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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스페인계 간부회의 모임에 참석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15일 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스페인계 간부회의 모임에 참석 손을 흔들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15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에서 선거연설후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15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에서 선거연설후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P/연합뉴스

민주당과 공화당이 지난 7월말과 8월말 전당대회를 마침에 따라 이제부터는 양당 모두 그야말로 피말리는 표계산을 해야 할 시점에 들어섰다.

이번 선거는 이라크 전 공과, 동성결혼 문제 등 대형 쟁점으로 미국인을 찬반 진영으로 확연히 갈라놓고 있는데다, 선거 막바지에 이를수록 후보자들의 당락을 결정해온 경제문제와 의료보험 및 복지문제 등이 선거전을 치열하게 만들 것으로 보여 승자에 대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한 후보가 적어도 10%P 이상 계속해서 앞서가지 않는한 특정 후보의 우세를 쉽게 보도하지 않는다. 한 후보가 3~4%P 정도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것은 '박빙'으로 해석된다. 보통 3~4%P 오차 한계를 계산에 넣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가 5~7%P정도 앞서고 있을 경우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며 조심스럽게 해석하고 있다. 투표율이 낮은데다 실제 투표 당일 어느 당 지지자가 더 많이 동원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단순 지지율로는 승자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선거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큰 요인은 미국의 선거제도가 선거인단이 하는 간접선거를 통해 승자를 가린다는 데 있다. 아무리 전국 지지율이 앞선다 하더라도 선거인단 수에서 상대보다 뒤진다면 낙선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고어가 전체 득표율에서 50만표 이상 앞서고도 부시에게 진 것은 바로 선거인단 수에서 뒤졌기 때문이다. 당시 부시는 남부와 중부의 공화당 주를 확보해 놓은데다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등 선거인단 수가 많은 접전지역에서 고어를 꺾어 승리했다.

이 때문에 특정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승기를 잡고 있는 지지율 두자리 수의 주를 확보하고,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리 수에 머문 주요 전략 지역에서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양당 체제가 확고한 미국에서는 51개 주 가운데 30여 개 주는 이미 승패가 거의 결정되어 있는 상태다. 두 후보는 나머지 21개 접전 지역 주에서 자웅을 겨뤄야 한다.

초강세 지역서 부시 152명-케리 153명 확보... 21개 접전지역 관건

9월 13일 현재 후보별 초강세 및 접전주들
케리 초강세
(11개주)
부시 초강세
(19 개주)
접전지역
(21개주)
선거구 선거
인단수
선거구 선거
인단수
선거구 선거
인단수
캘리포니아 55 텍사스 34 플로리다 27
뉴욕 31 조지아 15 펜실베이니아 21
일리노이 21 인디애나 11 오하이오 20
매사추세츠 12 애리조나 10 미시간 17
메릴랜드 10 앨러배마 9 뉴저지 15
코넷티컷 7 루이지애나 9 N.캐롤라이나 15
로드아일랜드 4 켄터키 8 버지니아 13
하와이 4 S.캐롤라이나 8 워싱턴 11
워싱턴 D.C 3 오클라호마 7 미주리 11
버몬트 3 미시시피 6 테네시 11
델라웨어 3 캔자스 6 미네소타 10
    유타 5 위스콘신 10
    네브래스카 5 콜로라도 9
    아이다호 4 아이오와 7
    와이오밍 3 오레곤 7
    노스다코타 3 아칸소 6
    알래스카 3 W. 버지니아 5
    몬태나 3 뉴멕시코 5
    사우스다코타 3 네바다 5
        메인 4
        뉴햄프셔 4
총 153 명 총 152 명 총 233 명
ⓒ 김명곤
미국 전체 선거인단수는 총 538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최소한의 선거인단 수는 270명이다. 각 주는 인구 비례에 따라 선거인단 수가 다르다. 예를 들어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는 선거인단이 55명인데 반해 알래스카 등 인구가 적은 주들은 선거인단이 단 3명이다. 유효 투표에서 단 한표라도 앞선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몽땅 차지하게 된다.

