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에 대한 전국적인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올 초부터 각 지역별로 쌀 개방에 대한 찬ㆍ반투표가 시작됐다. 천안농민회는 지난 20일 오전 6시부터 북면지회(조영동 지회장)를 중심으로 투표를 실시했다.
개표는 천안시 북면 농협 2층에서 진행되었고, 투표를 마친 지역부터 개표가 시작되었다.
천안농민회 박성규 사무국장은 “이번 농민투표는 ‘반드시 쌀 개방만은 막아 내겠다’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전체 농민의 70% 이상이 경작하고 있고, 농업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쌀 시장을 개방할 경우, 가뜩이나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라며 절박한 농가의 상황에 대해 말해 주었다.
또한 박 사무국장은 “그 동안 정부의 농업정책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에 불과했다. 농민들이 믿을 만한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 정부는 외국과의 가격경쟁만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농민들에게 죽으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총 19개 투표소, 1060명의 선거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투표는 오후 5시 40분 마지막 투표함이 개표되면서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투표율은 85.85%로, 득표는 쌀 개방 반대 91.3%, 찬성 7.8%로 집계돼 농민들의 쌀 개방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천안농민회 박긍종 회장은 “쌀 시장을 지키겠다는 농민들의 의지가 분명하게 표출된 만큼, 죽어가는 농업을 살리고 쌀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쌀 개방 찬ㆍ반 투표는 오는 23일경, 결과를 종합하여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청와대 등 관련 당국에 전당할 예정이다. 천안농민회는 9월 10일 쌀 개방 저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3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우리 쌀 지키기 식량주권 수호 범국민선언문’을 통해 ‘쌀 추가개방 전면 유보’를 주장했다.
총 301개 단체가 참여한 이 성명서에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을 수입 개방한 결과, 현재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6.9%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당국이 쌀 개방을 기정사실화한 채, '관세를 매기는 조건으로 쌀을 완전 수입 개방할 것인가' 아니면 '관세화 개방을 미루는 대신 의무도입 물량을 대폭 늘릴 것인가' 하는, 이 두 가지 방안만을 선택 가능한 협상 방안으로 설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라고 전제, "정부는 지금 같은 밀실 협상 태도를 즉각 중단하고, 쌀 소비자인 국민과 쌀 생산자인 농민 그리고 정부 당국이 함께 하는 공개토론과 합의 과정을 거쳐 올바른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 이를 바탕으로 쌀 협상을 추진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