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제134차 임시회를 앞두고 의원총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반 의장의 사퇴를 염두에 두고 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반 의장 주재 행사 불참, 사퇴권고안 결의, 불신임안 결의 등 '3단계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도덕성 상실 ▲의회위상 실추 ▲의회조정능력 상실 등을 거론하며 반 의장 거취 거론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박영수 광주시의회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도 대부분 반 의장의 문제점에 동의하고 있으며, 3단계 계획 역시 동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공개석상에서는 말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표는 "오늘 부의장이 사회를 보는 것에 민주당이 합의한 것을 1단계 계획에 동참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이른바 '3단계 계획'에 대해 "열린우리당 측의 생각일 뿐 민주당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강박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이정남 부의장이 사회를 본 것은 의회와 시민을 위한 결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반 의장이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데 답답하다"며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고 풀어나가야 한다"며 결자해지(結者解之) 정신을 강조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민주당) 의원들도 반 의장의 비도덕성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반 의장에 대한 시각이 민주당내에서도 엇갈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반 의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반 의장은 "이미 표결로 결정됐으면 승복해야지 도덕성과 의회운영능력 등에 시비를 걸며 흔드는 것은 부당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반 의장은 "나를 필요로 해서 (의장직 제의에) 응했으면 보호해야지 (오히려) 흔들어대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동료 민주당 의원들을 원망했다.
반 의장은 "흔들림없이 의장직을 수행해 갈 것"이라며 사퇴론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 의장은 "앞으로 의원들을 폭넓게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임 의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원들간 물밑 논의는 명분이 없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뚜렷한 기준이나 소신 없이 나눠먹기식 행태에 의해 의장 선거를 진행한 시의회가 이제 와서 당초의 지지를 철회하고 '괘씸죄'로 의장 흔들기에 나선다는 것 또한 도덕성 시비를 불러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