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과해동에 있는 한국공항공사 본사. 공항공사는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15개 공항을 관리하고 있다. ⓒ 양주승
정부소속기관이나 출자기관에 대해 관리감독을 해야 할 정부기관이 오히려 한국공항공사(이사장 윤웅섭)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면서 2년 전 임대료조차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김기석 의원(열린우리당·부천원미갑)이 한국공항공사에 요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소속 지방경찰청, 공항경찰대, 법무부 소속 출입국관리소, 공항 세관, 공항공사를 관리·감독하는 건교부 등이 지방항공청에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다.
이들 기관이 2002년 이후 현재까지 체납한 임대료는 32억1천여만원(25억7천여만원에 연체료 6억4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 2002년 3833억원, 2003년 1212억원 적자 기록
김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김포, 김해, 제주 등 전국 15개 공항을 관리운영하는 공항운영전문 공기업으로 지난 2002년 3월 공사로 전환되었고 당시 공항 건물에 입주한 각 국가기관들은 2002년분 임대료를 납부해야 했으나 대부분 기관이 2001년 말에 임대료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정부가 예산을 책정하면서 다음 연도 3월에 공항공사가 출범할 것을 예상하지 못해 예산 배정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고 2003년 예산에라도 미납된 임대료를 반영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고 유야무야 넘기려 예산을 배정하지 않은 것은 정부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건교부와 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예산요구를 했지만 기획예산처에서 반영해 주지 않았다고 하고 기획예산처에서는 각 기관에서 2002년도 임대료 미납분에 대해 요구하지 않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 상급기관 건교부도 4억4천만원 체납
김기석 의원은 "특히 공항공사의 상급기관인 건교부가 이러한 부당함을 기획예산처에 건의하고 타 기관들이 임대료를 납부하게끔 해주지는 못할망정 자신들이 납부해야할 임대료도 체납하고 있다"며 건교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또 "경찰청도 2003년도 임대료를 7억 3천만원가량 체납하고 있고 김해검역소는 공사 출범이후 3년간 한번도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2001년 3월 개항한 인천공항의 경우 대부분 기관이 임대료를 완납했는데 비해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2002년분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유야무야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것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