`논평에 항의하며 소화기를 뿌리는 등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상이군경회원과 당직자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우리는 죽을 때 다 됐어! 빨갱이 다 죽여버릴 거야!"

6일 오후 1시15분께 여의도 민주노동당사에는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원 30여명이 들이닥쳤다. 비전향 장기수를 민주화운동자로 인정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결정에 민주노동당이 '환영' 논평을 낸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회원들은 당사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계란을 던졌고, 당직자들에게 "빨갱이 새끼들"라고 외치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김창현 사무총장이 나서 장을섭 상이군경회 서울시 지도부장 등 대표단 5명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이 이루어지는 동안에도 대표단 외의 군경회 회원들은 소화기 분말을 분사하고 화분과 책상 유리를 깼다.

또한 몇몇 당직자들을 발로 차고 여성 당직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복사기 옆에 쌓인 종이를 흔들며 "신나 가져와라, 다 불질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장을섭 부장은 김창현 사무총장에게 "우리가 빨치산과 간첩 잡아넣은 사람들인데, 빨갱이가 민주화운동이면 우리는 반역자냐"며 "호국영령을 생각해서 이렇게 헤프게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공산당과 민주가 싸우고 있는 마당인데, 대한민국을 전복시킨다는 인민군을 인정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김창현 사무총장은 "(이번에 논란이 된) 비전향장기수들은 고문으로 부당하게 죽었다"며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고 이를 강제로 바꾸는 고문은 옳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여기 오신 분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신 것은 잘 알고 있고, 제대로 대접을 받으셔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김 사무총장은 "당의 공식 입장을 공문으로 상이군경회에 전달하겠다"고 회원들을 달래 면담을 마무리했고, 이후 브리핑을 통해 "폭력사태에도 불구하고 의문사위 결정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면담 도중 김 사무총장은 상이군경회 대표단에게 "환영 논평을 낸 적이 없는데 언론보도가 잘못됐다"고 주장했으나 면담이 끝난 뒤 당시 논평을 확인하고 브리핑에서 자신의 발언을 시정하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후 이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마침 최고위원회 회의가 있어 오늘(6일) 상황에 대해서 논의중이지만, 의견이 많아 고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께 민주노동당 측에 보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며 이를 거부하고, 상이군경회 회장 쪽으로 "몇 명이 오는지 알려주면 대표단을 준비해 대화에 임하겠다"고 했지만 군경회 측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민주노동당은 이후에도 경찰경비는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상이군경회원이 분말소화기를 뿌려 당사안이 뿌옇게 되자 당직자들이 몸을 피하고 있다.
상이군경회원이 분말소화기를 뿌려 당사안이 뿌옇게 되자 당직자들이 몸을 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상이군경회원들이 민주노동당의 `환영`논평에 항의하자, 김창현 사무총장이 "민주노동당은 환영논평을 낸 일이 없으며, 오보에 대응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상이군경회원들이 민주노동당의 `환영`논평에 항의하자, 김창현 사무총장이 "민주노동당은 환영논평을 낸 일이 없으며, 오보에 대응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환영`논평을 낸 바 없다고 밝히자, 상이군경회원들이 당사에서 나가고 있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환영`논평을 낸 바 없다고 밝히자, 상이군경회원들이 당사에서 나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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