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28일 한나라당을 겨냥해 '독재진상규명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전날인 27일 민주노동당 충북도지부 옥천분회 강연에서 한나라당의 인적청산을 요구한 데 이어 대 한나라당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노 의원은 "한나라당이 스스로 ('헌법유린세력' 청산을) 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친일진상규명을 하게 되면 두 번째 단추는 독재진상규명"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지금 헌법수호 문제가 얘기되고 있는데, 헌법을 유린한 세력들이 지금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면서 정치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지난 17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청산의 기회가 1차 있었는데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특별한 사건에 연관된 자들을 색출하는 차원"이라며 '정치적 차원'으로 차별화된 독재진상규명위원회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치 방안에 대해서는 "친일진상규명 법개정도 지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부분부터 먼저 확실하게 한 다음에 제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노 의원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또 하나의 당처럼 당파적 활동을 한다"며 민생 해결을 주문했다.
노 의원은 "(한나라당의 문제제기는) 청와대가 일일이 답변할 문제도 아니고, 청와대가 대단히 자극적인 언사를 이용해서 개입하는 걸 볼 때 오히려 '여당은 어디 가버렸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라며 "민생문제로 집중하는 것이 이 무더위 속에서 짜증내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제대로 된 사상논쟁을 원한다면 민주노동당이 상대해주겠다"며 한나라당에 대변인 맞짱토론을 제안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대변인간 토론이 싫다면 한나라당이 정하는 어떤 방식의 토론도 좋다"며 "진정 나라의 정체성이 걱정이라면 즉각 민주노동당과의 논쟁에 응하고 아니면 이제 그만 그 부끄러운 입을 닫으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펼쳤다.
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나라당이 헌법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강도가 경찰서장 하겠다는 꼴"이라며 한나라당 비판에 무게를 두었지만, "어차피 침략전쟁을 전면 부정한 대한민국 헌법 5조를 어긴 공범끼리의 논쟁은 무의미하다"며 열린우리당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