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간판의 규격과 특정 색채 등에 대한 일정한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거리의 벽이나 정류장 주변의 공공시설과 공중전화기 부스 등은 어김없이 각종 포스터와 스티커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거리의 불법 광고 부착물들은 일선 구청에서 공공근로 사업을 통해 깨끗이 제거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스티커의 홍수에는 충분한 대처가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불법 부착물로 도배된 거리의 벽면은 방치되거나 언젠가 새롭게 페인트칠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는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며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시선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어김없이 붙어 있는 스티커 광고의 형태를 보면 대부분 사설 금융업체의 연락처와 건축인력 노동자를 알선한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손바닥 크기의 노란색 스티커 형태로 제작되는 불법 광고물은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면 어김없이 붙어있다.
이와 함께 주류를 이루는 거리의 불법 광고물은 포스터 형태의 부착물이다. 포스터 형태의 광고물은 주로 공공기관으로부터 광고물 허가를 맡아 정식으로 제작되었으나 그 부착 위치가 불법으로 이뤄져 문제가 되고 있다.
영화 포스터의 경우 거리 곳곳에 일정한 게시영역이 있으나 일부 영화 포스터의 경우는 앞서 이야기한 스티커가 붙어 있는 거리의 골목길 전체를 도배하는 형태로 불법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영화 포스터 뿐 아니라 각종 공연 포스터 역시도 불법적으로 시내 여기저기에 붙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강남역이나 종로, 신촌, 대학로 등지의 이 같은 불법 포스터 부착 실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가 지정된 공간은 부족하고 게시할 포스터는 많아 빚어지고 있는 현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분명 이와 같이 불법 포스터 대부분은 전문 업자들이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스터를 붙이는 사람들을 보면 여러 편의 공연 포스터를 동시에 들고 다니며 숙련된 솜씨로 붙이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이들을 이용한 불법 포스터 광고가 만연해 있다는 이야기다.
혹자의 경우 대학로의 이와 같은 포스터 홍수는 일종의 대학로만의 포스터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포스터의 홍수는 대학로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기 이전에 법을 이행하지 않는 일종의 불법 포스터 공해로 보는 것이 옳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라는 말이 있다. 거리를 거닐면서 우리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필요 이상의 광고전단과 포스터 그리고 건물을 뒤덮은 간판들은 정보의 제공이란 순기능보다 거리를 지저분하게 하고 시선을 방해하는 역기능이 더욱 크다.
이러한 문제는 법적 제한 조치를 통해 강제한다고 해서 시정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것으로 이는 상품을 광고하고 포스터를 설치하는 업체에서 나름대로의 원칙과 규정을 통해 깨끗하고 정돈된 위치에 게시하는 자발적 참여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걷고 싶은 깨끗한 거리가 되고 올바른 정보를 광고 포스터와 거리의 간판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거리의 가로등과 전신주, 공중전화박스와 각종 교통시설물 등은 그동안 많은 불법 광고물과의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광고부착 방지를 위해 그간 각 단체에서는 예쁜 꽃 그림과 도시의 미관을 고려한 채색 작업도 했으나 여전히 스티커와 광고 포스터의 표적이 됐다.
최근에는 가로등과 시설물 등에 스티커나 포스터 부착이 불가능하도록 올록볼록한 형태의 표면 처리를 한 시설물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시설물의 변경은 결국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것이며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필요 이상의 시설투자로 이어지게 됨으로써 국가 경제와 시민경제 모두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필요 이상의 불법 포스터와 광고물은 시민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되고 그만큼 광고 효과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으며 사회경제적으로 볼 때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구청에서 나왔수?”
“그것 좀 찍어서 고발 좀 해주쇼!”
“뜯으면 또 붙이고 뜯으면 또 붙이고, 지저분해서 못 살겠어!”
“어찌나 붙여대는지.”
종로 피맛골 골목의 한 식당 에어컨 실외기에 붙은 각종 스티커를 촬영하는 필자를 보고 '별걸 다 촬영한다'면서 식당 주인 할머니께서 하신 말이다.
피맛골 골목은 이제 스티커와 포스터 천국이 된지 오래라며 아예 뜯어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할머니 말에서 만성화된 종로 거리 포스터 공해의 한 단면을 보았다.
깨끗한 거리! 걷고 싶은 거리!
이제는 시민과 기관 그리고 광고 업체들의 협력 속에서 함께 이뤄내야 할 우리 모두의 과업이다. 어느 한쪽의 의지와 선언, 실천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공동 숙제인 것이다.
이제 거리의 지정된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건축물의 이미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거리의 상업 간판은 최소화하며 누구나가 이해하기 쉬운 정보와 간판이 눈에 띄는 그런 거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