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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유승민 한나라당의원이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을 찾아가 유승민 의원의 질의서를 보여주며 항의하고 있다.
13일 오후 유승민 한나라당의원이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을 찾아가 유승민 의원의 질의서를 보여주며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최종신 : 13일 저녁 7시 30분]

한나라 유승민 "노 대통령, '악정의 굿판' 거둬라"
이헌재 부총리 "경제위기론 정략적 의도 있다"


13일 오후 유승민 한나라당의원이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13일 오후 유승민 한나라당의원이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13일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질의자로 나선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은 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악정의 굿판을 거두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본회의장 내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목소리로 소란이 일었다.

유 의원은 또 지난 5월 이뤄진 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의 면담, 뒤이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재벌 회장들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비난하다 이해찬 총리과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총리가 한나라당의 '150억원 차떼기' 얘기를 꺼내자 유 의원은 "한나라당만 받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이헌재 부총리와도 '경제위기 음모론'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야당과 일부 언론이 제기하는 경제위기론에 일부 정략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해 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유승민 "대통령이 재벌 겁주는거냐"... '차떼기' 비난에는 '발끈'

유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을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향해 격렬한 비난을 퍼부으며 시작했다. 유 의원은 "노무현 정권이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친 사례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천도와 한미관계만 봐도 결론은 분명하다"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수도이전은 '가장 악랄한 형태의 지역주의이자 포퓰리즘이며 분열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또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세계최강 미국을 이용할 줄 아는 용미의 자세가 국가지도자의 올바른 자세"라고 지적한 뒤 "노 대통령이야말로 '악정의 굿판'을 거두어들이고, 제발 애국심을 가지고 이 난국을 타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시작된 유 의원의 질문은 곧 바로 이해찬 총리, 이헌재 부총리와의 날카로운 설전으로 이어졌다.

유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지난 5월 15개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에 소집해 46조의 투자 약속을 받고 6월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전략 보고회'를 열었는데 이는 대통령이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겁을 잔뜩 집어먹은 재벌총수들을 불러놓고 투자하라고 겁주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유 의원은 강철규 공정위장과 4대 재벌총수와의 회동에 대해서도 "꼭 무슨 군대에서 소원수리 하듯이, 시장판에서 흥정하듯이 각 재벌그룹의 민원을 한가지씩 들어줬다"며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같은) 그런 기관들이 감히 기업인들을 만날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이해찬 국무총리가 의원들의 경제분야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이해찬 국무총리가 의원들의 경제분야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대통령이 여러 기업집단의 회장들을 불러서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투자환경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이해시켜주는 것과 많은 사내 유보금을 투자하도록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당연한 투자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겁을 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러한 일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나 있었지만 지금은 역사의 유물로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강 위원장의 4대 재벌총수 회동을 비판한 유 의원에게 "실정을 듣자는 노력을 그렇게 받아들이면 모든 공무원들이 기업인을 만나지 말라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또 "미국의 기업 풍토는 우리 풍토와 많이 다르고, 우리는 불과 10년전만 해도 정경유착이 얼마나 심했느냐"며 "작년 한나라당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액수만 해도 그렇다"고 말해 유 의원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유 의원은 '차떼기' 얘기가 나오자 "한나라당이 받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열린우리당은 안 받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 유 의원 발언 항의

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승민 의원이 노 대통령을 향해 "악정의 굿판을 거둬라"고 비난하자 본회의장은 일순간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우리당 의원들은 유 의원이 질의서를 읽어내려가며 참여정부를 비판하자 "들어와, 들어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유 의원을 향해 직접 "여보세요, 악정이라니..."라고 언성을 높였고, 다른 의원은 유 의원이 배포한 질의서를 책상 위에 내던지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황당한 듯 자리를 떠났다. 김한길, 정청래 의원 등 5∼6명은 유 의원의 발언 도중 자리를 떴다. 하지만 우리당 의원들은 유 의원의 질의를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았다.

