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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브리핑> 10일자.
ⓒ 국정브리핑 화면

"언론시장의 불공정성, 불균형성을 어떻게 고쳐나가는가가 언론개혁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언론개혁을 위해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단속해서 왜곡된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언론개혁의 첫 걸음으로 언론시장의 불공정행위 근절을 꼽았다.

정 장관은 국정홍보처 인터넷신문 <국정브리핑> 10일자 인터뷰에서 언론개혁과 스크린쿼터 축소논란, 고구려사 왜곡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의 공개 인터뷰는 취임 한달 여만에 처음이다.

정 장관은 "현재 언론은 시장의 불공정성으로 인해 '여론시장 불균형'이라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신문공동배달제 등 유통구조 현대화 작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메이저 3사가 현금이나 경품 등으로 무가지를 살포하는데 매일 160만부, 연간 120억원이 버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우리 언론이 언론자유를 누리는 만큼 사회소통과 국민통합을 위한 아젠다 설정 등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고싶다"며 "언론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또 "언론개혁은 법률정비가 전제되는 것인 만큼 국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논의의 틀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한 뒤 "정부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또 보수진영에서 제기된 문화부 산하 단체장 인사 역차별론에 대해 "문화계의 편가르기 사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정 장관은 "'역차별' 반발은 그동안 독점지위에서 누리던 혜택박탈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정 장관은 스크린쿼터제 축소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 장관은 "스크린쿼터제가 그동안 한국영화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면서도 "다양한 영화제작과 상영은 오히려 위축되는 등 현재 제도 유지가 한국영화산업 발전에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어 "영화계도 모두 '스크린쿼터 사수'로 일치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스크린쿼터 조정방침을 영화계에 요청한 것은 영화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정부의 방송장악 및 방송위원회 고유권한 침해 등 논란을 일으켰던 외주전문 채널설립 추진에 매우 긍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강 장관은 외주전문 채널에 대해 ▲모든 프로그램은 외주로 제작하고 ▲최소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되며 ▲편성·송출을 전문으로 하고 ▲고품질 문화 프로그램이나 실험적·창의적 프로그램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독립제작사, 케이블·위성PP 등에 새로운 유통창구를 제공해 PP(프로그램 공급자) 제작역량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정 장관은 전망했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와 관련, 정 장관은 학술활동 강화차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동북3성 등 고구려 유적 위치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으며 고구려사 연구도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북한학자와의 교류와 학술교류 등을 통해 고구려사가 민족사 일부임을 이론적으로 증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임기 중 역점 사업으로 콘텐츠 육성을 바탕으로 한 문화산업 경쟁력 확보와 관광활성화를 들었다. 이를 위해 기초예술 지원, 법·제도 정비, 세제 및 금융지원 강화, 인력양성, 저작권보호 조치 등과 함께 복합레저단지 조성을 통한 내수진작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정브리핑>에 실린 정 장관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언론이 언론자유 누리는 만큼 책임 다하는지 묻고 싶다"

- 문화부 장관으로서 향후 특별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사안은?
"기초예술과 문화산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겠다. 다만 기초예술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다. 기초예술은 문화의 뿌리와 같은 것으로 이에 대한 육성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산업쪽으로는 복합레저단지 조성을 통해 내수진작과 국토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문화부가 담당하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얼핏보면 서로 연관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은 서로 연계되어 '문화'라는 큰 틀에서 작용한다. 영역간, 분야간 협력을 통해 정책의 연계효과가 더 커지는 것이다. 가령 문화콘텐츠의 경우 문화산업은 물론 기초예술과 문화일반, 문화재 등의 콘텐츠가 필요하다. 청소년을 위한 각종 정책도 문화와 예술의 영역이다. 모든 분야에 대해 소홀함이 없이 일을 추진해 나가겠다."

- 광주문화도시프로젝트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광주 문화중심도시계획이 갖는 의미와 파급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광주문화중심도시는 새로운 시도이다. '문화가 삶의 중심이 되는 사회'를 한 도시부터 적용하려는 것으로 '문화'가 소통과 창조의 동력으로 중심기능을 수행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광주는 예로부터 예향의 도시이고 5.18을 거치면서 인권·민주주의 상징성까지 두루 갖춘 곳으로 문화적 자산과 적극적인 시민참여를 이뤄낼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이 사업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성공시켜야 할 사업이다. 특히 부산이 '영상', 경주가 '유적문화'라면 광주는 '미래문화'에 중심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아시아문화 중심지로서 문화콘텐츠를 연구하고 교육하며 이를 교류하는 데 광주가 앞장서게 될 것이다. 광주문화중심도시 사업은 사회적·문화적으로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선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에 따라 문화산업 파급효과는 1조9000억원,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조1000억원, 관광효과 1조3000억원, 문화교육 수요창출효과 3000억원, 문화교류의 수출증대 효과 800억원 등 총 4조 7000억원과 2만200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 많은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간 문화개방은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한류는 우리가 아시아 주도적 문화생산과 수출의 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류에 대한 전망 및 향후 계획은?
"일본에서의 한류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상태다. '겨울연가'를 통해 일본이 우리의 문화를 새롭게 인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한류는 누가 누구에 대해 이긴다는 개념으로 보면 안된다. 한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이고 배타적인 문화교류가 아닌 '소통'을 통해 상대방 문화를 알아가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의 실력을 키워 공연, 전시 등에서 문화의 우월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한류의 지속과 확산을 위해 문화산업 육성기반 마련을 위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세제와 금융지원 강화를 통한 문화산업 투자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인력양성 및 공급을 통한 문화산업 제작환경 개선에도 앞장서겠다."

