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관측은 또 총학생회가 지난 6월 말 학생들의 기말고사 기간 동안 재학생 24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한 학생회측 개선안인 △ 지역주민에 대한 개방을 허용하되, 시험기간에는 통제 △ 출입관리시스템 설치 반대 △CCTV 카메라 설치 등의 건의안를 받아들여 조치를 취했는데도 열람실을 이용하는 일반 학우들의 불만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학도서관측은 지난 5일 오후 11시부터 24시간열람실에서 공부하는 고대생 208명을 대상으로 지역 주민을 중고등학생과 성인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이용을 전면 불허할 것인지, 허락하되 시험기간 중에만 이용을 불허할 것인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주민 가운데 중고등학생의 이용에 대한 질문에서 전면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이 57.9%, 이용을 허락해야 한다는 의견이 22.5%, 무응답자가 19.6%였다. 또 시험기간에만 이용을 불허하는 데 찬성한 의견은 40.7%였다.
한편 성인 이용의 경우 전면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이 26.0%, 이용을 허락해야 한다는 의견이 39.2%, 무응답자가 34.8%로 나왔다. 시험기간에만 이용을 불허해야 한다는 의견은 64.7%였다.
이 자료를 토대로 과학도서관측은 학생들이 중고등학생의 이용에 대해서는 전면 불허하기를 원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성인 이용에 대해서는 이를 허락하되 시험기간에는 이용을 통제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 오는 9일부터 지역주민 이용 당분간 불허 △ 열람실에 학생증 인식 개문장치 설치 △ 개문장치 설치 후 이용을 원하는 지역주민의 경우 성인에 한해 한시적인 출입증을 발급하되 시험기간에는 이용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조치에 이공대생 장미(23)씨는 "아직 학생들의 자리도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만큼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건축공학과 윤모씨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모두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서관 아니냐"고 반문했다.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올랐다. ID가 'blueist80'라는 학생은 '이제 다시 예전같은 정숙한 분위기의 24시간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 반면 ID가 'vkfkdrufl'인 학생은 '과도관 가 봤는데 중고생들 정말 눈에 띄게 늘었지만 면학 분위기가 그다지 달라진 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중앙고 1학년 황석준(16)군은 "이번 조치로 너무 불편해졌다"며 "그간 고대 도서관이 24시간 열람실이라서 좋았는데 따로 갈 데도 없고 답답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함께 온 이승환(16)군도 "인근 동대문 도서관도 10시면 문을 닫고 독서실도 밤 2시면 문을 닫는 추세라서 이곳을 즐겨찾았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교 선배 소개로 고대 과도관을 찾았으며 인근 고등학생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과도관측의 이번 조치를 존중하지만 향후 4,5층에 있는 열람실 역시 24시간제로 전환하고 면학분위기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중고생들과 성인으로 구분하는 기존 안을 점차 완화해 나가도록 학교 당국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7일 오후 7시 여전히 교복을 입은 중고생들이 오가는 가운데 과학도서관 열람실 불은 환히 켜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