한편 이종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정부질문 도중 유 의원의 발언과 관련,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 김영균 기자


이헌재 "경제위기론 일부 정략적 의도 가지고 있다"

이 총리에 이어 답변에 나선 이헌재 부총리도 유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부총리는 "노 대통령이 경제위기 음모론을 말하고 있는데, 이 부총리도 야당이 정략적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일부 그런 면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탄핵 정국 전후해서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은 정치적 내지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발언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분명한 견해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또 경제위기론에 대해 "위기는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을 때"라고 전제한 뒤 "지난 97년처럼 정상적 금융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위기지만 지금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국가의 경제 시스템을 작동 못할 정도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는 전조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로 유 의원에 앞서 대정부질의를 펼친 박상돈 열린우리당 의원은 질의 내내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고 한나라당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박상돈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 성과를 놓고 일반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못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다, 비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이어 박 의원은 강동석 건교부 장관에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질문하며 "대통령이 '원가공개는 장사 원리에 맞지않는다'며 핵심을 찔렀다"며 "쌀 한말을 사거나 컴퓨터를 사면서도 원가공개를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우리당은 아파트 가격 안정을 위해 원가공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공약했고, 이를 '원가공개' 약속으로 받아들인 서민층이 분노해 지지도 하락의 한 원인이 되고있다"는 열린우리당의 입장을 강변하기도 했다.

또한 박 의원은 이해찬 총리에게 신행정수도 건설 사안을 질의하며 총리가 아닌 한나라당을 집중추궁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의 불안감 저변에는 한나라당과 기득권층의 기회주의적 태도가 한몫 단단해 했다"며 "대선 당시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다가 입법시에는 적극 찬성하고 다시 사과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박근혜 대표 사과의 성격을 무엇이라고 보냐"고 묻자 이해찬 총리는 "사과의 성격을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정부는) 일관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입장을 몇번 바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박 의원 주장에 동감을 나타냈다. 이 총리는 "국회 입법을 원인무효하는 일은 헌정 사상 없었다"며 "사과로 법을 무효화시키면 어떻게 입법하겠냐"고 강조했다.


[4신 : 13일 오후 6시]

"참여정부는 '네로(NARO) 정권' 아니냐"


13일 오후 속개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를 '네로 정권'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최 의원은 참여정부의 대통령 소속 위원회가 20여 개가 넘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위원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개혁한답시고 로드맵만 잔뜩 내놓고 있다"며 "최근 한 달 사이만 해도 무려 18개의 로드맵이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또 "참여정부 출범 후 말만 많고 실천은 없어서 나토(No Action Talk Only)정권이라 했지만 이제는 이 정권을 실천은 없고 로드맵만 있는(No Action Roadmap Only) 정권, 즉 '네로(NARO) 정권'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비꼰 뒤 "총리는 위원회 정비를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최 의원은 분양원가 공개와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 최 의원은 "수자원장기종합책자에 따르면 2011년 충청지역 용수가 부족하다는데 신행정수도 건설을 하는데 문제가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강동석 건교부장관은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행정수도 건설로 추가로 필요한 용수 예상량이 1일 약 20만톤"이라며 "대청댐의 미사용량 1일 16만톤, 용담댐은 1일 30만톤의 여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최철국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중소기업종합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최 의원은 중소기업종합대책 중 채용장려금과 경영지원 쿠폰 발행 방안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헌재 부총리는 "채용장려금은 고용보험법시행령 개정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 작업이 끝나면 우선 고용보호기금 여유 자금을 활용하려고 한다"며 "다른 부분은 입법 사항이기 때문에 거기 맞춰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신 : 13일 오후 5시30분]

"정책 일관성 없어 소비·투자 침체" ... "행정수도 이전 일관성있게 추진할 것"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종호
오후 3시에 속개된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상열 민주당 의원은 각각 경기침체의 원인과 정부 환율정책 정당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이해찬 총리와 이헌재 부총리는 질의에 대해 차분하고 노련하게 전체적인 질의 분위기를 주도했고, 상황에 따라서는 공세적인 답변을 펼치기도 했다.

