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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등에 실린 각종 정부 광고.
<조선일보> 등에 실린 각종 정부 광고.

<조선일보>를 비롯해 <동아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 등이 정부의 시민단체 프로젝트 경비지원을 문제삼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신문이 연간 수 백억원대에 달하는 정부광고를 집중적으로 수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4개 신문을 포함한 10개 중앙일간지가 지난 2000년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6개월간 걷어들인 정부광고 수입은 모두 1340억원에 달한다. 각 사별로는 중앙일보 217억원, 조선일보 195억원, 동아일보 193억원, 서울신문 171억원, 한국일보 122억원, 한겨레 110억원, 경향신문 102억원, 문화일보 89억원, 국민일보 67억원 세계일보 74억원 등이다.

조중동-서울신문 해마다 30∼40억씩... 중앙일간지 60% 차지

이는 정부광고 대행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이 최근 3년간 국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매체별 광고내역 등을 중심으로 취합한 결과다. 지난 99년 한국언론연구원과 한국프레스센터, 한국언론인금고 등 언론3단체 통합으로 재출범한 언론재단은 한국프레스센터가 92년부터 시행해온 정부광고 대행업무를 계속 맡아왔다.

'정부로부터 거액의 지원을 받고 어떻게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시민단체를 비난했던 '조중동'과 문화일보 등도 사실은 해마다 수 백억원의 '혈세'를 광고수입 명목으로 벌어들였다. 정부의 시민단체 프로젝트 지원 자체를 문제삼는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혈세'를 광고비로 챙겨온 신문사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정치권력 비판에 가장 충실해야 할 언론이 막대한 규모의 정부광고를 싣고선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기 어렵다. 특히 이들 신문은 "시민단체가 정부 보조금을 받는다면 독립성과 도덕성이 반감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식이라면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할 언론은 더더욱 정부광고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된다.

10개 중앙일간지 연도별 정부광고 신탁현황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6월까지

합 계

조선일보

58억 8924만

41억 354만

36억 7249만

35억 1096만

22억 9861만

194억 7485만

중앙일보

57억 3419만

47억 6871만

43억 4732만

42억 6679만

26억 3277만

217억 4978만

동아일보

54억 3411만

41억 7090만

37억 233만

37억 3862만

22억 8097만

192억 7311만

서울신문

41억 4381만

37억 1132만

35억 6662만

36억 5360만

20억 2677만

171억  210만

한국일보

36억   251만

27억 4871만

23억 3263만

22억 1812만

13억 3286만

122억 3483만

한겨레신문

28억 1020만

20억 1172만

21억 911만

24억 3796만

16억 1491만

109억 8391만

경향신문

26억 3441만

20억 4753만

20억 7198만

21억 3700만

13억  357만

101억 9450만

문화일보

20억 4488만

19억 8860만

18억 7931만

18억 3735만

11억 5441만

  89억  455만

국민일보

19억 17만

14억 4796만

12억 8720만

12억 8936만

  8억 1616만

  67억 4087만

세계일보

18억 7909만

14억 8542만

14억 9133만

15억 8766만

  9억 4453만

  73억 8802만

합 계

360억 7263만

284억 3061만

264억 6021만

266억 7744만

164억 552만

1340억 4653만

* (단위 : 원, 부가세 포함)

ⓒ 신미희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10개 중앙일간지는 총 267억원에 달하는 정부광고를 수주했다. 지난해 정부는 담화문, 공지사항, 정책·이미지 홍보 등 정부광고 비용으로 총 1352억원을 지출했는데, 신문에만 총 716억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10개 중앙일간지가 차지한 정부광고는 19.7%, 신문분야로는 37.3%를 차지했다.

특히 '빅3'로 불리는 이른바 '조중동'이 120억원을 차지, 10개 일간지 점유율의 절반에 육박했다. '빅3' 가운데서는 중앙일보가 4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동아일보 37억원, 조선일보 3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2000년만 해도 조선일보(59억), 중앙일보(57억), 동아일보(54억) 등으로 조선일보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1년 중앙일보가 48억원으로 1위 자리가 차지하면서 이후 계속 우위를 지켜오고 있다.

또 우리사주조합(39%) 다음으로 재정경제부(30.49%), 포스코(22.4%), KBS(8.08%) 등 정부소유 지분이 높은 <서울신문>의 정부광고 집행규모도 큰 편이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36억 5360만원으로 '조중동' 3사와 맞먹는 수준을 기록했다. 따라서 '조중동'과 서울신문의 정부광고를 합친 규모는 152억원으로 10개 일간지의 60%를 차지, 4사 비중이 압도적이다.

반면 국민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등 마이너신문 3사를 합친 규모는 지난해 47억원대로 중앙일보의 43억원대를 4억원 정도 웃도는 규모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의 정부광고 매출규모는 중앙일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조선, 정부광고 수입 상위 차지... '광고통제' 맹공도

