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민독서문화진흥회에서 주최하는 제13회 ‘대통령상 타기 전국 고전 읽기 백일장 대회’ 고등부 도서목록에 대표적 친일 문인 이었던 이광수의 무정(無情)이 포함돼 있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는 문화관광부, 교육인적자원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며, 대통령상(1명), 국무총리상(1명), 문화관광부 장관상(3명)등이 걸려있다.
춘원 이광수는 평안북도 정주 출생으로, 1919년 도쿄유학생의 2·8독립선언서를 기초하는등 잠시나마 독립을 위해 힘을 쏟았지만, 1937년 수양동우회(修養同友會) 사건으로 투옥되었다가 풀려난 뒤부터 본격적인 친일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가야마 미쓰로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한 그는 대표적 친일어용단체인 조선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친일 행동을 벌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할 예정 이었던 고은빈(일산백마고 2학년)양은 이광수 작품에 포함된 것에 대해 "대통령 이름을 걸고 친일 문인의 작품을 읽으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작품에는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이 담겨있게 마련이다. 일제 시대 앞장서서 친일 활동을 했던 이광수의 작품을 읽고 글을 쓰라는 것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일제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연주(18·중국유학생)양은 "일제 시대 문학 활동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친일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단지 친일파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의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언론이 이런 논란을 크게 문제삼아 친일파와 관련된 작품을 삭제토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자가 이번 대회의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통해 "대통령상이 걸려있는 큰 대회에 대표적 친일파였던 이광수의 작품을 읽으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는가"라고 묻자, "이광수가 비록 친일파이기는 했지만, 그의 작품에는 문제가 없지 않는가. 친일파를 생각하지 말고 작품만을 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