이상열 의원은 "1년 이상 수출이 신장됨에도 투자와 소비가 침체된 이유는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해찬 총리는 "기업인들을 만나서 들어본 바로는 대선 당시에는 정권 성격이 어디로 갈지 몰라서 (기업인들이) 관망했고 이후 대선자금 수사로 투자 의욕이 없었다고 한다"며 "올해는 탄핵국면으로 정치적 불안정이 큰 저해 요인이 됐던 것 같다"고 지난 3월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이 정책 불신을 가중시켰기 때문에 소비와 투자가 침체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지만 반향이 없었다. 이 총리는 "신행정수도 이전도 일관된 정책흐름에서 나온 것"이라며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현 내각이 마음먹겠다"고 대응했다.

이상열 의원은 이헌재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도 "지난 4월에는 경제성장률이 5.5% 넘는다더니 6월에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며 "고유가와 정치변화로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부총리의 경기예측 잘못과 안이한 대응이 내수침체를 장기화시킨 것 아니냐"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헌재 부총리는 "글쎄요, 제 정책 판단 잘못만으로 내수 침체가 야기됐다면 다행"이라며 가볍게 응수했다. "(본인의 잘못이면) 저만 고치면 되는데,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이 부총리는 "전망이 완벽하지 않아 죄송하다"면서 "당시는 대부분 투자은행, 국내연구기관이 좋아질 거라고 봤는데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서 고유가가 이어지고 선거가 소비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변화 요인을 설명했다.

이상열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등 각종 정책이 낙후지역에 우선 지원되지 않고 지역갈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킨다, 전남은 사회간접자본이 절대부족해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며 호남 챙기기에 나섰다. 이 의원은 "무안국제공항을 예정대로 개항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지만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항공 수요가 줄고 있어 1∼2년 연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채수찬 의원은 이헌재 부총리에게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을 발행하며 무리하게 환율을 방어하는 것 아니냐"고 집중 추궁했다. 정부의 지나친 환율 개입으로 수출내수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헌재 부총리는 "개입이 아니라 운영에 일부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채 의원이 "많이 참여하셔서"라고 말을 이어나가자 이를 도중에 끊고 "많이는 안 한다, 필요한 만큼만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 부총리는 정부 환율정책에 대해 "경쟁국가와의 균형을 감안할 때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환율이 내렸다고 해서 소비와 투자가 활발해지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부총리는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답변을 이어나갔지만 채 의원이 환율방어 정책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자 "만약 정부가 어느 정도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를 발행해 매수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이 생길까요? 투기자본이 가차없이 들어오겠죠?"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채수찬 의원은 이에 대해 "실력과시라고 하니까 재경부 실력을 만방에 과시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2신 : 13일 오후 2시10분]

"정보공개법 위반 아니냐"..."불필요한 분란 막아야"
박재완 의원-강동석 장관, 분양원가 공개 논쟁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를 부각시켰다.

박 의원은 "최근 법원 판결에는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도 있다"며 "주공은 공사이고, 공사는 공기업인데 공기업이 기본적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 안 하는 것은 정보공개법에 위배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강동석 건교부장관은 "이번 소송 문제는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제한된 정보를 공개하라는 의미"라고 맞섰다. 강 장관은 또 "주공은 일반 도시개발공사와 다르다"며 "도시개발공사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사업을 하지만 주공은 전국에 걸쳐서 사업을 하는데 특정지역의 분양원가를 세세히 공개했을 때는 '왜 우리지역에서 이윤을 남겨 타 지역에서 쓰느냐'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장관은 "(분양원가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불필요한 분란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국회 예결특위의 상임위화'를 거듭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질문에서 "국회는 예산권과 입법권을 전통적으로 보유해 왔다"며 "다만 현대 국가의 실무적 편의상 행정부에 그 책임을 위임했다고 보는 것이 헌법 학자들의 다수 견해"라고 말하며 김병일 기획예산처장관을 몰아붙였다.

