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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설명회가 개최됐다
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설명회가 개최됐다 ⓒ 김갑수
충남 교육감의 고교평준화에 대한 찬성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6시 30분, ‘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가 주최한 설명회가 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시민연대 한종술 공동대표
시민연대 한종술 공동대표 ⓒ 김갑수
식전 행사로 병천고 사물놀이 패 ‘천음’의 공연이 끝난 후, ‘시민연대’ 한종술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10여 년 전, YMCA에서 있었던 비평준화 실시 반대 토론회가 생각난다. 우리 나라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 같다. 평준화 문제 때문에 도 교육감을 만나려고 했으나,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도 교육감은 ‘올해는 평준화를 실시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시민연대 여러분이 반대여론을 찬성으로 돌려주면 그때 가서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우리 아이들이 무거운 짐을 언제까지 짊어져야 하는지 걱정이다. 우리의 노력을 통해 후세들이 사람답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평준화를 달성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포항시 고교평준화 추진위원회’ 장명숙 교육선전국장의 ‘포항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 활동 내용과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가 있었다.

"고교 평준화,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
장명숙 교육선전국장의 강연 내용 정리

▲ 포항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 장명숙 교육선전국장
강원도를 제외하고 평준화 운동이 시작됐던 모든 곳에서 평준화가 이뤄졌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분명히 된다. 98년 전교조 포항지회를 중심으로 평준화 요구가 시작됐지만, 대부분이 공립학교 교사라서 전근을 가는 경우 때문에 유야무야 됐었다.

2002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평준화 요구가 진행되었는데 그 당시는 조ㆍ중ㆍ동 등 보수언론들이 모든 교육의 문제가 고교평준화 때문이라고 보도했던 시기라서 많이 어려웠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 대로라면 비평준화지역이었던 포항은 괜찮아야 했는데 오히려 더 나빴다.

우리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통해 포항지역 시민 76.7%가 고교평준화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학교운영위원회 1천 여 명에게 전화설문, 학교 교사들 2065명에 대한 서명 작업, 포항시의원 3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25명 찬성, 5명 반대, 5명 유보, 반대 5명은 당시 지역명문이었던 포항고 출신)를 하는 등 지금 보면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반대 여론은 처음부터 소수였다. 우리는 다수의 공익을 위해 일했지만, 그들은 자기 학교나 동문 등 소수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했다.

평준화 운동에 나선 첫 번째 이유는 고 3인 아들이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부터였다. ‘저 아이가 과연 행복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대학에서의 경쟁은 이해하지만 책도 많이 일고, 자신의 소질을 발견해야 하는 초ㆍ중학생까지 이런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쓸데없는 경쟁을 피하고 효율적인 경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필요 없는 열등감이나 우월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큰 문제다.

둘째, 만만치 않은 사교육비를 보면서 시작하게 됐다. ‘우리 아이 교육은 옆집 아줌마가 망친다’는 말이 있다. 옆집 아줌마가 아이에게 하는 대로 따라하게 된다는 말이다.

비평준화의 병폐가 포항에는 많았다. 일부 교사들은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돈을 싸들고 찾아다니는 경우가 있었고, 입시 학생의 70%가 평준화지역 출신이고 입시 제도가 평준화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비평준화 지역은 입시에 불리하다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있었다.

‘포항에서 살려면 지게꾼을 하더라도 포항고를 나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평준화는 서로에 대한 갈등과 반목을 조장할 뿐이었다.

어머니 회장 약 40명과 함께 평준화를 요구하기 위해 대구에 있는 도교육청에 갔지만, 그들은 현관문을 잠갔고, 우리들은 ‘교육청은 우리의 세금으로 지었고, 교육감도 우리 손으로 뽑았는데 왜 안 만나 주느냐?’라며 소리쳤다. 이들이 다시 자기의 학교에 돌아와서 이런 사실을 전했고, 나중엔 버스 10여대 이상씩에 나눠 타고 도교육청으로 항의 방문했다.

올 6월부터 교육청 마당에 천막을 쳤고, 8월 6일부터는 도교육청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 포항과 대구를 매일 왕복하며 평준화를 요구했다.
약 2년 8개월의 평준화 요구 끝에 도교육감이 평준화 도입에 찬성했다. 경북 도교육감도 처음에는 반대여론을 찬성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준화 실시에 대한 당위성을 도교육감에게 명확히 제시하여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평준화 실시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 분명한 의지만 있다면 평준화는 가능하다.

평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째, 끈질기게 앞만 보고 나가야 한다. 참여 주체들이 자기 단체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분열이 생긴다. 우리의 아이들만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둘째, 평준화 문제가 언론에 의해 지속적인 이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포항의 경우, 우리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국 기자들과 지속적인 이슈화 노력을 해왔다.

셋째, 결국엔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 전교조와 참교육 학부모회가 주도해서 모인 20여개 시민단체들에 대해 교육청은 ‘너희는 소수이지 않나?’라며 무시했지만, 교육감을 뽑는 학교 운영위원장 등 학부모가 나서자 교육청도 겁을 내기 시작했다.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만 한다면 1년 이내에도 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천안지역 중학생들
설명회에 참석한 천안지역 중학생들 ⓒ 김갑수
이후 ‘시민연대’ 전해윤 집행위원장은 ‘왜 고교평준화 인가?’라는 글을 통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초ㆍ중학교의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 학생들을 소모적인 입시경쟁에서 다소나마 탈피시키기 위해서라도 고교평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전 집행위원장은 “평준화 실시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기 학교에만 우수 학생을 유치하려고 들면, 다른 학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중등교육의 목표가 ‘능력과 소질 계발’에 있는데, 평준화 반대는 이를 거스르는 것이다. 대세는 이미 평준화 추세로 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민연대 전해윤 집행위원장
시민연대 전해윤 집행위원장 ⓒ 김갑수
‘고교평준화가 하향평준화를 가져온다’는 의견에 대해 전 집행위원장은 “평준화로 인해서 성적이 하락했다는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 카톨릭대 성기선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상위 2%학생의 성적만 약간 하락했고 나머지 98%의 학생은 향상됐다. 또 <연합뉴스>는 울산지역의 경우, 평준화 이후 성적이 향상됐다고 보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천안시 고교의 교육력이 대단이 높아서 학생들만 고루 배정된다면 어느 학교에서든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우수 학생의 외부 유출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라고 덧붙였다.

발제를 마치자 참가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져, 설명회는 9시가 돼서야 마칠 수 있었다.

한편, 평준화시민연대 주은아 사무국장은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학부모를 중심으로 평준화 도입 필요성에 대한 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평준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르는 시민들을 위해 홍보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경과보고

ㆍ 2004년 3월, 가칭 ‘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 구성
ㆍ 6월 16일, 19개 단체가 모여 ‘천안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라 는 공식명칭을 정하고 조직체계 구성
ㆍ 6월 22일, 천안시청 기자실에서 시민연대 발족식 및 기자회견
ㆍ 7월, 1차 홍보물을 제작하여 아파트 단지 등 거리 선전전 돌입
ㆍ 8월 4일, 순천시 고교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시민연대 박상완 사무처장 초청 간담회
ㆍ 9월 7일, 시의원 및 각 시민단체장, 학교운영위원, 학교장을 대상으로 1천 4백 여 통의 제안서 발송, 개인회원가입 시작.
ㆍ 9월 10일,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청원 서명운동 시작
ㆍ 10월 4일, 충남 도교육감과 간담회

평준화 시민연대 홈페이지 http://ama.zon.to/eq 전화: 555-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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