한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등은 지난 8월 말 국정홍보처의 정부 정책광고 지침과 관련, 정부가 광고통제를 통해 언론탄압을 시도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조선일보는 8월 26일 사설을 통해 "정부광고를 홍보처가 틀어쥠으로써 정부 입맛에 따라 미운 털 박힌 언론사엔 광고를 주지 않고 우호적인 언론사엔 광고를 몰아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조선일보는 "정부광고 통제의 효과가, 독자에게 외면당해 경영이 어려운 일부 친정부 매체들에 어떻게 나타날지도 지켜볼 일"이라고 힐난했다. 또 "이미 적지 않은 기업의 광고책임자들이 비판적 신문에 광고를 내면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한 심정을 털어놓고 있다"며 "가장 비열하고 악랄한 통제수단인 광고탄압으로 잠시 효과를 보았던 정권은 그것이 키운 국민적 저항으로 붕괴됐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국정홍보처의 정부광고 관련 공문 하나를 놓고 조선일보가 광고탄압, 언론통제, 국민적 저항과 정권붕괴 등으로 보도한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 국정홍보처는 문제의 보도가 나온 직후 해당 공문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정부광고의 질을 높이고 광고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각 부처에 협조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국정홍보처의 공문을 두고 '광고·언론통제' 지침으로 몰고 간 이들 신문은 정작 해마다 적게는 15억원, 많게는 50억원대에 달하는 정부광고를 수주해왔다. 그들이야말로 정부광고의 최대 수혜자들이면서 지면에서는 '신문광고에 간섭하지 말라, 그것은 곧 언론통제'라고 목소리를 높여온 셈이다.

10개 중앙일간지 최근 4년간 매출 및 당기순이익 규모

(단위:100만원)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신문사

매출

당기순이익

매출

당기순이익

매출

당기순이익

매출

당기순이익

조선일보

475,363  

42,830

416,449  

28,347

481,743  

53,809

438,673  

23,330

중앙일보

385,221  

6,664

346,454  

-81,598

417,448  

23,799

374,733  

6,056

동아일보

358,823  

10,576

315,744  

-56,836

374,965  

755

337,626  

-17,179

서울신문

105,075  

10,518

93,976  

-47,034

97,817  

-9,471

87,341  

-15,793

한국일보

265,237  

-44,558

230,240  

33,200

224,887  

-13,731

122,854  

-54,726

한겨레신문

85,066  

741

71,256  

-3923

81,777  

139

81,798  

-2,809

경향신문

80,684  

-28,181

79,068  

-24,418

85,035  

27,480

(85,035)  

(27,480)

문화일보

59,927  

-3,660

47,634  

-16,985

50,093  

15,018

51,480  

-7,278

국민일보

41,887  

-25,746

31,533  

-4,552

39,144  

-2,973

36,933  

-5,377

세계일보

38,991  

-3,319

32,855  

6,253

35,842  

-45,358

30,212  

-2,808

* 한국언론재단 신문사 경영분석(금융감독원 자료 재작성)/경향신문 2003년 3월 결산자료

ⓒ 신미희

광고단가-효과검증 등 개선 필요... "싼 매체에 싣고 싶다"

중앙부처의 한 공보담당자는 "단순한 고지성 광고의 경우 우리는 광고비가 큰 신문에 굳이 실어도 되지 않는다"며 "그럴 경우 광고비는 저렴한 대신 광고효과가 큰 매체, 특히 인터넷신문 등에 게재하고 싶지만 관계법령 미비로 기존 관행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중앙부처의 공보담당자는 "사실 '조중동'의 광고단가는 다른 신문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이나 광고효과 대비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들 매체에서의 광고효과에 대해 희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 광고국의 관계자는 "매체별, 신문별 광고단가 책정은 여러 변수가 있다"면서 "당일 지면사정이나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서도 단가 차이가 많이 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광고단가를 밝힐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정홍보처 등 중앙정부에서 각 부처나 산하기관의 광고를 두고 간섭한 경우는 전혀 없다"며 "대부분 광고주(부처)가 선호하는 매체에 싣고 있고, 또 해당부처가 매체와 직접 접촉해서 싣는 때도 많다"고 말했다.

'빅3'에 속하는 신문사 광고국의 한 관계자는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광고효과와 단가를 측정하는 기준이 대개 발행부수를 중심으로 하는데 ABC(발행부수공사)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고, 미가입 신문사도 많아 객관적인 측정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현행 ABC 발표자료에 대한 낮은 신뢰, 신문사간 이견 문제도 꼽았다. 그는 "'조중동'은 경품·무가지 공세로 발행부수 늘리기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구독율, 열독율, 독자의 충성도 등이 광고단가에 반영될 수 있겠느냐"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문광고 집행방식에 대한 과학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효자' 노롯 톡톡히 하는 정부광고...신문사 흑·적자 좌지우지

정부광고는 신문사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액수는 그리 많지 않아도 고정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광고에 비해 경제상황을 크게 타지 않고 대금결제 등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더욱이 요즘 같이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광고는 각 신문사 광고영업의 주요 타깃이 되곤 한다.

물론 정부광고 취급 건의 80% 이상이 500만원 이하 소액광고이거나 긴급 고지성 단순 법정광고(입찰, 공람, 도시계획, 무연고 사망 등) 등이 많아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신문사별로 연간 적게는 12억에서 60억원까지 고정 수익을 올려주고 있다.

적자폭이 전년보다 늘어난 지난해 각 신문사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정부광고의 신문 기여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가령 172억원의 적자를 낸 동아일보의 경우 37억원의 정부광고가 없었더라면 그 적자폭이 200억을 훌쩍 넘길 수 있다.

또 28억원의 적자를 낸 한겨레 역시 24억원의 정부광고를 배제했다면 두 배로 적자폭이 늘어났을 것이다. 단적으로 61억원의 흑자를 낸 중앙일보도 43억원의 정부광고가 없었다면 흑자폭은 대폭 줄어들었을 것이다.

신문업계 등에서는 정부광고 집행에 대한 문제점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광고이니 만큼 신문사별 광고효과, 광고단가, 광고주(정부)의 매체선정, 매체별 광고배분 경위 등에 대한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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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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