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의는 노동운동가 출신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회 본회의 '데뷔'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여느 때처럼 점퍼 차림으로 나타난 단 의원은 소득불평등,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5일제 도입 등 노동현안을 두루 짚는 질의를 펼치며 노동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해찬 총리나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단 의원의 지적에 대해 동감을 표시했지만 이에 대한 정부대책에 대해서는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단 의원은 "생존권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노동자들, 차별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표하여 말씀드린다, 제 목소리를 그들의 외침으로 들어달라"며 대정부 질의를 시작했다.
단 의원은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 김대환 장관을 불러 "주5일제를 전제로 휴가일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일방적으로 법을 통과시켰는데 주 40시간제로 바뀌었다"며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의 정신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니냐, 정부에 사기 당했다고 하는 노동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정부와 노사 모두가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약간 소홀히 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정부가 기본적으로 의도를 왜곡시켰다든지 사기를 쳤다든지 하는 (단병호 의원의) 발언은 다른 사람 말을 인용했더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단 의원은 질의를 마치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딱 한 가지"라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단상에서 내려오는 단 의원에게 동료 의원들이 "잘했어"라며 격려의 뜻을 전했다.
한편,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 직원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단상에 올라섰다. 이에 맞춰 단상 발언대도 자동으로 낮춰졌다.
장 의원은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여 대정부 질문을 하게 됐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장 의원은 장애인복지예산 증액, 장애인 보호장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현실화 등 장애 관련 현안뿐 아니라 저소득층 주택 장기임대 지원, 노인학대 대책 마련, 호주제 폐지 진행 상황 등 전반적인 사회복지 대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