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철회 집회에 참여했던 이영순 의원 부상에 대해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그동안 경찰이 각종 집회에서 보여준 비이성적이고 폭력적 진압방식이 초래한 사고"라며 사건책임자 처벌,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를 위해 5일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이후 정기국회에서도 '경찰 집회폭력'의 문제점을 지적할 방침이다. 애초에는 국무총리실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기우 총리 비서실장은 "해당 경찰서에서 입장을 밝히기 전에 총리가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경찰에 확인한 바로는 민주노동당이 파악한 것과는 사실이 다르다"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영순 의원은 지난 3일 저녁 9시께 서울 광화문에서 파병철회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 방패에 맞아 잠시 실신했다가 깨어났다. 주변의 권유로 인근 세란병원에 이송된 이 의원은 안면 찰과상과 타박상, 목 타박상의 상처를 입었는데, 병원 측은 목 디스크 가능성을 우려해 정밀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 신분임을 수차례 밝혔고, 경찰도 이미 종로경찰서 정보과 여경을 경호 인력으로 배정하는 등 이 의원의 신분을 인지한 상태였다. 이 의원은 폭행사건이 있기 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여러 차례 경찰 지휘부 면담을 요청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방패로 가격한 사람을 조사하고 있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집회를 내버려두면 질서문란인데 방관할 수 없고 집회 참가자들이 먼저 때리니까 경찰도 마냥 인내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쨌든 방패 가격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밝혔다.
종로 경찰서장은 4일 새벽 1시께 이영순 의원의 병실을 찾았으나 면담은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후 서장은 민주노동당에 별다른 해명을 하지는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6월에도 현애자 의원이 장애인이동권연대 활동가들과 국회 안에 들어오려다가 경찰에게 가로막혀 본회의 출석조차 못하는 등 '수모'를 겪었다. 경찰청장 및 행자부 장관이 이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경찰서인 영등포경찰서장이 경고조치를 받는 선에서 당시 사건은 마무리됐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지난 3일 자이툰 부대 출병을 계기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중단하고 '파병철회'에서 '자이툰부대 철군'으로 투쟁 방침을 선회했다.
12일째 단식을 강행해온 김미희, 이영희, 최규엽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농성을 끝내고 혈당수치 저하로 3일 녹색병원에 입원했다. 이 병원에는 김혜경 대표와 세 명의 최고위원은 물론 파병반대국민행동의 한상렬 대표와 박석운 집행위원장도 함께 입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