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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단위 종합리조트를 표방한 강원랜드가 그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운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강원랜드 홈페이지

공익목적의 국책사업으로 시행된 내국인 카지노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애초 취지보다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탕진, 도박중독 등 부작용으로 각종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는 실태가 공개됐다.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4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문화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강원랜드 영업장 이용실적에 따르면 메인카지노 개장일인 지난해 4월 18일부터 지난 8월말까지 VIP 상위 100인의 도박자금 규모는 1조3794억원으로 집계됐다. 강원랜드는 정부재출자기관이다.

VIP 100명 판돈 1조3794억원, 2834억원 탕진..133억원 잃은 사람도

이들 중 가장 돈을 많이 잃은 사람의 경우 576억원의 도박자금으로 133억원을 잃었다. VIP영업장의 도박시간은 모두 9만8086시간으로 1인당 평균 981시간씩 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유치용 식·음·숙박·교통 무료서비스인 '콤프' 누적액은 무려 292억원에 달했다.

반면 일반영업장의 경우 상위 100인이 잃은 도박금액은 856억원으로 VIP영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도박자금 731억원에 비해 잃은 돈이 훨씬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총 도박시간은 29만 4116시간, 1인당 평균 도박시간은 2941시간으로 VIP 영업장의 3배에 달했다. 특히 가장 많은 도박시간을 기록한 사람은 모두 5309시간으로 이는 개장일부터 지난 8월말까직 하루도 거스르지 않고 매일 10시간씩 도박을 해야 가능하다.

VIP영업장의 연간 이용객은 강원랜드 총 이용객 239만 8926명의 2%대인 5만 700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액은 강원랜드 총매출액 1조 286억8500만원의 35% 수준인 3594억8600만원에 이르렀다. VIP영업장 1인당 1일 평균 소배액도 633만원에 달해 일반영업장 29만원의 21배에 달했다.

VIP영업장의 정식회원이 29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VIP영업장 상위 100인의 도박규모가 실제 강원랜드 VIP영업장 규모가 된다. 따라서 가족단위 종합리조트를 표방한 강원랜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운영이 되고 있는 셈이다.

강원랜드 콤프로 1000억원 이상 지출..도박중독 심화 우려

강원랜드가 지난 2002년부터 지난 6월말까지 2년간 지출한 콤프 비용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콤프란 고객유치 식·음·숙박·교통 무료서비스를 말한다.

강원랜드는 '카지노업 영업준칙' 제3조에 의거, 메인카지노 부대시설과 골프텔 부대시설, 테마파크 부대시설 등 임대업장을 제외한 강원랜드 전 시설에서 콤프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등록된 지역업체에서도 콤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규모로 제공되고 있는 콤프비용은 내국인에 대한 제공의 타당성과 법적 근거 등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즉 외국인의 재방문 유치용인 콤프가 내국인의 도박중독 유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

이경숙 의원은 "외국인전용 카지노 고객을 대상으로 재방문을 유도하여 지속적인 외화획득을 위해 도입된 콤프서비스를 내국인을 대상으로 1000억원이 넘게 제공한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반대했다. 또 이 위원은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규율하기 위해 마련된 '카지노업 영업준칙'이 내국인전용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가산탕진, 도박중독은 부실한 감독에서 비롯

이 의원은 "강원랜드 카지노의 부작용이 문화부의 부실한 감독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 뒤 카지노감독위원회 조기설립과 함께 적정 출입일수 제한, 배팅금액 하향, 영업휴장시간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배팅최고한도액의 경우 현재 2000만원 이상(VIP영업장), 400만원 이상(일반 영업장)을 잃는 사람이 상당수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1인당 1회 10만원 이하로 조정할 것을 이 의원은 주장했다. 또 현재 4시간으로 축소된 영업휴장시간은 6∼8시간 이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제시됐다.

이어 사이드배팅의 즉각 금지, 개인별 ID카드 도입으로 연간 출입일수 제한, 도박중독센터의 실질적 운용 등도 제안했다.

강원랜드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
172억원 상당의 불법 식음료 등 제공

강원랜드가 VIP고객에 대해 고객유치용으로 제공 중인 무료 식음료·숙박·교통서비스(일명 '콤프')가 개장일인 지난해 4월 18일부터 올해 8월말까지 17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랜드는 VIP고객의 경우 막대한 콤프를 누적하고 있으면서도(상위 100명 292억원, 누적액 1위 10억 9천만원) 관련규정을 어기고 이들에 대한 식음료·차량서비스를 현금이나 콤프 누적액이 아닌 완전무료로 제공했다.

강원랜드의 고객숙식비 증가는 2001년 61억원, 2002년 104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818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8배 급증했다. 그 이유는 2002년 없던 교육훈련비, 도서인쇄비, 회의비, 차량유지비, 접대비, 임차료, 세탁비 등이 고객숙식비 대체금액으로 포함돼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이경숙 의원은 "고객숙식비와 무관한 각종 비용을 이에 포함시켜 카지노 원가를 증가시킨 게 회계법상 타당한 것이냐"며 "카지노 원가의 증가는 기금이나 주주배당금, 사업확장 적립금 등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강원랜드는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천만을 선고받은 전임 김광식 사장에 대해 8400만원의 특별공로금을 회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강원랜드는 개장 이후 VIP 고객에 대해 무려 8억원이 넘는 각종 선물을 제공했고, 올 추석에만 1억2천여만원에 달하는 선물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는 개장 이후 구속된 직원은 2001년 4명, 2003년 9명, 2004년 2명(6월말 기준) 등 15명이고 징계를 받은 직원은 그간 82명에 달했다.

그러나 구속자의 53%, 피징계자의 38%가 실·부장 등 강원랜드 1·2급 직원이고 징계자 수가 해를 거듭 하면서 더욱 증가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됐다. 나아가 금품수수 등 배임수재 혐의로 입건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정직 2월에서 정직 6월까지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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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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