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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입원환자에 대한 간병서비스 제공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환자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 간병비용이 사회적 간접비용을 포함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사실은 건강세상네트워크(이하 건강세상)가 지난 7월 암 환자를 대상으로 간병실태를 조사한 결과 입원 환자에 대한 간병부담이 환자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이 조사 결과 암환자에 대한 간병은 89%가 가족들이 하고 있고 평균 2.9명(부모 배우자 자녀 등)이 간병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와 [2002년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이용하여 200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입원 환자 중 간병인 이용으로 인한 환자 가족의 비용부담액을 추계한 결과 약 173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건강세상 관계자는 1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여기에 환자 가족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간병에 대한 사회적 비용(직장인 휴직시 인건비, 식사비, 교통비, 간병 필요물품 구입비 등)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연간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추계는 큰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원인은 ① 급성기 의료서비스에서 간병서비스를 간호사의 임무로 규정하여 '간병인'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 ② 이에 따라 건강보험에서도 '간병'에 대한 비용에 대하여 별도의 급여를 적용하고 있지 않은 점, ③ 병원에서 환자간병에 대한 별다른 대책없이 간호사 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점, ④ 보건복지부가 지금까지 급성기 의료서비스에서 환자 간병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정책대안을 수립하지 않은 점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첫째, 급성기 의료서비스에서 '간병인'을 제도권 안으로 흡수하는 방향에서 대안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미 우리나라에는 약 1700여 개의 간병인 소개소에 약 3∼5만여 명의 간병인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제도권 밖에 둘 수 없는 문제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제도권 안으로 흡수함과 동시에 '간병인'의 자격, 교육과정, 서비스의 질 관리 등이 정부의 주관 하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셋째, '간병'에 대하여 건강보험 수가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급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넷째, 병원이 간병인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하고 환자에게 간병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건강세상 관계자는 " 이와 같은 방향에서 간병에 대한 대책이 수립되어야 환자가족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간병서비스에 대한 질적인 관리가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건강세상은 향후 이와 관련하여 제도개선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에 촉구하고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환자가족들에게 간병으로부터 쉼과 여유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병봉사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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