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장 난지도골프장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특권층 비밀골프' 예약자 명단이 11일 공개됐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이 11일 밝힌 '코스점검 라운드 시간별 예약자 명단'에는 지난 4월에서 5월 두 달 사이에 비밀골프를 친 3000여명 인사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 명단에 따르면, 신현택 여성부 차관(당시 문화관광부 기획관리실장), 권영기 국방대학교 총장(육군 중장) 및 김광철 안보대학원장(육군 준장), 김덕봉 총리실 공보수석 보좌관과 김관수 총리실 정당담당비서관(당시 직책) 등이 미개장 골프장에서 골프를 예약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정원, 감사원, 서울시청, 마포구청 직원과 황호순 전 서울시 의원들도 미개장골프장에서 자신의 명의로 예약을 하거나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명단에는 유력 정치인과 동일한 이름도 2명 기록됐다.
신 차관은 지난 4월 25일과 5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7번째 팀으로, 김덕봉 수석비서관은 지난 5월 5일 28번째 팀으로 각각 예약했다. 김관수 총리비서관은 자신의 명의로 지난 4월 25일 두 차례에 걸쳐 잇따라 예약을 했다.
국정원 소속 백모씨도 4월 25일 예약명단에 포함돼 있으며, 익명으로 예약한 마포구청과 감사원 직원은 5월 8일 잇따라 골프를 쳤다. 황호순 전 서울시의원도 4월 25일 골프장을 이용했다.
또한 이 명단에는 난지도골프장이 소속된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기관장들도 수 차례 등장한다. 박용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상무이사, 손동호 올림픽파크텔운용본부 사장, 박종문 경륜운영본부 사장, 유모열 전 체육진흥투표복권사업단장, 임번장 한국체육과학연구원장, 임병태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기획조정실장(현재 국방대 파견교육 중) 등도 수 차례에 걸쳐 예약을 하거나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명단에 따르면 '1차 코스점검 기간'인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28일까지 735명이 비밀골프를 쳤고, '2차 코스점검 기간'인 올해 1월 7일부터 4월 25일까지(19일간), 5월 1일부터 17일까지(17일간)에도 1231명이 비밀골프에 참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10월말 공사를 완료하고 올해 6월 서울시로부터 난지도골프장 준공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준공 이후 현재까지 골프장 이용료 책정과 골프장 운영권을 둘러싸고 서울시 및 마포구청과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어 골프장을 개장하지 못했다.
공단 쪽은 "일반인들의 골프장 개장 문의가 지난 연말 이후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전화 문의도 많게는 하루 60통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골프장 개장은 불법이며 일반인 출입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