박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예결위 상임위화 방안은 거시예산과 미시예산 심의를 이원화하는 것으로 기획예산처가 추진하는 탑다운 방식처럼 국회 예산심의도 분권화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의 예산편성권이 예결위의 상임위화에 의해 침해된다는 견해는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정부는 헌법에 따른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다"며 "미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나라의 예산편성권이 행정부에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에 앞서 질의에 나선 조일현 열린우리당 의원은 농림부, 건교부, 산자부, 해수부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강원도와 경기북부에 대한 투자유치를 호소했다.

특히 조 의원은 최근 또 다른 논란을 제공하고 있는 농협법 개혁안과 관련, 중앙회장 등의 임금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농협 중앙회장 연봉이 1년에 3억 5700만원이고, 일선 조합장은 얼마를 받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귀신의 나이는 알아도 농협조합장의 연봉은 알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데, 농협법 개혁안에서 이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중국산 찐쌀 수입실태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중국산 찐쌀 수입실태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13일 오후 2시 50분]

"토인비, 천도해 성공한 나라 없다했다"
"베를린은 수도 옮긴뒤 동유럽중심 돼"


13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도 행정수도 이전 논란은 계속됐다. 여야는 행정수도 이전의 경제적 효과 등을 놓고 팽팽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히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은 이해찬 총리에게 이전 비용과 국민여론 수렴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지만 이 총리는 이에 밀리지 않고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첫번째 질의자로 나선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은 수도권과 지방의 소득 불균형을 지적하며 "신행정수도 건설이 지방발전을 도모한다"고 주장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 역시 "현 상태의 수도권을 그대로 놔둬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다"며 "이전 비용을 산술적으로만 비교하면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신행정수도 이전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인기 의원은 이해찬 총리에게 "비용이 얼마라고 보냐, 나라살림에 부담 아니냐"며 따지고 나섰다. 그러나 이해찬 총리는 "6조, 45조, 100조 등의 (비용이 든다는) 이야기가 국민을 현혹시키는 수치 조작"이라며 "34조는 민간 투자부분이고, 국민세금은 11조가 드는데 이 역시 12∼13년에 걸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1년에 1조 남짓이 들어간다"고 응수했다.

이인기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대여론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지만 이 총리는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을 정부가 집행하지 않는 사례가 생기면 국가의 기본체계가 어떻게 되겠냐"고 반문하며 "행정수도 이전을 중단하거나 폐기하려면 재입법 절차를 밟아달라"고 오히려 국회에 공을 넘겼다.

이 의원은 "역사학자 토인비는 수도를 옮겨서 성공한 나라가 없다고 했다, 최근 100년 동안 수도를 이전해 성공한 나라가 있냐"며 다시 한번 공세를 폈다. 그러나 이 총리는 "토인비 박사가 언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2년 전 가본 베를린은 수도를 옮긴 뒤 구 동독지역이 재개발되면서 동유럽 중심지로 변해가고 있다"고 받아넘겼다.

이인기 의원은 이외에도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불러놓고 모건 스탠리사 보고서를 인용, "의원들의 분배 중심 좌편향 경향이 경제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높은 임금과 노사분규로 맘놓고 기업할 수 없다"며 기업친화적 정책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그 보고서는 봤지만 제가 시장주의자 중 한 사람인데, 그렇게 우리나라 정치구조가 좌편향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정세균 의원은 "수출은 양호한 편인데 내수가 부진하다"며 '경제 양극화'에 대한 대책을 질의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나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정 의원에게 "경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우호적인 태도로 관련 경제정책을 설명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서비스산업 기반조성정책, 신 성장동력 지원대책, 중소기업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자리 잡히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그 과정에서)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희범 장관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동의 기술개발, 마케팅 등을 강화하고 있고 관계부처 공동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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