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정보위에서도 이라크 침공이 조작·과장된 정보에 기인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는데 우리 국회는 무얼 하고 있는가"
미국이 이라크 대량파괴무기(WMD)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미 상원 정보위의 보고서가 9일 발표된 가운데,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1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대 국회는 현재 국회 국방위에 계류중인 '이라크 추가파병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하라"고 요구했다.
국민행동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대테러전쟁이 아닌 석유와 패권을 노린 침략전쟁임이 미 의회 조사를 통해 확인되었음에도 한국정부와 의회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앵무새처럼 한미동맹만을 반복하면서 국민의 정당한 항의와 우려를 무시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행동은 "현재 국회차원에서 추진중인 국정조사 역시 고 김선일씨 피랍경위에 대해서만 축소조사를 펼치려 하고 있다"며 "국정조사 범위를 파병결정 과정의 모든 조직적 정보조작과 은폐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이러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13일 부산항에서 출항 예정인 이라크 추가파병 물자 수송 선박에 대한 직접적인 저지도 불사하겠다"며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여야 각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미 의회 스스로 미국이 이라크 침공으로 내세웠던 근거가 '세계적인 정보실패'에 기반한 했던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왜 우리만 여전히 파병을 강행하려 하는가"라고 지적하며 "파병 철회를 위해 다시 한 번 자주·평화의 촛불바다를 이뤄 울림·떨림·감동의 메시지를 담아내자"고 제안했다.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된 현 정부의 태도를 보면 과연 이 땅을 개혁하는 것인지,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노무현 정부가 끝끝내 파병을 강행한다면 민주노총은 정권에 맞선 저항투쟁을 조직하겠다"고 말했다.
국민행동은 지난 9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방한과 미 상원 정보위 보고서 결과가 파병반대 운동에 새로운 탄력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7월 중순을 집중 투쟁기간으로 설정해 국회에 대한 압박과 파병반대 여론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