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0년 만에 찾아왔다는 더위로 한반도 전역이 온통 후끈 달라 올랐다. 지난 주말 시간을 내어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는데 더운 건 동물들도 마찬가지였다. 더위에 완전히 항복한 동물들을 보면서 더위를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여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땀이다. 땀은 체내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자연스러운 생리작용인데, 이를 통해 인간의 몸은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를 보호한다. 땀은 99%가 물이고 나머지는 소금, 질소 함유물, 젖산, 칼륨 등으로 이루어진다. 땀이 지나치게 나면 이는 건강의 적신호로 보아야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체질에 따라 더위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소음인은 땀을 별로 흘리지 않지만 실은 땀에 가장 약한 체질이다.원래 몸이 차기 때문에 지나치게 땀을 흘리면 몸이 더욱 냉해져서 빈혈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격한 운동, 사우나, 찬 음식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닭과 인삼 같이 몸에 열을 내게 만드는 음식을 먹는 게 좋다. 특히 삼계탕은 소음인에게 더위를 이기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소양인도 땀을 별로 흘리지 않지만 열이 몸 안에 쌓이는 체질이기 때문에 인삼, 대추를 넣은 보약이나 삼계탕, 보신탕 등은 피하는 게 좋고, 지방질이 적은 채소류나 해물류가 몸에 맞다.
태양인은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특히 여름 건강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여름 보양식인 고단백, 고지방 음식과 이열치열의 더위 퇴치법은 태양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몸 안에 열을 식혀주는 메밀국수, 물냉면, 야채류, 포도 등이 몸에 좋다.
태음인의 경우에는 땀을 흘리는 게 건강에 좋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오히려 열이 몸 안에 남아있기 때문에 사우나나 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면 오히려 몸 안의 열이 내려간다. 콩국수나 수박, 폐의 기운을 보충해줄 수 있는 오미자 냉차가 몸에 맞는다.
더위에 대한 가장 잘못된 상식 중의 하나가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더위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땀으로 소모된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소금을 섭취한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왜냐하면 땀 속의 염분은 혈액 속의 염분보다 농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혈액의 염분 농도가 높아져서 혈액순환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단 과격한 운동으로 탈진 상태에 이를 정도라면 물과 함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몸은 자주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오히려 확실히 말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더라도 마지막에는 반드시 찬물로 샤워를 하고, 마른 수건으로 겨드랑이와 발가락 사이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땀의 분비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덥다고 지나치게 에어컨과 선풍기를 많이 쐬면 찬 기운이 몸 안으로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땀구멍들이 수축되어 주위 환경에 따라 땀을 배출하는 피부 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면 조금만 더워도 더위를 참지 못하게 되고 냉방병이나 신경통에 걸릴 위험도 따른다.
아무리 덥다고 해도 더위를 다스릴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이 여름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더위에 포박 당하지 않고 이 여름을 보내자. 덥다고 아무리 투덜거려도 더위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긍정적인 마음과 지혜로 여름을 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