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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소비자 중심이자 수요자 중심 시대이다.

경제분야에서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돌아선 지는 이미 오래. 제품의 기획에서 출하단계에까지 생산자의 모든 눈과 귀는 소비자에게 쏠려 있다.

비단 경제분야뿐 아니라 이같은 현상은 문화 전반에까지 확산, 드라마 및 영화의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펀딩, 제작 및 마케팅에까지 수요자의 욕구와 관심의 반영 정도가 성공의 지름길로 통할 정도이다. 이같은 물결은 딱딱하기 그지없게 느껴지는 교육 분야에도 더 이상 예외는 아니다.

한양대에서는 2003년 SEC(Student Expectation Curriculum)라는 다소 특이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학교가 아닌 학생들 스스로가 원하는 과목을 추천하고 학우들이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학교가 강의를 개설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강사추천도 할 수 있으며 최종심의만 학교측이 담당한다.

수업계의 김병철 계장은 "SEC는 학교가 아닌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체감지수를 더욱 크게 느끼는 것은 학교가 아닌 학생들임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고 학교는 기대충족과 유연한 교육과정이 제공되기 때문에 서로 WIN-WIN 하는 프로그램"이라 밝혔다.

SEC 프로그램을 통해 2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은 <뇌호흡> <국학과 21세기 한국의 미래> 2과목. 총 16과목이 추천되었고 20표 이상 학우추천을 받은 5과목 중 학교심의를 거쳐 최종 개설된 과목이다.

<뇌호흡>은 안산캠퍼스에서 지난 1학기에 개설된 과목으로,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 서울캠퍼스에서도 추천이 이루어진 과목. SEC 프로그램이 양대캠퍼스의 가교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국학과 21세기 한국의 미래>는 개설 경위가 이채롭다. 한 학생이 고구려지킴이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사)국학원(한민족 고유의 정신,철학을 연구하는 순수, 민간교육기관, http://www.kookhakwon.org)의 국학강좌를 듣고 나서, 외래사상과 정신이 있기 전 존재했던 우리 고유의 학문, 철학, 정신을 학교에서 배우고 싶다며 학교측에 과목개설을 신청한 경우다.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개설요건을 거뜬히 통과했으며 학교측도 학생들의 호응을 감안 대형강의실을 마련한 상태이다. 강사도 국학원의 공식추천을 받은 베테랑 국학강사를 위촉했다.

(사)국학원 측은 "지금껏 외국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외래의 사상과 정신이 포함되어 가르쳤던 '한국학'이 아닌, 한민족 고유의 정신과 사상을 연구하는 '국학'이란 이름의 정식교양과목이 대학에 처음 개설된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며 학교측에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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