각 주에 대한 판세분석에서는 지난 선거를 비롯해서 과거에 어느 당 후보를 지지했는지가 중요하다. 양당 제도가 굳어 있는 미국에서는 개인들의 지지 성향뿐 아니라 각 주별로도 지지 성향의 차이가 수십년간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지난 수개월간 각 주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율 추이다. 특히 후보별 지지율 추이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이라크 전, 경제 등 현안 문제들이 각 후보 지지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부시가 확실하게 이기고 있는 '부시 초강세 주'(두자리 수 승리)는 텍사스를 비롯해 19개주로, 총 선거인단수는 152명에 이르고 있다. 반면 '케리 초강세 주'는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포함한 11개주로, 총 선거인단 수는 153명이다. 결국 두 후보는 거의 동등한 조건에서 나머지 21개 주를 공략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표 참조).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이들 21개주에서 부시와 케리 양 후보는 각 주에서 어떤 지지도 추이를 보이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괄호안은 선거인단수).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네바다]
부시 약한 상승세 속 혼선


우선 지난 대선에서 '문제아'였던 플로리다(27)는 이번 대선에서 다시 최대의 문제지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플로리다는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 3월부터 9월 12일 현재까지 전체 주 가운데 가장 많은 40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정도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월 3일 <조그비>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실시한 플로리다 여론조사(표본수 1679명 오차한계 ±3)에서는 케리가 부시에 0.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에 앞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실시된 다섯 차례 여론조사에서 부시는 한차례 비기고 5차례 모두 근소한 차이로 케리를 이겼다.

한편 지난 7월과 8월에 실시된 22차례 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9차례 이겼고 케리는 11차례 이겼다. 케리의 11차례 승리 중 3차례는 오차 범위를 벗어난 것이었으나,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부시를 이겼을 만큼 일대 혼전을 벌여 왔다.

두차례 허리케인으로 경황이 없는 탓인지 플로리다 지역에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여파가 크게 미치지는 않은 듯하다. 일각에서는 부시가 연방정부 지원금을 챙겨들고 플로리다를 자주 방문해 앞으로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허리케인 피해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플로리다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시간이 지나보아야 알게 될 것 같다.

펜실베이니아(21)는 지난 6월 이후로 실시된 20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13차례나 오차 범위를 벗어나 이겼다. 부시 진영은 펜실베이니아에 엄청난 광고를 하고,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첫 유세지를 펜실베이니아로 잡을 만큼 적극 공략을 펼쳤다. 그래서인지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4차례 여론조사에서 비록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부시가 각각 1%P·1%P·3%P 차로 3번 승리했고, 케리는 단 한차례 2%P차로 승리해 민주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고어가 부시를 4.2%P 이긴 펜실베이니아 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하고, 지난 5월에 펜실베이니아 민간인이 이라크에서 비참하게 참수를 당한 이후 여론이 썩 좋지 않아 부시의 약한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선거인단이 작은 주인 네바다(5)도 지난 5월 이후 0.6%P~3%P 사이에서 부시와 케리가 각각 6차례씩 승리해 일대 혼전 중이다.

[오하이오·위스콘신·웨스트버지니아]
케리 우세→부시 우세


미국에선 대선과 관련하여 오가는 속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오하이오(20)를 이기지 않고는 백악관에 입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하이오는 양 후보 모두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공화당 전당 대회 직전까지 30차례 여론조사에서 19차례를 케리가 이겼고 부시가 12차례를 이겨 케리의 '약간 우세'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공화당 전당대회 후 4차례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전승을 거두었다. 특히 전당대회 직후 벌어진 조그비 여론조사에서는 무려 10.9%P나 케리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케리 측을 당황스럽게 했다. 미국 언론들은 중부 주들 가운데 실업률이 가장 높은 오하이오가 이번 대선에선 케리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으나, 최근 조사에서 부시가 3%P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는 부시가 고어에 3.5%P를 더 얻었다.

중서부 지역 주들 가운데 취업률이 가장 높은 위스콘신(10)은 최근 들어 부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대선에서 고어가 부시를 0.2%P차로 이겼을 정도로 대 혼전 지역이었던 위스콘신은 지난 3월 이후 공화당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일주일 전까지 20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3차례를 케리가, 6차례를 부시가 이겨 '케리 우세' 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후 7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6차례를 승리하고 케리가 단 한 차례 승리해 부시 우세지역 중 하나가 됐다.

웨스트버지니아(5)는 전당대회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케리에 두차례 모두 승리를 안겨 주었으나, 이후 실시된 두차례 여론조사(조그비&월스트리트저널 공동)에서 각각 7.8%P, 9.0%P로 부시가 케리를 여유 있게 이겨 부시 우세로 바뀌었다.

[미시간·뉴저지·미네소타·워싱턴·이이오와·오레곤·뉴멕시코·메인·뉴햄프셔]
케리 우세 지속


지난 6일 존 케리 미국 민주당대통령후보가 웨스트 버지니아 레이신에서 노동절을 맞은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있다.
지난 6일 존 케리 미국 민주당대통령후보가 웨스트 버지니아 레이신에서 노동절을 맞은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고있다. ⓒ AP/연합뉴스
<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의 고향인 미시간(17)은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가 별로 안 먹히는 지역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기간과 직후 실시된 두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각각 4%P(라스무센)와 6.6%P(조그비&월스트리트저널) 차이로 부시를 이겼다.

