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13일 서울 명륜동 사무실에서 "국가보안법 유지와 다를 바 없는 열린우리당 보완입법 4개안을 즉시 철회"하라고 성명을 발표하였다.
성명은 이어 "발표된 4개 안 어느 것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애초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현행 형법으로 충분하며, 남북관계 발전을 고려했다면 보안입법 4개안의 발상부터 뜯어 고쳤어야 했고, 보안입법 4개안은 무엇보다 북에 대한 적대적 시각, 냉전적 시각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는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당론을 무색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성명 발표 후 남북실천연대 관계자는 "오는 23일 국가보안법 폐지관련 문화행사를 기점으로 30일에는 국가보안법 제정일 12월 1일과 한나라당 의원 121명을 상징하는 동시다발 121인 시위를 도심에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성명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명] 국가보안법 유지와 다를 바 없는 열린우리당 보완입법 4개안을 철회하라
지난 12일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보완입법으로 4개안을 발표했다. 4개안은 대체입법 1개안과 형법보완 3개안이며,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4개안 중에 "국민들의 안보불안심리를 해소하고, 남북관계 발전에 더 바람직한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된 4개안 중 어느 것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한 애초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국가안보로 말하자면 이미 현행 형법으로 충분하며, 남북관계 발전을 고려했다면 보안입법 4개안의 발상부터 뜯어 고쳤어야 했다.
보안입법 4개안은 무엇보다 북에 대한 적대적 시각, 냉전적 시각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는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대체입법안인 "국가안전보장특별법"에 규정된 '국헌문란목적단체'라는 개념은 국가보안법 상 '반국가단체'의 개념과 동일하다. 형법보안 3개안에서도 똑같이 '국헌문란', '적국' 개념이 그대로 계승되어 있다.
4개안에 명시된 '국헌문란목적단체'와 '적국'이 일차적으로 북을 지칭하고 있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형법보안 2안, 외환부분개정안에서 '외국'이라는 표현이 일부 사용되기는 하지만 '국헌문란'의 개념이 명시됨으로써 큰 차별성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여기서 '국헌문란'이라는 개념은 국가보안법의 '국가변란'이라는 개념보다 모호하거나 확대된 것으로써 오히려 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음으로 보안입법 4개안은 사상양심의 자유 침해하는 독소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국가보안법 재탕에 지나지 않는다.
보안입법 4개안에서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현행 형법 87조 (내란) 조항이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와 위와 같은 목적으로 "예비, 음모, 선동, 선전한 자"에 한해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개악된 것이다.
다시 말해 현행 국가보안법과 같이 '폭동'과 같이 행동하지 아니한 상황에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상양심의 자유마저 침해하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당론이 무색할 지경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의 본래 의의는 국민의 인권과 사상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며, 나아가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모순적 상황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냉전시대 논리로 북을 규정하고, 또 이를 무기로 삼아 반인권을 칼날을 휘두르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안입법 4개안은 국가보안법 짜집기요, 폐기물 재활용품에 지나지 않는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냉전세력들이 케케묵은 색깔론을 다시 꺼내 들고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부추기며, 나아가 반공반북 망령을 되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때에 열린우리당이 스스로 국가보안법 폐지의 본래 취지마저 짓밟는다면 수구냉전세력들을 다시 되살려주는 꼴이 되고 만다.
또한 오랜 민주화의 숙원을 풀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국민들에 대한 기만이요, 남북 화해와 단합의 대세를 거스르는 일이다.
열린우리당은 보안입법 4개안을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대체 입법 없는 완전 폐지만이 국민의 안녕을 지키는 일이요, 남북 관계 발전에 바람직한 일이다.
열린우리당은 진보개혁세력의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수구냉전세력과 흥정하여 심판을 받을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04년 10월 13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