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충남지부 2004 임시대의원대회가 21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개최됐다.
총 125명의 대의원 중 100여명이 참여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1부-임시대의원대회(상정 안건 처리), 2부-출범식 및 기념식, 3부-확대간부연수(단병호 의원 강연/신행정수도이전 열린 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대성 MPC 노조의 민주노동당 가입으로 충남지부 당원이 2천명을 돌파하게 된 데 따른 시상식도 진행됐다.
1.2기에 이어 다시 3기 집행부를 이끌어 나갈 지부장으로 선출된 이용길 지부장은 “노동자ㆍ농민ㆍ서민들이 당에 함께 참여하여 민중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주된 임무"라며 "총선 직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첫째, 당원 모두의 질적 향상과 활동하는 당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둘째, 민중운동의 중심적 지도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 셋째,2006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 것 등의 세가지 중점추진 방향을 밝힌 뒤 "전국적으로 가장 모범이 되는 충남지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의원 대회에서는 '식량주권수호를 위한 임시대의원대회 특별결의문'도 채택됐다.
이 결의문을 통해 이들은“쌀 수입 개방 문제는 단순히 수많은 농산물 중 한 작목을 개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 주권을 유지하느냐 상실하느냐의 문제”라며 “쌀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고 식량 자급률을 법제화하는 등 식량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전 당원이 함께하는 실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병호 의원 “민주노동당 의원들 절대 놀고 있지 않습니다”
단병호 의원은 초청 강연회를 통해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 야단치고 싶은 일도 있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초청한 것으로 안다"며 "3개월 동안 엄청나게 두꺼운 보수의 벽, 정치인에 대한 회의 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먼저 개혁되어야 할 곳이 국회인 것 같다. 정치인들의 본질에 대해서도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열린우리당 의원의 70% 가량이 사회 운동권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 전쟁반대 서명을 받으려 했지만 실망스런 결과를 보여줬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 법안을 위해 전 보좌진이 의원 사무실을 찾았지만 겨우 6명만 참여했다. 그 6명 중 운동권 출신은 한명도 없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개혁적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그간의 소감에 대해 말했다.
또한, 단병호 의원은 “국회만큼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곳이 없다. 교섭단체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국회의장이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투표하는 곳이 국회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상임위원회에 일방적으로 배치되었다. 양당의 교섭단체가 모든 것을 해결 한다”라며 국회의 비민주적인 운영에 대해 지적했다.
국회의원의 잘못된 권위 의식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진출함으로써 잘못된 국회의원의 권위 의식을 타파하는 데 앞장섰다. 국회의원의 권위 의식을 바꿔야 한다. 국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모든 것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는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켜야 집권이 가능하다. 가능하다 치더라도 세상을 크게 바꾸진 못할 것이다. 계급적 이해 관계가 연결된 법안은 대중투쟁과 연계해야 한다. 2006년 지방선거가 당의 진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회 운동적인 성격을 가진 정당으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더 치열한 대중적 투쟁을 실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행정수도 이전문제 대안마련위해 고심 중
이날 밤 10시 20분부터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열린 토론이 진행되었다. 발제에 나선 황기룡 정책연구원은 “공식적으로 채택된 자료는 아니다”라고 밝힌 '신행정수도 건설 방안의 문제점'이라는 글을 통해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 방안의 문제점은 “절차와 과정이 생략된 법체계와 졸속강행, 통일시대를 고려하지 않은 ‘영구수도’, 또 다른 수도권의 경기남부권, 충청북부권의 확대, 일극 집중형 수도이전은 외국의 실패사례 답습, 충청권을 제외한 강원과 영호남권 국민 소외”등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가하기 위해선 공공분야인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전국적인 분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서울의 수도가능 필수기관 유지,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전국분산 ▲수도가능 필수기관 대전 이전,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의 전국분산 등 2개의 안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 과정에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당의 명확한 입장마련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지방자치위원장인 김미희 최고의원은 “8월 10일 언론에 의해 ‘민주노동당 행정수도 반대 최종 입장’이라고 보도된 것은 논평에 대한 보도 자료가 2차 특위에서 논의된 내용보다 과장되어 발표되었기 때문다. 당원들도 의사 결정이나 토론 과정이 없이 언론에 의해 발표되었다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해 최고의원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쌀 개방 문제는 민족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 행정수도 이전문제 등 급하지 않은 문제들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계획이 3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발표하면서 지금 당장 농민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쌀 개방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 대안 마련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충청권 대책위 김양호 집행위원장은 “행정수도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인근 지역의 전세 및 임대료가 폭등했다. 지역의 서민들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남한 전체를 경제특구로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라 노동자 서민들의 삶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새만금과 고속철도 사업도 몇 배가 더 들어갔다. 행정수도이전에 대해서 충청권은 민주노동당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양호 집행위원장은 “8월 10일 언론에 의해 행정수도이전 반대가 민주노동당의 최종당론으로 보도되자 지역 언론으로부터 입장 표명에 대한 압력이 거세졌다. 대책위에서는 ‘노무현정권의 일방적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차후에 내부적인 토론을 통해서 그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언론은 내부적 논의가 다 마친 것처럼 보도했다. 그에 대한 당원들의 반발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충청권 시민사회와의 토론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충청권 시민사회가 모두 참여해서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고 있다.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지역의 시민단체와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열린 토론회는 계획된 시간을 넘겨 12시 15분까지 계속되었고 토론회에 참여한 당원들은 “구체적 대안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이용길 지부장은 “이번 열린 토론회가 앞으로의 의견 수렴 과정에 단초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시ㆍ도지부 차원에서 구체적 대안마련을 위한 당원 및 주민 토론회를 진행하겠고, 결집된 의견은 신행정수도 특위의 검토를 통해 최종당론이 나올 때까지 신중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