특히 지난 6월 1일 이후 실시된 20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전승을 거두었는데 이 가운데 오차범위를 벗어나 이긴 것이 12차례나 됐다.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미시간은 케리가 이긴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케리의 초강세 지역인 뉴욕의 영향권 아래 있는 뉴저지(15) 역시 케리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두차례 여론조사(라스무센, 스타레저)에서 종전 두자리 수 승리에서 상당히 후퇴하기는 했지만 각각 4%P씩 케리가 승리해 여전히 '민주당 동네'임을 보여 주었다.

특히 지난 4월 20일 이후 실시된 15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전승을 거두었는데, 이 가운데는 7차례 두자리 수 승리를 포함해 12차례나 오차 범위를 벗어나 승리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고어가 무려 15.9%P 차이로 부시를 따돌린 바 있다.

'민주당 선조들의 고장'으로 알려진 미네소타(10)는 지난 대선에서 고어가 부시에 겨우 2.4%P차이로 이겼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곳이다. 3월 이후 22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두번 비긴 것 외에는 전승을 거두었고, 이 가운데 12차례는 오차 범위를 벗어나서 이겼다.

하지만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한 차례 비기고(CNN&갤럽), 다른 한 차례를 1%P(스트래티직 비전)로 이겨 케리 측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9월 7일~13일까지 <스타트립> 여론조사에서는 9%P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단 케리 측을 안도하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장 워싱턴 주(11)는 지난 2월 이후 총 25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전승을 거둬 '케리 강세'주로 분류되어 왔다.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에 실시된 2차례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8.5%P, 8%P차로 케리가 여유있게 승리했다. 전당대회 직후 한때 부시가 2%P 차이로 케리를 따라잡기도 했으나, 9월 9~13일 실시한 여론조사(ARG)에서 케리가 다시 크게(7%P) 앞섰다.

아이오와(7)는 지난 24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단 두 차례만 부시에 뒤졌고,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로도 계속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레곤(7) 역시 지난 6월 이후 8월 말까지 실시된 12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전승을 거두고 있었으나, 전당대회 직후인 9월 1일 여론조사(라일리 리서치)에서 부시에 1%P 뒤졌다. 그러나 곧이어 9월 2일 실시된 <조그비> 여론조사에서 10%P 차이로 케리가 크게 앞섰다.

뉴멕시코(5), 메인(4), 뉴햄프셔(4) 등은 케리가 오차 범위를 약간씩 벗어나며 우세가 계속되고 있어 현재로는 케리의 낙승이 예상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테네시]
부시 우세 지속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에드워즈의 고향 노스캐롤라이나(15)는 접전주이지만 부시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3%P 차이까지 따라붙기도 했지만, 이후 계속된 조사에서는 4%P~10%P까지 뒤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부시에 승리를 안겨주는 등 워낙 공화당세가 강해 케리가 이 지역에서 이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이후 실시된 17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단 한차례도 부시를 꺾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세가 강한 버지니아(13)는 지난 6차례 여론조사에서 모두 부시가 승리해 부시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만 오차 범위를 벗어나 이겼고, 4차례는 2%P~4%P의 차이로 간신히 케리를 따돌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부시가 7%P 차이로 고어를 이긴 바 있다.

스모키 마운틴의 고장 테네시(11)는 지난 2월 이후 실시된 13차례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9차례, 케리가 3차례 이겼다. 이 가운데 6차례는 오차 범위를 벗어나 '부시 강세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직후 실시된 조사에서는 9.6%P나 케리에 앞섰다.

[콜로라도·미주리·아칸소]
이상 현상을 보이는 주


전통적으로 '공화당 주'인 콜로라도(9)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는 주들 가운데 하나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단 세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각각 9%P, 5%P, 5%P차로 케리를 이겼으나 8월에 실시된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는 모두 동률을 이뤘다.

케리 진영에 고무적인 것은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9월 3일 치러진 <조그비>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부시에 1%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 지난 대선에서 부시가 고어에 9.4%P나 이긴 것과 비교하면 케리는 이곳에서 대약진을 이루고 있는 셈인데, 이는 케리의 출생지라는 점이 작용한 듯하다. 케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과거 공화당 강세 지역인 점을 고려, 조심스럽게 부시의 우세를 점치는 분석가도 있다.

