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신안군은 의회 승인 후 추진키로 한 신청사 건축설계와 부지매입 작업을 착수하지 못한 채 5개월째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계획대로 한다면 부지매입을 끝내고 오는 청사를 11월 착공해 오는 2006년 5월 완공해야 한다.
지난 16일 열린 임시회에서 양영모 의원은 질문을 통해 "청사이전은 주민 모두 공감하지만 현재 압해도가 육지와 연결되지 않아 접근성 문제 등 제반사항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어 "이전지역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객관성 시비를 낳고 있다"며 "군청사 이전 작업을 공개적인 방식을 통해 원점에서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군 당국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길호 신안군수는 "청사 이전지역 부동산 투기 방지차원에서 보안을 유지했을 뿐 후보지 선정 전부터 의회와 합동조사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당초 계획대로 청사를 압해도 신장리로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군의회에서 청사이전 관련조례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신안군은 압해도 신장리 일대 1만 200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3000평 규모로 청사를 건립하기로 했으며, 사업비만 197억원을 책정해 놓고 있다. 군비 75억원과 군소유 재산매각을 통해 38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84억원은 지방채를 발행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안군은 재정자립도가 7.1%로 전국 234개 지자체 가운데 최하위로 재원마련이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군청사 이전사업이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군비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서 자산매각이나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법은 결국 주민들에게 부담을 안겨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업비 확보 최대 과제
예산을 청사이전사업에 투입할 경우 크고 작은 주민숙원사업 등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사업비 197억원은 군청사를 건립하는 데만 드는 비용이고, 신안군이 유관기관 이전을 위한 부지마련 등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해 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설령 군청사가 차기 지방선거를 앞둔 2006년 5월 완공되더라도 나머지 13개 읍면 주민들이 새 군청 소재지인 압해도와 접근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첫째, 공사 중인 목포와 압해도를 잇는 압해대교(길이 1.84㎞)는 당초 2005년 6월말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공정률은 36%에 불과해 교각공사만 완료돼, 사실상 내년 완공은 어렵게 됐다. 신안군은 압해대교 사업비 확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완공은 오는 2008년쯤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2006년 군청사가 압해도로 이전하더라도 섬 주민들은 다시 배를 이용해 군청사를 방문할 수 밖에 없어 오히려 목포시내에 위치한 것보다 더 많은 불편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 신안군 14개 읍면 가운데 지도읍과 임자, 증도를 제외한 하의·장산·안좌·흑산 등 나머지 10개 면은 목포항을 오가는 선박항로를 통해 육지를 왕래하고 있다. 이들 섬과 새군청 소재지인 압해도를 연결하는 대책, 즉 항로변경과 여객터미널 등 항만시설이 압해도에 들어서지 않을 경우 주민들은 목포를 거쳐 다시 압해도로 가야 하는 이중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신안군 청사는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주민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이에 따른 숙제를 안고 있어 군의회가 승인을 하더라도 이전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신안군은 지난 69년 무안군에서 분군될 당시에는 인구가 17만5000여명에 달했으나 인구가 작년말 현재 5만명으로 격감하는 등 의료와 교육 등 생활불편 때문에 주민들의 이도현상이 극심한 실정이다.
신안군에 따르면 오는 2010년에는 전체 인구가 3만여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군세 유지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