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긴급현안보고 자리에는 최기문 경찰청장이 참석해 사건 경과와 향후 대책에 대해 답변했고, 지난 21일부터 여름 휴가를 시작한 허 장관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위원장 역시 허 장관의 불출석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날 행자위 소속 의원들은 하나같이 허 장관의 휴가를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회의가 열리자마자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이 시기에 장관이 휴가를 간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 휴가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후 질의 중에도 "경찰들은 이 더운 날씨에 휴가는 커녕 집에도 못가고 땀 냄새 나는 러닝셔츠를 입고 있는데, 행자부 장관은 시원하게 휴가 가서 되겠냐"고 재차 행자부 장관을 질타했다.
의원들은 또한 지난 1월 신촌에서 용의자 유영철씨를 절도혐의로 잡았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어준 일, 제보에 의해 용의자를 잡았다가 놓쳐 12시간만에 검거한 일 등을 집중 추궁하며 최기문 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은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범인을 놓친 얼빠진 경찰"이라고 비난하며 "'낙엽줄 경찰서장'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부하에게는 엄격한데, 본인에게 안 엄격하면 영이 서냐"고 비난했다.
반면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범죄율이 증가한 게 경찰 탓이냐"며 경찰을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범죄율 증가는) 경찰 이외의 부서에서 잘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회병리현상이고, 현재 참여정부에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정부 전체에 책임을 물었다.
최 청장은 책임론과 관련 대부분 수긍했고 "사건의 발생과 검거, 발표와 사후 처리 등 모든 과정에 대해 종합적인 자체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인의 사과에 대해서는 "(사과 여부를) 검토하겠다, 사건 직후 간부회의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이날 현안보고에서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과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피해예방대책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에서와 같은 직업의 여성들이 범죄 표적이 되기 쉬운데, 실종신고를 해도 수사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추궁했고, 홍 의원 역시 "불법 보도방 단속 여부나 성범죄 우범자 특별관리 실태를 이후 틈틈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불심검문, 사회보호법 등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던 범죄예방 및 관리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재관 열린우리당 의원은 "현장 경찰들이 불심검문을 회피해 수사에 엄청난 지장이 있다"며 "불법자보다 선량한 국민들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은 "(범죄자가 아닌) 절대다수 국민이 안심하고 사는 게 인권"이라며 사회보호법 유지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단체들이 범죄자 인권보호에만 굉장히 열을 올리고, 경찰도 단체가 뭐라고 하면 그저 '예, 예' 한다"며 인권단체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햇다.
한편 박찬숙 의원이 송두율씨 사건과 관련 "2003년 국감에서 '간첩혐의로 수사할 수 있고, 김철수와 동일인물이니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는데 지금의 입장은 어떻냐"고 질의를 하자 최 청장은 "현재까지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