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최초의 전면파업을 맞은 LG정유 사태는 파업 15일째를 맞는 이번 주말을 전후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파업노조원의 업무 복귀시한이 29일까지였지만 이날까지 업무 복귀자는 크게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정유는 29일 "파업참여 조합원 829명 중 오후 2시 현재 175명이 복귀했다"고 밝혔다. LG정유는 이에 앞서 22일 오전 8시까지 파업노조원들의 1차 업무복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지난 25일 2차 업무명령을 내려 29일 오전 8시까지 시한을 연장한 바 있다.
LG정유는 29일 "조합원 1095명 중 현재 파업 참여자는 654명, 복귀자 175명, 복귀를 희망하는 의사 표시자는 220여명"이라고 밝혔다. 또 "조합원 중 조업 참여인원은 441명으로 조업 참여율은 40.3%"라고 밝혔다.
회사측 "선 복귀, 후 협상" VS 노조측 "공권력 철수부터"
회사측이 당초 파악한 파업참가자는 829명으로, 2차 업무복귀 명령 시한인 29일 오후 현재 21%(175명)의 복귀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노조는 지난 18일 전면파업에 돌입한 이후 현재까지 산개투쟁을 벌이고 있다. 파업 노조원의 대부분은 LG정유의 주력 사업장인 여수공장 노조원들이다.
회사측 한 관계자는 "29일 현재 정유공장 정제 공정은 80%, 방향족 공정은 전 공정이 정상화됐다"며 "평균 90% 가동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완전 정상화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복귀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아직 다른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선 복귀, 후 협상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30일 민주노총 차원의 여수 집회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노조원의 근무지 무단이탈이 다음달 2일로 보름째를 맞는데, 15일이 넘으면 해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30일 치러질 민주노총 주관의 전국노동자대회와, 파업 15일째를 맞는 다음달 2일을 앞둔 이번 주말이 장기 파업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산개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은 노조 지침에 따라 29일 오후 광주 조선대학교와 진주 모처에 집결해 있는 상태다. 30일 오후 3시 여수산단 LG정유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이들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30일 여수집회에 이수호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등 조직 역량을 총동원해 직권중재 제도에 대한 불합리성을 이슈화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직권중재 결정에 반발하며, 이의신청 기간인 다음달 8일 이전,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조합원 집결...30일 여수 대회 참석 주목
여수산단 공투본 한 관계자는 "직권중재 결정에 동요할 조합원은 더 이상 없다"며, LG정유 노조원의 30일 여수집회 결합여부에 대해 "자율교섭의 길이 열리느냐에 따라 결합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앙노동위원회가 내놓은 중재 결정의 내용은 애초 노사가 자율교섭하던 때보다도 후퇴한 것"이라며 "회사측은 이를 방패막이 삼아 아예 백기들고 투항하라는 식이다"고 직권중재 결정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직권중재 하에서는 더 이상 합법적인 단체행동마저 불가능한 상태"라며 "사측에는 불성실 교섭의 원인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해결 가능한 교섭 자체마저도 불법파업과 구속영장 청구라는 수순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회사측은 불법 대체근로를 투입하고 있으면서도 파업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불법 대체근로도 괜찮다는 식이다"며 "자율교섭 분위기를 위해서는 먼저 회사에 투입한 공권력부터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