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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7시 신촌의 한 호프집에서는 민주당의 '청춘예찬!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학생들과 함께 건배하고 있다.
7일 저녁 7시 신촌의 한 호프집에서는 민주당의 '청춘예찬!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학생들과 함께 건배하고 있다. ⓒ 권박효원

한화갑 대표 "국민들에게 정치가 생활이 되면 정치가 좋아질 수밖에 없죠. 유권자들이 똑똑해져야 정치인들을 길들일 수 있어요. 정치인이 나쁘다는 말할 필요 없어요. 표 안 주면 되거든."

최성희(25세)씨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표를 많이 못 받았잖아요?"

한화갑 대표 "그것은 입후보자 개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죠. 정치공작도 하고 전문가들도 동원하면 유리하게 (표를) 끌어오는 거거든요. 국회의원들은 봉사가 핵심이예요. 그 지역을 위해서 봉사해야지. 지역이 발전하면 (발전된 지역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거죠."

김승준(26세)씨 "지역에 대한 봉사와 국가적 대의가 상충할 때는 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인가요?"

한화갑 대표 "전국민에게 적용되는 원칙은 지켜야죠. 지역의 발전이 남의 희생이 되면 안되고."


7일 저녁 7시, 신촌의 한 호프집에서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과 20대 젊은이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국회의원의 역할을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민주당이 '청춘예찬! 젊은이와의 대화' 행사를 열고 인근 지역 대학생들과 '호프미팅'을 가진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학생과 일반시민 약 60여 명이 참여했다. 대학생들은 주로 민주당이 신촌지역 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보낸 공문을 보고 참여했고, 일반 시민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를 이뤘다.

지난 총선 당시 서울지역에 출마했던 후보들도 대부분 참석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나가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건배를 했는데, 이는 "나라를 위하고, 가족을 위하고, 자신을 위하자!"는 뜻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표정 환해진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

7일 저녁  민주당의 '청춘예찬!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한 이상열 의원이 대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네덜란드에서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저번 나이바이반크(20세)씨가 앉아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도 의원들과의 모임에 참가한 적이 있다"며 "한국정치에 더 관심을 기울이려 한다"고 말했다.
7일 저녁 민주당의 '청춘예찬!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한 이상열 의원이 대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에는 네덜란드에서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저번 나이바이반크(20세)씨가 앉아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도 의원들과의 모임에 참가한 적이 있다"며 "한국정치에 더 관심을 기울이려 한다"고 말했다. ⓒ 권박효원
이날 행사에 참가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50년간 야당의 맥을 이어오면서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유일한 정당"이라며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 총선 당시 노원을에 출마했던 임래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은 "민주당은 101석에서 9석의 꼬마정당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고, 21세기를 떠맡아 나아갈 신생정당으로 이번 선거에서 무려 9석을 받았다"고 발언해 다른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내가 민주당 직원이니 나도 민주당 식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만학도 김우종(한양대 의학과 3년)씨는 "지금 민주당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희망이 있다"며 "앞으로 정치가 제 갈 길을 가는 데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의 뜨거운 격려에 개원 이후 줄곧 소수정당으로서 설움을 겪어왔던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오래간만에 환한 표정이었다.

유종필 홍보위원장은 한화갑 대표에게 "지난 1일 관광차 금강산에 갔는데 공안원이 '노무현 선생 배신으로 민주당이 안됐다'며 '한화갑 선생은 어떤 분이냐'고 묻길래 김대중주의자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은 열매만 많지 뿌리없는 나무고, 우리는 열매가 없어도 뿌리가 튼튼한 나무"라고 강조했다.

한화갑 대표도 기분좋은 표정으로 "대학다닐 때 이화여대 정외과 학생들과 미팅을 했는데 '메이퀸'도 나왔더라"며 "(당시 미팅 상대와) 몇 번 만났는데, 이쪽에 오면 그 생각이 난다"고 대학생들에게 자신의 학창시절을 들려주었다. "그때는 맥주가 고급술이어서 대학생들은 먹기 어려웠고 주로 무교동에서 낙지찜에 막걸리를 마셨다"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이상열 의원은 "젊은이들을 만나니 나도 젊어지는 것 같다"며 "나는 71년도에 대학에 다녔는데, 요즘 대학생들은 생각이 리버럴하고 표현도 거침없고 합리적이고 탈권위주의적인 것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보다 차분한 대학생들 "보여주기식 이벤트 아니냐"

1시간 만에 호프집을 나서며 문앞에 붙은 종이에 글을 남기는 대학생. 이 학생은 "왜 민주당이 이렇게 군소정당이 됐는지 공부 좀 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같은 생각으로는 다음 선거에서도 기대되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1시간 만에 호프집을 나서며 문앞에 붙은 종이에 글을 남기는 대학생. 이 학생은 "왜 민주당이 이렇게 군소정당이 됐는지 공부 좀 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같은 생각으로는 다음 선거에서도 기대되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 권박효원
반면 지지자들과 달리 대학생들은 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 신혜림(홍익대 국문과 1년)씨는 "정치는 저와 멀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정치를 가깝게 느끼겠다"고 말했다.

김광진(명지대 정외과 2년)씨는 "대통령 탄핵안 통과 당시 그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었을 때, 민주당은 멈추는 용기가 필요했는데 무리하게 (탄핵을) 주장했다"며 "다음에는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일을 추진하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다 직설적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도 있었다. 한 대학생은 1시간만에 자리를 나서며 "공짜술 먹겠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보여주기식 이벤트에다가 의원들과 말도 통하지 않아 술맛이 안난다"고 말했다.

최윤석(명지대 정외과 4년)씨는 "한화갑 대표님이 9석 이끌고 고생 많이 하시는데 안타깝다"면서도 "선거 참패의 원인을 민심 탓으로 돌리는데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냐"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최씨는 "의원이나 당직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말을 하면 술잔을 돌리고 '대학생이니까 현실정치를 잘 모른다'고 하더라"며 "대화하지 않을 거면 행사는 뭐하러 했냐"고 비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의원도 만난 적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자기 아집이 강했다"며 정치인들에게 "열린 마음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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