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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과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이 관광지 홍도항로에 기상 특보 시에도 운항 가능한 전천후 여객선 투입허가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선사인 (주)세창해운은 지난 6월 신안군과 흑산ㆍ홍도항로 선박취항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사업면허를 신청했다. 이 업체가 투입할 선박은 여객 700명과 차량은 승용차 기준으로 40대를 실을 수 있는 2300톤급 카훼리선으로, 흑산ㆍ홍도 항로의 최대 규모 여객선이다.

신안군은 더구나 2000톤이 넘은 선박이어서 폭풍주의보 등 기상특보 발효시에도 운항이 가능해, 홍도항로의 경우 기상악화로 1년 평균 180일 이상 뱃길이 끊기는 점을 감안할 때 주민과 관광객 불편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흑산ㆍ홍도는 매년 30만명 이상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전천후 운항이 가능한 선박을 투입하게 되면 기존 선사와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이 항로에는 두개 선사가 300톤급 쾌속선 5척과 750톤급 차도선 등 모두 6척을 투입,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기상 악화시 운항 가능 주민 기대 높아

그러나 신규사업면허를 접수한 목포해수청은 투입할 선박규모를 고려, 흑산항과 홍도항 등 접안시설이 협소하다며 시설보완 등을 골자로 지난 7월 23일자로 조건부 면허를 내줬다.

목포해수청은 흑산항과 홍도항, 그리고 중간기항지인 도초항의 안벽시설을 25m 연장하는 등 접안시설을 보완하고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안정성 여부를 검증할 것을 선사측에 요구했다.

또 흑산항의 경우 대합실 등 여객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목포해수청의 조건부 면허에 대해 신안군은 사실상 취항 불가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안군 투자개발과 박창훈 과장은 "안전성 검증을 위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시뮬레이션 용역보다는 선박을 투입해 직접 접안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할 것"이라며 목포해수청의 요구를 반박했다.

그는 또한 "홍도 항로에 그동안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사례가 없었던 만큼 해수청의 조치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해수청의 지적대로 중간기항지나 홍도항의 경우 안정성이 우려된다면 우선 흑산항에만 기항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항면허를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머지 기항지는 해수청과 신안군이 시설보완 후 취항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흑산항은 준설만 하면 지금의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고 접안한 일부 어선들을 이동시키게 되면 신규선박 입항은 가능하다"며 우선 시험운항을 통해 가능여부를 판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목포해수청이 전천후 선박 취항을 기대하고 있는 주민여론을 묵살 한 채 조건부 면허를 내준 것은 사실상 운항불가를 뜻하는 것"이며 "기존 여객선사의 기득권을 보호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목포해수청, 여객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이에 대해 목포해수청 선원선박과 황상일 과장은 "감독관청의 입장에서는 여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이미 제시한 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때는 운항면허를 내 줄 수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목포항 접안시설 사용문제 등은 시간조정이 가능하지만 승하선시 여객의 안전이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안군과 목포해수청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당초 금년 안에 홍도항로에 취항하기로 했던 전천후 여객선 투입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해운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내년 7월까지 목포해수청이 요구한 시설보완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건부 면허를 취소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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