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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문화관광부에 대한 국회 문광위의 국정감사에서 정동채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4일 문화관광부에 대한 국회 문광위의 국정감사에서 정동채 장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당이 언론개혁 입법화 저지에 총력전을 벌일 조짐이다.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4일 문화관광부를 대상으로 시작되는 첫날 국정감사에서 신문개혁 입법화와 관련, 공동 질의문을 발표했다.

한나라당 문광위원 9명은 이날 신문시장 구조개선과 소유지분과 시장점유율 제한, 편집권 독립, 신문-방송 겸영 허용, 신문고시 규제완화, 신문광고 제한, 언론분쟁조정관련법, 경영회계자료 보고의무화 등의 문제점을 제기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는 시민단체 입법청원안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신문법 제정안의 핵심 내용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특히 별도의 언론개혁안을 발표하지 않았던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번에 당론 차원의 대응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안보다 비판 위주로 이뤄진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박 논리가 큰 설득력을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더욱이 신문고시 규제완화, 신문-방송 조건부 교차소유 허용, 언론사 겸영 추진 등은 그동안 시민·언론단체와 언론학자 등이 주장했던 언론개혁 방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낳을 전망이다.

또 한나라당 의원들은 위헌소지, 효과미비를 내세워 신문사 소유지분과 시장점유율 제한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편집권 독립 제도의 법제화도 바람직하지 않은 조처로 보고 있다. 시민단체가 청원한 신문광고 제한과 언론분쟁조정관련법, 경영회계자료 의무보고 등이 언론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국정감사 시작을 앞두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마주 앉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정감사 시작을 앞두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마주 앉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소유지분·시장점유율 제한은 위헌소지... 겸영허용으로 신문산업 발전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흥길 의원은 적자운영, 질적 수준 하락, 과점 논란, 불공정거래 행위, 전근대적 유통질서 등 신문시장의 총체적 난국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대책을 추궁했다. 고 의원은 "신문시장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중요하다"며 "소유지분과 시장점유율 제한 등 무리한 법제화 시도는 위헌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시장 체질개선 방안으로 ▲정간물 유통 전문회사 설립을 통한 배달시스템 개혁 ▲신문광고 부가세 3% 신문발전기금 조성 ▲무가지·경품비율 현실화 ▲정간물의 ABC가입 의무화, 가입요건 강화 ▲신문-방송간 조건부 교차소유 허용 ▲정간물 구독료 소득공제 등을 제안했다.

박형준 의원도 언론사 겸영허용이 신문산업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과점방지와 여론다양성 확보를 위해 신문-방송의 겸영허용을 적극 검토할 시기가 됐다"며 "신문개혁은 합병금지, 신문-방송의 겸영금지 조항 개정논의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은 지난달 언론개혁 입법안을 청원한 언론개혁국민행동을 '친여 시민단체'로 규정한 뒤 "신문사 소유지분제한은 사유재산권 침해로 위헌요소가 있으며 사기업 신문과 공공재인 방송을 같은 위상에 놓고 보는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재웅 의원 역시 "현행 공정거래법보다 상향조정된 시장점유율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의 제한"이라고 거들었다.

시민단체의 개혁입법 청원안에 대한 반발은 계속 이어진다. 최구식 의원은 "편집권 독립은 법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되고 언론내부에서 자율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도 "광고는 신문품질의 문제이고, 독자가 선택하는 것인데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지나친 침해"라며 "독자위원회 의무화도 편집권 침해 소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정종복 의원은 언론분쟁조정관련법이 언론검열과 언론자유 침해, 지나친 처벌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병국 의원은 신문기업 경영투명화를 위해 제안된 언론사 경영자료와 사업정보의 보고 의무화가 국가의 언론통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신문다양성위원회 설치나 신문유통공사 국고지원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직접 신문의 시장점유율을 조정하고 신문판매망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국가의 신문통제를 합법화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대신 ABC가입 의무화를 제안했다.

이계진 의원은 현행 규정대로 시행된다면 신문시장의 불공정거래는 시정될 수 있다며 신문고시 강화론에 반대했다.

문광위 국감현장 '먹통'... 스피커시설 부실로 기자들 원성

국정감사 첫 날인 4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감 현장은 준비부실로 오전 내내 혼선을 빚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문화관광부 청사에서 시작된 문화부 국감은 최악의 사태를 빚었다. 5층 국감현장과 동떨어진 7층에 마련된 기자실은 비좁은 공간과 좌석 부족으로 30여명의 기자들이 두시간여를 헤매야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감현장과 기자실을 연결하는 방송시설. 국감 현장과 다른 층, 다른 장소에 설치된 기자실에서 현장중계는 취재의 필수. 그러나 방송시설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기자들은 5층 국감현장으로 부리나케 뛰어가야만 했다.

기자들의 거센 항의에 문화부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스피커 시설을 대체했지만 1시간이 넘는 동안 취재를 제한받아야 했다. 결국 문화부 국감 기자실은 오전 10시 반이 넘어서야 정상화 됐다. 그동안 질의를 이미 마친 고흥길,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들은 기자실로 올라와 구두로 추가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문화부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부실한 언론정책(한나라당)과 문화정책(열린우리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렇다면 부실한 국감준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디서 물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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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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