-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내수침체와 함께 불법복제 등으로 인해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이제 젊은이들은 팝송보다는 우리의 가요를 들으면서 자란다. 그만큼 우리의 음악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우리의 대중가수들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중국 등지에서는 우리 가요의 불법복제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창작에 대한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문화산업을 꽃피우기 어렵다. 또 저작권이 통상문제도 야기하고 있어 관련부처에서 저작권보호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부도 불법유통금지와 저작권보호조치를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재논란이 뜨겁다. 문화부는 일단 스크린쿼터제 축소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의 입장과 한국영화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해 말해달라.
"스크린쿼터제도가 그동안 한국영화 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며, 한국영화가 질적·양적으로 외형적인 발전을 크게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양한 영화의 제작과 상영은 오히려 위축되는 등 현재의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한국영화산업의 안정적 발전에 꼭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영화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지금 제도에 대한 정책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즉 독립·예술영화가 설 땅이 없다는 것이다. 블록버스터 등 헐리우드류의 영화가 언제까지 인기를 얻게 될지는 미지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던 홍콩영화만 보더라도 장르가 편협한데다가 몇 사람의 인기에 의존함으로써 그들의 인기 쇠퇴와 함께 홍콩영화도 쇠락했다. 문화부가 스크린쿼터 조정 방침과 영화계의 검토를 요청한 것은 우리 영화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계의 의견도 '스크린 쿼터 사수'로만 일치되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성에 대한 지원방안과 안정적 투자재원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영화계와 이런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대화하고 합의점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스크린쿼터 조정검토는 영화산업 도약 위한 고민"

- 외주제작 프로그램 전문방송 지상파 TV채널 설립 추진과 관련 "외주활성화도 중요하지만 고사하고 있는 기존의 케이블·위성 PP(프로그램 공급업자)들을 살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외주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성격과 추진계획은 무엇인가.
"외주채널을 설립하려는 것은 방송영상산업을 진흥시키고 국민에게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적 다원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현재 200여개의 독립제작사들은 지상파 3사의 영향력 안에 놓여있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 실험성·예술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 <채널4>의 경우 현재는 상업성으로 인해 본래의 취지가 퇴색한 감이 있지만 제3세계, 환경, 삶의 조건들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큰 공감을 얻었다.

문화부가 추진하는 외주전문채널은 모든 프로그램을 외주 제작해 최소한의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되는 편성·송출 전문 채널로 고품질 문화 프로그램, 실험적·창의적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외주전문채널은 독립제작사 외에 케이블 및 위성PP 등에게도 새로운 유통창구를 제공하므로 궁극적으로 PP의 제작역량 강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 그동안 문화부 산하 주요단체장 인사와 관련, 보수진영측에서는 역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문화계의 편가르기 사고는 바람직하지 않다.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소통, 분권, 자율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부 단체장을 비롯한 모든 인사는 창의성, 능력과 자질에 따라 이뤄졌으며 심사과정에서도 최대한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고 있다.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반발은 그동안 독점적인 지위에서 누리던 각종 혜택을 박탈당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 장관이 내정됐을 때부터 참여정부의 '언론개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돌았다. 장관이 생각하는 언론개혁 방향과 앞으로의 계획은?
"언론개혁은 필요하다. 과연 언론이 우리 사회의 소통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있는가. 국민적 통합을 위한 적절한 아젠다 설정과 국민적 논의를 유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지, 언론자유를 누리는 만큼의 책임은 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언론시장의 불공정성, 불균형성을 어떻게 고쳐나가는가가 언론개혁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언론개혁을 위해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단속해서 왜곡된 시장질서를 바로 잡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현금이나 경품 등으로 무가지를 살포하는데 메이저 3개사가 매일 160만부, 연간 120억원이 버려지고 있다. 신문공배제와 같은 유통구조를 현대화하는 작업들이 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개혁은 법률정비가 전제되는 것인 만큼 구체적인 추진은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언론발전위원회'(가칭) 구성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논의의 틀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하겠다."

- 주5일제로 국민들의 문화향유 욕구가 크게 높아졌다. 일반 국민들이 저렴하고 값싸게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은?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여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 부 주관으로 13개 부처가 참여해 '여가문화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7월초에 발표했다. 먼저 집주변에서 충분한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생활권내에 여가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나갈 것이다. 동사무소 등 지역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주말과 방학중에 사용하지 않는 공공기관과 학교시설을 개방해 주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문예회관 등에 대한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관광내수 진작을 위해 현재 연평균 1인당 12회의 관광기회를 더욱 늘리도록 하고 연간 50만명에 달하는 해외 골프관광객의 국내유치를 위해 복합레저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 고구려사 왜곡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등 해외일원에 흩어져 있는 우리 유물에 대한 조사나 관리계획 등은 없나.
"문화부는 학술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미 동북 3성 등 고구려 유적의 위치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으며, 우리의 고구려사 연구도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다. 중국, 북한학자와의 교류와 활발한 학술교류 등을 통해 고구려사가 민족사의 일부임을 이론적으로 증명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문화부 장관으로 임기중 꼭 이루고 싶다는 바램이 있다면?
"관광산업과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문화가 21세기를 이끄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문화콘텐츠 육성을 바탕으로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광활성화 등을 통해 내수 진작에도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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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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