미주리(11)도 이번 대선 게임에서 이상을 보이고 있는 주다. 3월에서 6월 말까지 실시된 7차례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케리를 6차례 이겼고, 케리는 단 한차례만을 이겼다. 그러나 7월 들어서는 8차례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5차례 이겼고, 부시는 2차례 이겨 '케리 우세'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이후 9월 12일까지 8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6차례, 케리가 2차례 이겼다.

흥미로운 것은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 9월3일부터 6일까지 실시된 CNN여론조사에서는 부시가 케리에 무려 14%P를 앞서고 있었는데, 지난 9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겨우 2%P를 앞섰다는 것. 그러나 부시는 5차례를 오차범위를 벗어나 승리한 반면, 케리는 단 한차례도 이 같은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아직은 부시의 약간 우세가 점쳐지는 곳.

클린턴의 고향 아칸소(6)는 지난 7월 이후로 9차례 여론조사에서 7차례를 부시가 이기고 케리는 단 한차례 이기는데 그쳤다. 그러나 부시가 전당대회 직전 단 한 차례만 오차 범위를 벗어나 이겼을 뿐 3%P 이상을 이겨 본 적이 없다. 전당대회 직후 9월 3일 실시된 <조그비> 여론조사에서 케리를 1.7%P차로 이겼다. 클린턴 부부의 인기를 업고 여차하면 뒤집어질 곳 중 하나가 바로 아칸소이다.

일단 상승세 잡은 부시... 치열한 공격과 수성

지난 13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머스키건 카운티 공항에서 열린 대선유세중 연설 시작에 앞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지난 13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머스키건 카운티 공항에서 열린 대선유세중 연설 시작에 앞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접전 주들의 판세 분석을 종합해 보면 지난 8월 중순께까지 '케리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오하이오, 위스콘신, 웨스트버지니아가 '부시 우세'로 바뀐 점이 가장 눈에 띈다. 결국 남은 40여 일 동안 부시가 이 지역의 우세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앞서 계산한 부시 초강세 지역 선거인단 152명에 이들 3개 지역 선거인단 35명을 합하면 187명이 된다.

여기에다 우세가 지속되는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테네시와 아직은 부시 약간 우세를 보이는 콜로라도, 미주리, 아칸소 등의 선거인단 65명을 합하면 부시의 선거인단 수는 252명이 된다.

반면 케리의 선거인단 수는 초강세 지역 선거인단 수 153명에 케리 우세 지속지역인 미시간, 뉴저지, 미네소타, 워싱턴, 이이오와, 오레곤, 뉴멕시코, 메인, 뉴햄프셔 등의 선거인단 수인 80명을 합하면 총 233명이 나온다.

케리에게는 부시에게 넘어간 오하이오 등 세 개 주와 선거인단이 많은 플로리다를 끌어와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는 콜로라도, 미주리, 아칸소을 자기 쪽으로 어떻게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다.

남은 40여 일, TV토론 최대 관건

양당은 남은 40여일간 투표율과 부동층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선거당일 '자기 식구'를 더 많이 동원하는 일과 부동층의 표심을 움직이는 일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에 비해 인지도가 약한 것을 감안해 '긍정적 이미지 심기' 및 '방어적 대안제시'를 주로 해오던 케리는 최근 부시의 군대경력 등을 다시 들추어내며 강력한 네거티브 선거전략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케리 진영은 지난 대선에서 억울하게 부시에게 패한 앨 고어와 케리의 든든한 후원자인 케네디 상원의원을 동원해 이라크 침공 등 부시 정권의 부도덕성을 맹렬하게 공격하는 양동 작전도 구사하고 있다. 케리 진영은 특히 최근 이라크 전 미군 전사자가 1천명을 돌파하며 일부 언론이 다시 이라크 전 공과를 들고나오자 이를 기회로 공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시는 9·11 테러 3주기를 맞아 이라크전과 테러전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단호함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내세우는 한편, 케리의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과거 의회 동을 샅샅이 들춰내며 끊임없는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부시는 지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케리를 공격하는데 크게 공헌한 조지아주 민주당 상원의원 출신 젤 밀러를 대동해 접전지역을 돌며 부동층을 공략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의 가장 큰 관심은 오는 30일부터 벌어지는 텔레비전 토론에서 여론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것이다. 3차례 걸친 토론에서 부시가 내세울 4년 재임기간의 공적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정치적 주장과 미래의 청사진이 불확실하다는 점에 대해 의심을 받고 있는 케리가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인지에 눈길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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