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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기원
등산로 부근에 사는 '청설모'란 녀석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겁도 없이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봅니다. 맹랑한 녀석이지요. 표정을 보아 하니 뭔가 못마땅한 거 같네요.

제 허락 받지 않고 사진기 들이대서 기분이 상한 눈치입니다. 그래도 사진을 다 찍을 때까지 도망치지 않은 걸 보면 제 얼굴이 <오마이뉴스>에 나오는 게 싫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사진을 찍은 후 녀석은 나무 줄기를 타고 사라진다 싶더니 금방 시야에서 벗어났습니다.

가을 산에는 청설모가 좋아하는 열매가 많습니다. 도토리도 제법 굵어졌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면 알밤도 떨어져 녀석의 먹이가 될 겁니다. 하지만 채 여물지 않은 열매라도 녀석은 맛나게 먹어치웁니다.

ⓒ 이기원
녀석이 떠난 뒤 녀석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니 도토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풋내 나는 도토리지만 녀석이 먹으려고 딴 것입니다. 풋내 나는 도토리 맛나게 먹으려는데 난데없는 사람이 나타나 카메라를 들이대니 녀석은 기분이 상했던 모양입니다.

저 도토리 그냥 두면 나중에 녀석이 와서 먹을까 궁금합니다. 까맣게 잊고 다른 도토리 따먹을지도 모릅니다. 굳이 떨어진 도토리 주워먹지 않아도 싱싱한 도토리가 나무에 지천으로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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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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